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민(사진: KLPGA) |
[스포츠W 임재훈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데뷔 15시즌 만에 의미 있는 기록과 함께 첫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쥔 이정민(한화큐셀)이 기자회견을 통해 소감을 밝혔다.
이정민은 28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파72·6천554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 크리스에프앤씨 제46회 KLPGA 챔피언십(총상금 13억원) 4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한 개로 6언더파 66타를 쳐 최종 합계 23언더파 265타를 기록, 2위 전예성(안강건설, 19언더파 269타)을 4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첫 우승이자 2023시즌인 2022년 12월 베트남에서 열린 KLPGA투어 PLK 퍼시픽링스코리아 챔피언십 우승 이후 1년 4개월 만에 수확한 투어 통산 11번째 우승이다.
이정민이 국내에서 열린 스트로크 플레이 방식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정민이 최근 우승한 국내 대회인 2021년 10월 동부건설 · 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은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 대회였다.
이정민의 이번 우승은 특히 2010년 투어 데뷔 이후 15시즌 만에 수확한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이며, 72홀(4라운드) 스트로크 플레이 방식 대회 기준으로 KLPGA 챔피언십 투어 역대 최소타 우승이다.
종전 KLPGA 챔피언십 최소타 우승 기록은 2017년 이 대회 우승자인 장수연(동부건설)이 기록한 19언더파 269타로 이정민은 이 기록을 7년 만에 갈아치웠다.
아울러 이정민의 이번 우승은 KLPGA투어 역대 최소타 우승 타이기록이다.
이정민은 이번 우승으로 상금 2억3천4백만원을 획득, 상금 순위에서 1위로 올라서게 됐고, 대상 포인트 순위에서도 선두에 나서게 됐다.
▲ 이정민(사진: 스포츠W) |
다음은 기자회견 주요 코멘트
- 우승 소감
"마지막까지 솔직히 리더 보드를 보지 못해서 스코어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이제 (챔피언) 퍼팅을 했는데 타수 차이 나는 줄 알았으면 세상 편하게 할 걸 그랬는데...(웃음) 너무 기분 좋다. 어제 그리고 오늘 좋은 플레이 펼쳐서...남이 못쳐서 우승하는 게 아니라 제가 잘 쳐서 한 우승이기 때문에 기분이 좋다."
- 완벽한 경기를 펼쳤는데?
"저번주부터 조금씩 좋아졌다. 그 전까지는 느낌이 안 와서 힘든 부분이 있었다. 요즘 핀 위치가 구석이나 마운드 넘어서 바로 있는 경우가 많아서 거리와 방향 컨트롤이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핀 공략하기 쉽지 않은데, 지난주부터 샷 감 올라와 좋은 경기 펼친 것 같다."
- 이틀 연속 이렇게 몰아치기 힘든데? 어떻게 했는지?
"골프라는 게 하루 몰아치면 그 다음 날도 잘 치는 게 쉽지 않아서, 사실 어제 잠들기 전까지도 그 부분을 걱정했다. 동료 선수와 연락하면서 '마지막 날도 잘하기 쉽지 않으니까 그냥 내 것만 한다는 생각으로 치겠다'고 얘기했더니, 동료가 '벌써부터 생각이 많아 보인다.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하던 대로 해라'고 조언해줬다. 거기서 뭔가에 맞은 것처럼 정신이 차려졌던 것 같다."
- 1, 2라운드는 어땠나?
"샷은 똑같이 잘됐는데 퍼트가 얼마나 떨어지냐의 차이가 있었다. 둘째 날 퍼트가 제일 안 돼서 끝나고 그린에서 캐디랑 퍼트 연습만 했다. 감을 잡으려고 노력 많이 했다."
- 방송 인터뷰에서 동계훈련을 하면서 백규정 프로에게 어떤 팁을 받았다고 했는데...
퍼트의 어떤 부분이다라고는 더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퍼트에서) 안 좋은 습관을 백규정 프로가 정확하게 훈련하면서 짚어줬다. 선수들이 자기만의 미스하는 패턴이 있는데 그걸 어떻게 보완을 해야할 지 지금도 백규정 프로가 알려준 거 계속 연습하면서 보완하고 있다"
- KLPGA투어에서 가장 권위 있는 메이저 대회에서 KLPGA투어의 역사에 남을 의미 있는 기록으로 우승한 감회는?
"제가 체력이 엄청 좋은 편이 아니어가지고 사나운 경기를 꾸준하게 잘 신다는 게 솔직히 제 스스로 되게 놀랍다. 근데 기록을 세웠다는데 몰랐다. 지금까지 그런 기록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 제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다"
- 메이저 우승 의미?
"부담을 느끼면서 골프치는 것을 원치 않아서 특별하게 준비한다거나 나를 압박하거나 그러지 않는다고 항상 스스로를 가스라이팅 해왔는데, 막상 해보니 좋다. 4라운드 내내 잘 한 나를 칭찬해주고 싶다. 특히 메이저 대회에서 훌륭한 선수들과 경쟁해서 이겼다는 것 좋다."
- 이렇게 되고 보니 한화클래식(메이저)에 관심이 모아질 수 밖에 없는데...
"항상 한화클래식 열리기 전에 부담을 갖고 하고 있다. 어쩔 수 없다. 저만 그런 게 아니다. 모든 선수들이 스폰서가 대회를 열 때 그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항상 느낌이 든다. 이번 주도 제가 특별하게 다른 거 없이 준비했는데 좋은 성적이 났듯 더 잘하려고 뭔가 더 준비한다고 잘 된 게 아니다. 제가 하던 대로 준비를 하면 제가 컨디션 잘 관리하고 좋은 감을 유지하면 분명히 한화클래식에서도 좋은 성적 낼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다."
30대가 되면서 경기 시작 전이나 연습할 때 달라진 점?
"체력 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전지훈련 때도 운동 많이 늘려서 했다. 경기 때 아침에는 몸 푸는 시간을 오히려 시간 단축시켰다. 경기 때마다 트레이너 선생님께 몸 관리도 받는다. 사실 오늘도 걱정 많이 했다. 샷 감의 문제가 아니고 내가 마지막 홀까지 경쟁을 할 정신력이 될까, 체력이 될까 걱정 굉장히 많이 했다. 후반에 체력 떨어질 수도 있으니까 전반에 최대한 버디 많이 잡으려는 전략이었는데 그게 잘 됐다."
- 이번 대회 샷 점수를 매긴다면?
"샷의 평균 점수를 생각하면 어제는 80점 이상이었다. 오늘은 그보다 덜하지만 챔피언 조에서 압박이 있는 상황에서 그 정도 샷을 했으니 칭찬하고 싶다."
- 15년차가 되면서 달라진 점?
"골프에 관한 것은 좀 더 가볍게 생각하지 않게 됐다. 항상 진지하고 신중하게 생각한다. 어릴 때는 그냥 왜 안되지? 생각했다면 지금은 차분하게 생각을 더 많이 하는 편이다."
- 경기 운영에 관록도 생겼나?
"잘 모르겠다. 다른 선수들도 잘 하기 때문에 내가 특별히 관록이 생겼다 생각하지는 않는다."
- 투어생활 오래 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선수생활 생각하나?
"내가 원하는 샷을 구사할 수 없을 때가 올 텐데. 그때 아마 정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지 않도록 스스로 관리를 잘 하려 하고 있다."
- 목표?
"내 목표는 남을 이기는 게 아니다. 단 한 번도 그런 목표를 세워본 적 없다. 항상 목표는 내가 하고자 하는 퍼포먼스를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더 성장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오늘도 우승을 하긴 했지만 아쉬운 부분이 분명히 있다. 스스로 완벽함을 추구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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