[스포츠W 임가을 기자] ‘파묘’에 이어 오컬트와 좀비를 접합한 영화 ‘씬’이 극장에서 개봉한다.
29일 오전 영화 ‘씬’의 기자간담회가 서울 광진구 소재의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렸다.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한동석 감독과 ‘시영’ 역의 김윤혜, ‘채윤’ 역의 송이재, ‘휘욱’ 역의 박지훈, ‘윤회장’ 역의 이상아가 참석했다.
‘씬’의 시작은 제작사로부터 받은 ‘저예산 좀비물’에 대한 제안이었다. 감독은 “제안을 처음 받았을때는 마뜩지 않았다. 기존에 크게 성공했던 한국 좀비물이 있었기 때문에 신인 감독으로서 좀비물이라는 장르로 새로운 걸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있어서 고사하려 했다.”며 회상했다.
▲ (왼쪽부터) 김윤혜, 송이재, 한동석 감독, 박지훈, 이상아 [사진=연합뉴스] |
그런 감독의 마음을 설득한 건 우연히 유튜브에서 보게 된 한 영상이다. 감독은 “무용수 둘이서 컬래버한 댄스 필름 한 편을 보게 됐다. 그 영상으로부터 기괴하고 오싹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때 머릿속에서 이런 안무를 통해 죽은 사람을 깨운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매력적으로 느껴져서 해볼만 하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씬’이 담고 있는 이야기는 폐교에서 영화 촬영을 시작하는 것으로 막을 올린다. 산 중턱에 위치한 폐교는 폐쇄적이며 기묘한 인상을 풍긴다. 감독은 ”‘폐교 헌팅’을 위해 전국의 폐교를 찾아다녔다. 극 중 등장하는 폐교는 실제로 운영이 중지된 학교다. 처음 장소에 들어갔을 때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아무도 모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면에서 오싹한 기운이 들었고, 처음 보자마자 이 장소로 하겠다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개봉한 오컬트 장르의 영화 ‘파묘’는 천만 관객을 이끌며 ‘오컬트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다. 3년 전 이미 촬영을 마친 ‘씬’은 공교롭게도 ‘파묘’와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게 됐다. 이에 대한 질문에 감독은 “개봉 시기가 파묘때문에 조정된 건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상영관을 확보하는데 있어서 좋은 영향을 받았다. 장재현 감독님께 개인적으로 심심한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 김윤혜 [사진=연합뉴스] |
영화 ‘점쟁이들’로 이름을 알려 최근 tvN의 새 드라마 [정년이]에 캐스팅 되기도 한 김윤혜는 극 중 폐교로부터 탈출을 시도하는 신인 배우 ‘시영’ 역을 맡아 연기를 펼친다.
김윤혜는 “첫 오컬트 장르 작품이라 새로운 도전이었는데 어려웠지만 즐거웠던 경험이었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이야기가 재밌고 신선하다 생각했고, 모든 캐릭터가 매력적이라 생각해서 하고싶었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더 확신이 생겨서 작품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괴물], [오징어 게임], [재벌집 막내아들] 등 작품에서 씬스틸러로 활약한 박지훈은 극 중 아수라장이 된 현장에서도 촬영을 이어나가는 광기 어린 감독 ‘휘욱’ 역을 맡았다.
박지훈은 “감독님이 제가 참여한 [괴물]이라는 작품을 재밌게 보셔서 주셨다. 역할이 대본 상에서는 40대인데 나이대가 다른 역할을 연기하는데 도전정신이 있다.”며, “이전에 감독님이 연출하신 ‘전야’라는 작품을 먼저 봤는데 상당히 놀랐고, 작품에 참여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또, 오컬트라는 장르를 좋아해서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 송이재 [사진=연합뉴스] |
[SNL코리아9]에서 연기를 시작해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 영화 ‘낫아웃’ 등에서 활약한 송이재는 극 중 ‘시영’과 함께 탈출에 전력을 다하는 신인 배우 ‘채윤’ 역으로 분했다.
송이재는 “좀비물과 오컬트물, 다양한 장르가 섞여있는게 매력있다고 느꼈고, 채윤이라는 캐릭터가 다양하게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극 중 채윤이 현대무용을 하는데 제가 전공자로서 ‘이건 나보다 잘 소화할 배우는 없을거다’라는 마음으로 자신을 갖고 매력을 느꼈다. 그래서 고민 없이 바로 하겠다고 전달했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극 중 등장하는 무용씬은 영화의 초중반부를 장식하는 핵심적인 장면이다. 감독은 “춤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보니 탈고를 끝내고 가장 섭외에 중점을 뒀던 부분이 안무 감독이다. 수소문 하던 차에 ‘프로젝트 보라’라는 팀을 이끌고 있는 김보라 감독님을 알게 됐고, 그분께 안무 지도를 부탁드렸다.”고 밝혔다.
무용 전공자인 송이재는 천도제라는 불교 의식과 사설 굿판 등을 보며 안무에 아이디어를 더하기도 했다. 송이재는 “무용을 전공했기 때문에 정해진 안무를 많이 연습하고 현장에 가도 무조건 준비했던 것과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인지하고 갔는데, 아니나다를까 감독님이 현장에서 전혀 다른 안무를 해달라고 요청했었다. 그래서 제가 즉흥적으로 춤을 춘 부분도 많았고, 윤혜언니와 같이 춤을 추는 부분에서는 ‘마음대로 할 테니까 당해달라’고 미리 얘기해 두고 저는 마음껏 춤을 추고, 언니는 제게 터치를 당했다”며 비하인드를 전했다.
난생 처음 현대무용에 도전한 김윤혜는 “서사상 가장 중요한 장면인 무용씬이 처음으로 하는 도전이기도 해서 힘들었다. 그럴때마다 이재 배우한테 의지를 많이했다. 제가 잘할 수 있도록 격려해 줬고, 팁도 많이 줬었다.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2~3주 정도였는데 하루에 길게는 4시간 동안 같이 연습을 했었다.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 이상아 [사진=연합뉴스] |
1980~90년대 하이틴 스타로 유명한 이상아는 카리스마 있는 ‘윤 회장’ 역을 맡아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올해로 데뷔 40주년을 맞이한 이상아는 “후시 더빙 중 감독님께 이 영화 언제 개봉하냐고, 제 데뷔 40주년에 맞춰서 나오면 너무 좋을 것 같다고 말했었는데 약속을 지켜주셨다. 특히, 4월 달은 제가 데뷔한 달이라 좋아하는데 같은 달에 개봉하게 돼서 더욱 뜻깊은 작품이 된 것 같다.”며 소감을 전했다.
또, 이상아는 “활동 기간은 오래됐지만 그동안 제게 주어진 캐릭터가 거의 비슷했다. 색다른걸 해보고 싶지만 여러 방면의 캐릭터가 오지는 않더라. 시나리오를 받기 전에 큰 그림만 전해들었을 때도 무조건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극 중 은발 숏컷이라는 파격적인 머리로 등장하는 이상아는 실제 스타일링에 변화를 준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헤어를 준비할 때 감독님이 가발을 쓰자고 제안하셨다. 흰색 머리일 때도 있고 어두운 머리일 때도 있으니까. 그런데 가발은 너무 티가 나서 제가 제 머리를 염색하기로 결정하고 탈색을 했는데, 머리 색깔을 그렇게 자주 바꿔본게 처음이였다. 두피에 고름이 터져서 피부과 다니면서 촬영했다. 감독님은 몰랐다.”
더불어 영화에는 이상아의 ‘진짜 목소리’가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이상아는 “영화에 등장하는 허스키한 목소리가 제 진짜 목소리다. 데뷔했을 당시에는 목소리가 이상하면 활동을 제재당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배에 힘을 주면서 크고 높게 얘기하느라 목소리가 변했는데, 저의 원래 목소리가 이 영화에서 나온다. 저의 모습을 ‘씬’을 통해 찾은 것 같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한편, 영화 ‘씬’은 오는 4월 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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