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사진: 연합뉴스) |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최종예선을 마치고 지난 11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은 다들 아실 거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언급한 것이 언론을 통해 이문규 감독과 대표선수들 사이에 불화가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 데 대해 해명을 하고 나선 것.
이날 박지수가 언급한 '문제점'이란 단어는 대표팀이 올림픽 영국과의 최종예선 2차전에서 82-79로 승리하는 과정에서 주전 선수 3명이 40분을 풀타임 소화하고, 남은 2명도 35분 이상 뛰면서 '혹사 논란'이 불거진 것과 맞물리며 이문규 감독의 경기 운영을 지적한 것으로 언론이 해석됐고, '작심 발언'이라는 자극적인 제목과 함께 언론에 보도되면서 파문이 일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박지수는 16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천 하나은행과의 2019-2020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당시 발언에 대해 "선수로서 바라는 내용을 에둘러 말하다 보니 감독과 선수의 불화로 해석이 되더라"며 "그 바람에 마음도 안 좋고 앞으로 다시 (이문규) 감독님을 뵙기도 어려울 것 같다"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귀국 당시 자신이 언급했던 '문제점'이라는 단어가 감독에 대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어 박지수는 '감독에 대한 불만은 없느냐'는 물음에 "감독님이나 코치님들 모두 선수들이 '몸이 안 좋으니 쉬게 해달라'고 요청하면 다 들어주셨다"며 "우리는 경기를 잘하기 위해 모인 (국가대표) 팀이기 때문에 앞으로 좋은 쪽으로 변화가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언급, 다시 한 번 자신이 한 발언의 지향점을 분명히 했다.
결국 대표팀 귀국 당시 박지수의 발언을 이문규 감독에 대한 '작심 발언'으로 해석한 상당수의 언론 보도는 명백한 해석상의 오보였던 셈이다. 문제는 박지수의 발언을 '작심 발언'으로 보도한 언론들은 한 목소리로 이번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이문규 감독의 팀 운영이 잘못됐음을 지적하고 이에 대해 원색적인 비판을 가하면서 그 근거로 박지수의 발언을 내세웠다는 점이다. 더 큰 문제는 이와 같은 언론의 보도 태도가 다분히 의도적이고 조직적으로 비쳐졌다는 점이다.
결국 박지수의 입을 통해 박지수의 귀국 당시 발언이 감독에 대한 것이 아니었음이 밝혀졌지만 박지수와 이 감독의 관계는 서로의 실제 관계와는 무관한 엉뚱한 이유로 불편해지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국내 언론들의 '박지수 작심 발언' 보도를 둘러싼 논란은 언론이 선수 발언의 의도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왜곡함으로써 비이성적인 여론 몰이를 위한 카르텔을 시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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