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문규 감독 [AP=연합뉴스] |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 이문규(64) 감독이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을 향한 큰 고비를 넘겼다.
이문규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은 9일(한국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농구 최종 예선 영국과 경기에서 82-79로 이겼다.
1승 1패가 된 한국은 9일 중국과 경기에서 이기면 자력으로 도쿄 올림픽 본선에 나간다. 한국 여자농구가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 것은 2008년 베이징 대회가 마지막이다.
중국에 지더라도 이어 열리는 스페인-영국 경기에서 스페인이 이기면 올림픽 출전권을 받을 수 있다.
이문규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오늘 어떻게든 이겨야 하는 경기여서 선수나 코칭스태프 모두 긴장을 많이 했다"며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이기겠다는 정신력과 도쿄에 가겠다는 간절한 마음이 승리로 이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경기에서 우리나라는 강이슬(하나은행), 박혜진(우리은행), 김단비(신한은행)가 40분을 모두 뛰었고 박지수(KB) 37분 19초, 배혜윤(삼성생명)은 36분 42초를 출전하는 등 사실상 '베스트 5'로만 경기를 치렀다.
이 감독은 "부상자들이 많아서 이기려면 뛰던 선수들이 계속하는 게 낫다고 판단해 교체를 안 했다"며 "선수들이 잘 버텨줘서 이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국은 8번 선수 정도가 외곽이 있고 나머지는 골 밑이나 돌파에 의존하기 때문에 그런 점에 준비한 수비가 잘 먹혔다"며 "반대로 상대는 우리 외곽을 막지 못해 진 경기"라고 덧붙였다.
한국은 이날 3점 슛을 13개나 터뜨렸고 성공률도 59.1%(13/22)로 높았다.
이제 한국은 9일 밤 8시 중국을 상대로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이 감독은 "내일 중국전은 우리도 양보할 수 없는 경기고 중국 역시 자존심이 걸려 있을 것"이라며 "역시 수비가 잘 돼야 이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선수들이 오늘 많이 뛰었기 때문에 내일 아침까지 쉬고 경기에 나설 것"이라며 "어쨌든 마지막 한 경기고, 선수들이 국내 리그를 소화하던 중이기 때문에 게임 체력은 남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날 영국을 상대로 4쿼터 중반까지 80-64로 넉넉히 앞서다가 막판에 연달아 15점을 내줘 80-79까지 쫓겼다.
또 공격권까지 내줘 역전 위기에 몰렸으나 다행히 가로채기에 성공했고, 상대 반칙으로 얻은 자유투 2개를 다 넣어 힘겹게 이겼다.
이 감독은 "1점 앞선 상황에서 실책이 나왔는데 다행히 그 상황에서 이겨야겠다는 간절함이 더해져서 루스볼을 챙겨 자유투까지 얻었다"며 "선수들이 크게 이기다 보니 나태해진 면이 있었고 체력도 좀 떨어졌던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전반에 8점을 앞섰고 후반 시작 후 5분에 죽기 살기로 하지 않으면 밀리는 양상으로 갈 수도 있다고 강조했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