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임가을 기자] 뉴욕 맨해튼에서 홀로 외롭게 살던 ‘도그’는 TV를 보다 홀린 듯 반려 로봇을 주문하고, 그와 둘도 없는 단짝이 되어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해수욕장에 놀러 간 ‘도그’와 ‘로봇’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휩쓸려 이별을 맞이하게 되고, 다시 서로를 만나기 위해 달려나가기 시작한다.
‘로봇 드림’은 뉴욕 맨해튼에 혼자 사는 ‘도그’가 반려 로봇을 만나며 누리는 꿈같은 일상과 우정을 리드미컬하게 그려낸 애니메이션 영화로, 2007년에 출간한 사라 바론의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한다. 메가폰을 잡은 파블로 베르헤르 감독은 원작에 대해 “이 이야기는 나를 울고 웃게 했으며, 무엇보다 ‘우정’을 생각하게 만들었다”고 전한 바 있다.
▲사진=영화사 진진 |
영화는 파블로 베르헤르 감독의 네 번째 장편 영화 연출작이자 첫 애니메이션 작품이며, 최근 열린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애니메이션상 후보에 노미네이트 됐다.
원작을 애니메이션으로 재창조하며 가장 신경을 기울인 부분은 캐릭터 디자인이다. 감독과 캐릭터 디자인 팀은 ‘선’으로만 이루어진 사라 바론만의 순수하고 매력적인 작화를 유지하되, 극에 생동감을 부여하기 위해 캐릭터의 눈과 눈빛을 묘사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영화 ‘로봇 드림’은 ‘도그’와 ‘로봇’의 행적을 따라가며 만남과 우정, 이별의 흐름을 그린다. 단순히 외로움을 채우기 위해 발생한 인위적인 만남으로 인해 두 인물이 이룬 내적 성장과 감독이 표현하고자 한 우정의 아름다움을 잔잔한 흐름의 애니메이션으로 만나볼 수 있다. 대사가 존재하지 않는 작품으로, 작화와 음악만을 활용해 서사와 감정을 전한다.
▲ 사진=영화사 진진 |
2D 카툰이 영상화 된 것 같은 ‘로봇 드림’은 최근 보편적으로 만나볼 수 있는 최첨단 기술이 접합된 화려한 작화와 대비되는 심플한 그림체가 특징이다. 펜으로 그린 듯한 애니메이션은 단순한 형체의 동물과 로봇을 주인공으로 그렸기 때문에 러닝타임 동안 작화가 무너지지 않고 영화가 전하는 서정적인 감정에 집중할 수 있다.
또, 영화는 다채로운 종의 동물들이 가득한 세계관에서 동물들이 각자 가진 특유의 행동 특성을 살리면서도 2~3중으로 잠궈둔 1인 가구의 현관문과 같은 인간의 생활상을 현실적으로 반영한다. 또, 가상의 배경이 아닌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삼은 만큼 브루클린 브리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코니 아일랜드 등 실제 랜드마크를 반영해 친근감을 더했다.
친근한 배경을 차용한 반면, ‘도그’와 ‘로봇’이 서로를 그리워하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독특한 상상력도 눈에 띈다. 생동감 있게 살아나는 눈사람과 탭댄스를 추는 꽃밭, 프레임을 벗어나 모험을 떠나는 연출은 실사 영화가 아닌 애니메이션 영화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을 톡톡히 살리는 것과 더불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영화에 놀라움을 더한다.
▲ 사진=영화사 진진 |
음악도 중요한 요소로 자리한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등장하는 가운데 주제곡으로 쓰이는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Earth, Wind & Fire)가 1978년에 발매한 대표곡 ‘September’는 시대상을 그리는 장치이면서 동시에 서사를 관통하는 노래이기도 하다. 흥겨운 디스코 리듬에 더해진 ‘September’의 아련한 가사는 영화의 여운을 배가시킨다.
파블로 베르헤르 감독은 영화에 활용된 ‘September’에 대해 “행여 친구나 사랑하는 사람, 가족을 잃더라도, 우리가 잊지 않고 기억한다면 그들은 우리 안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이렇듯 나는 내가 만나 온 모든 사람을 기억하기 위해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언급했다.
한편, 영화 ‘로봇 드림’은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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