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차세대 코믹여신' 박세완, '강매강'으로 배운 코미디 한 수

노이슬 기자 / 기사승인 : 2024-10-25 0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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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노이슬 기자] 믿고 보는 차세대 코믹 여신으로 손 꼽히고 있는 박세완이 '강매강'을 통해 코미디 한 수를 제대로 배웠다. 코믹 장르 속 캐릭터들의 조화를 통해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법과 어울림을 배우며 한 층 더 성장했다.


오는 30일 단 2회만을 앞두고 있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강매강'은 전국 꼴찌 강력반과 초엘리트 신임반장이 만나 최강의 원-팀으로 거듭나는 코믹 수사물이다. 최근 '차세대 코믹여신'으로 떠오르고 있는 박세완은 송원서 강력반 서민서로 내로라하는 연기의 신 김동욱, 박지환, 서현우, 그리고 동갑내기 신인배우 이승우와 호흡을 맞췄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강매강' 서민서 역 박세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종영을 앞두고 만난 박세완은 "오빠들이 먼저 다가와 줘서 너무 감사했다. 승우는 다들 막내로 알고 있지만, 저랑 동갑이다. 촬영 끝난 후 여운이 남을 때마다 제 이야기를 잘 들어준 친구"라며 함께한 배우들에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강매강'은 작정한 코믹 수사물이지만, 박세완이 연기한 서민서는 동방유빈(김동욱), 무중력(박지환), 정정환(서현우), 장탄식(이승우)까지. 이름만으로도 임팩트가 느껴지는 무리 속 유일한 홍일점이자, 가장 평범함을 지향한다. 그럼에도 매력 키워드는 '사랑스러움'과 '핑크'다. "처음 감독님과 만났을 때 힘을 빼고 평범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제 평소 텐션이 높지 않은 것을 느끼셨다고. 그래서 민서를 그렇게 만들자고 얘기했다. 평범하지만 사랑스러웠으면 했다. 민서는 평범한 30대다. 범인 잡으러 갈 때는 불편하지 않은 옷을 입는다. 소품이 아기자기하고 귀여웠으면 했다. 그래서 온갖 사무용품 소품을 핑크로, 제가 직적 준비했다. 수첩도 귀여운 미니 수첩을 썼고, 가방에서 귀여운 인형 키링을 달았다."

검거율 꼴찌 송원서 강력 2팀은 잠복수사 실패 후 반장은 쫓겨나고, 폐업한 어린이집을 사무실로 사용했다. 등원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가끔씩 등장해 엉뚱한 모습을 보이고, 그 좁은 어린이집에 검거한 조직원들이 가득차 있는 이질적인 모습만으로도 재밌는 풍경이었다. 박세완은 "어린이집이 사무실이라는 설정 자체만을도 재밌었다. 감독님이 엄청 열려있는 분이라서 어울리는 소품을 제가 또 직접 준비했다. 민서는 혼자 귀여운 슬리퍼도 신고, 방석도 따로 있다. 노트북에도 네임 스티커를 붙였다. 어린이집 회의실이 천장이 낮았다. 선배들과 그 좁은 공간에서 촬영을 하면 그렇게 잠이 오더라(웃음). 마법의 공간이라고 불렀었다"고 말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강매강' 스틸/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강매강'은 송원서 강력2팀을 중심으로 하는만큼, 배우들이 항상 2~3명씩 함께 겹쳐서 촬영했다. 박세완은 극 중 새로운 팀장으로 온 동방유빈과 만나는 장면이 첫 촬영이었다고 회상했다. "동욱 오빠와 첫 촬영이고 선배들과의 첫 촬영날이었다. 근데 그때 너무 자연스럽게 하지 못하고 첫 촬영이 끝나서 집에 가서 술을 엄청 먹었다. 너무 후회스러웠다."

어색한 분위기를 감지한 박지환, 서현우는 이후 촬영에서 자체 회식을 제안했다. 전작 '빅토리'에서 주연으로서 후배들을 이끌었던 박세완은 선배들이 먼저 다가와준 것에 대한 감사함을 거듭 전했다. "지환 오빠 제안으로 국밥에 소주를 처음 먹어봤다. 그날 촬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편하게 해주시려고 먼저 다가와주셨다. 심지어 부산으로 가셔야 하는데도 시간을 내주셨다. 예전에 어떤 선배님이 선배는 후배한테 먼저 못 다가간다고 하셨었다. 싫어할 수도 있고, 조심스러워서 못 다가간다고. 후배가 먼저 해주면 고맙다고 하실 때는 이해를 못했다. 근데 제가 '빅토리' 때 못 다가가겠더라. 내가 괜히 끼는 걸까봐 걱정됐었다. '강매강' 때는 오빠들이 먼저 다가와줘서 너무 고마웠다. 촬영하면서도 끝나고 자체 회식 하자는 이야기가 매번 나왔다. 스태프들과 노래방도 가고 자체 회식도 자주했다."

세 명의 선배들은 어떻게 달랐을까. 박세완은 "동욱오빠는 T다. 두분은 F였다"고 성향을 전했다. "동욱 오빠는 함께 촬영할 때 정말 아무말도 안해주신다. 그게 저를 믿고 저한테 맞춰주시는 것이다. 저는 조명이나 카메라를 가릴 때가 있는데, 말없이 한 발짝 옆으로 가면서 배려해주는 섬세함이 있다. 중간에 독감 걸려서 수액을 맞으러 가야 했다. 그때 동욱 오빠가 먼저 말해서 다음날 촬영도 쉬게 해줬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강매강' 스틸/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서현우 오빠는 감정 씬을 잘 모르겠다고 먼저 던지면, 오빠는 자신의 감정에 대해 다 이야기해준다. 저도 '빅토리' 때 가르치는 느낌이 들지 않게 돌려돌려 말했는데, 오빠가 그런 스타일이었다. 제가 조금 헤매고 있는 것 같으면 먼저 제안해주고 알려주는 편이다."

"지환오빠는 제가 헤매면 친절하게 알려주신다. 항상 '우리 드라마는 기세'라고 말씀하셨다. 조금 더 힘 있게 해보자고 북돋아주신다. 오빠 때문에 책에 관심이 많이 생기기도 했다. 정말 시인 같은, 섬세함이 있다. 쓰는 단어들도 남들과 다르다. 오빠가 제작발표회 때 저한테 '가물치 같은 배우'라고 표현했었다. 다들 못 알아듣지만, 저는 N이라서 이해할 수 있었다. 너무 자상하고 섬세하시다."

반면, 막내 장탄식을 연기한 이승우는 연차로서는 후배이지만, 동갑내기다. 박세완은 막내라인으로서 많이 의지했다며 고마워했다. "탄식이는 서열상 가장 막내지만 동갑이다. 근데 한 번도 티를 안냈다. 항상 응원의 말을 많이 해줬다. 끝나고도 좋은 친구 얻었다고 할 정도다. 제가 '강매강'을 시청자로 보면서 이야기 하고 싶을 때마다 탄식이한테 메시지를 보냈었다. 그럴 때마다 다 받아줬다. 너무 고마운 친구다(미소)."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강매강' 서민서 역 박세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여기에 박세완은 "저랑 승우가 처음에 길을 잃었었다. 그때 지환 선배, 현우 선배 회사로 가서 리딩도 하고, 서로 대사도 바꿔서 읽어보고 그랬다. 연기 고민도 들어주시고 시간을 많이 내주셔서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강매강'은 '라켓소년단'을 연출한 안종연 감독과 시트콤계의 레전드 ‘하이킥’ 시리즈를 집필한 이영철 작가 그리고 이영철 작가와 ‘감자별 2013QR3’, ‘너의 등짝에 스매싱’을 공동 집필한 이광재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중독성 강한 OST부터 각 캐릭터의 뚜렷한 매력 덕에 공개 전부터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박세완은 실제 촬영 중 작가와 회식하던 중에 작가로부터 '다들 약간 돌아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웃었다.

처음 4회까지 공개된 후 범인을 검거하는 송원서 강력반의 활약이 큰 화제를 모았다. 이후 캐릭터 하나하나 서사를 풀어나가는 과정과 함께 언더커버 수사를 진행, 클러버, 노숙자, 조폭, 미술품 큰손 밀매자 등 많은 변장을 선보였다. 특히 12회에 등장한 노숙자 분장은 그야말로 파격적이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강매강' 스틸/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저는 신인 때부터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엄마가 그 씬을 보고 우셨다고 하더라. 우리 딸 열심히 산다고. 주저 하지 않았냐고(웃음). 그때 틀니는 꼭 하자고 했었다. 스태프들이 다들 제 모습 보고 인증샷을 남기셨다. 미술품 밀매자 는 '구미호뎐' 김소연 선배님을 모티브했다. 화장만 옅게 해서 의상 실장님과 상의해서 만들었다. 조폭으로 분장했을 때는 레더 바지에 피어싱을 했다. 손톱도 까맣게 칠하고. 피어싱은 원래 코에 하려다가 입술로 바꾼 것이다. 제가 직접 샀다."

특히 조폭 분장 후 촬영 중 '빅토리'에서 함께한 이혜리를 만난 일화를 전했다. "조폭 분장 때는 눈썹을 하얗게 탈색했었다. 근데 다른 촬영도 해야해서 여러번 탈색과 염색을 반복했다. 분장하고 혜리를 마주친적이 있다. 레더 바지에 피어싱 한 상태일 때. 혜리가 엄청 놀라서 웃더라. 눈썹 탈색은 처음이었다. 점점 욕심 생겨서 눈썹을 더 밝게 하기도 했다(웃음)"

다양하고 재밌는 경험을 했지만, 어려운 순간도 존재했다. 박세완은 "앉아서 말로만 하는 코미디는 진짜 어려운 것 같다"고 했다. "언더커버 분장할 때는 재밌었다. 근데 동욱 오빠랑 차를 타고 가면서 대화하는 씬은 너무 어려웠다. '빅토리' 때는 제가 심어놓은 장치도 있고, 까불어도 되는 캐릭터였다. 민서는 너무 평범하다. 다섯 명 사이에서 가장 평범한데 코미디를 해야하니 어렵더라. 감독님께서 민서까지 과해버리면 안된다고. 나무가 아니라 숲을 봐야한다고 해주셨다. 그 평범함으로 제가 웃겨 보일 수 있게 해주는 게 오빠들이었다. 제가 범인 잡고 렌치를 두 손으로 드는 장면이 초반에 있다. 그건 지환 오빠가 그 씬의 주인공은 저라면서 만들어준 것이다. 선배들의 노련미를 느낄 수 있었다. 저는 씬을 읽으면 강약 포인트를 잘 조절하기 어려운데, 오빠들은 그걸 해내시더라. 너무 많이 배웠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강매강' 서민서 역 박세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 '육사오(6/45)로 22년과 23년 각종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관객들에게 '차세대 코믹여신'으로 눈도장을 찍은 박세완. 전작 '빅토리'에서 극을 이끌어가는 모습으로 내공을 증명해냈다면, '강매강'에서는 달라진 위치에서 또 한번 성장했다.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대본을 볼 때 나만 보면 안된다는 것을 한 번 더 깨우칠 수 있었던 작품이다. 내가 완벽하다고 느낄 때가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그 점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저는 도화지 같은 면이 제 매력인 것 같다. 이전에는 단점이고 아쉽다고 생각했는데 스무살이 지나고 30대가 되면서 돌아봤을 때 그게 오히려 자존감을 높이는 계기가 됐던 것 같다."

올해만 벌써 영화 '빅토리'와 시리즈 '강매강'까지 내놓으며 열일한 박세완의 차기작은 김수현이 주연을 맡은 '넉오프'다. 본격 서른 문턱을 넘어선 박세완은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서른살이 됐을 때는 느끼지 못했는데, 서른 한 살이 되고나니 20년, 30년동안 꾸준히 연기해 온 선배님들이 존경스러울만큼 대단하다고 느꼈다. 배우는 부름을 받아야 하는 직업인데, 그렇게 꾸준하게 작품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면서 '대단하다'는 네 글자가 깊이 박혔다. 저도 오래오래 연기하고 싶어서 저만의 고민과 디테일을 쌓고 있다. 민서도 사람들이 귀여운 인형은 모를 수 있지만, 그런 작은 디테일이 모여서 '사랑스러운 매력'을 만든다.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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