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Sports W) - 이지스자산운용, ＂청휘빌딩 세입자 언론플레이 막아달라＂ 법원에 요청

판결 외적으로 압박받고 있다 주장...제재 요청
관련 의혹 여전한데 해명 부실해 논란 이어질 듯
감정액, 구두계약 인지 사실, 재계약 거부 이유 등

▲이지스자산운용측 변호인단이 법원에 제출한 의견서 일부 (이미지=제보자 제공)

 

[스포츠W 김성인 기자] 이지스자산운용(이하 ‘이지스운용’)이 자사가 운용 중인 건물의 세입자에 수 십억원대 소송을 제기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세입자의 언론제보를 막아달라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지스자산운용 측이 내놓은 해명이 명확하지 않아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법조계와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운용은 지난 18일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유한) 바른을 통해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3민사부에 청휘빌딩 세입자 부당이득반환청구 등과 관련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피고가 언론제보를 통해 소송외적으로 원고 측을 공격하고 있다는 게 주 내용이다.

이지스운용은 “피고(세입자) 측의 언론제보는 당사자 사이에 법원에 계속 중인 분쟁에 대해 법적 대응이 아닌 여론의 힘을 빌려 해결을 꾀하는 것으로, 재판부를 법정 외에서 압박하는 것에도 해당해 지극히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또 “언론을 통해 피고 대표자가 언론 제보를 했다는 것과 부당이득반환등소송의 합의를 원한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피고 측은 자신에게 유리한 합의를 위해 언론사에 판결에서 확인된 사실과 정반대의 사실 및 일방적인 주장을 제보했다”고 전했다.

또 이에 따라 회사의 신용과 명예가 훼손되고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으며, 언론 대응 등으로 인해 임직원들이 정신적 고통과 피로감에 업무에 차질을 빚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판부에 피고에 대한 제재를 요청한 상태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지스자산운용의 해명이 아쉽다는 평가다. 청휘빌딩 사태와 관련해서 여러가지 의혹이 있는데 이를 제대로 해명하지 않아서다.

청휘빌딩 사태는 이지스운용이 운용 중인 서울 중구 명동2가 33-1번지에 위치한 청휘빌딩(이지스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135호) 102호와 103호의 임차인을 상대로 명도소송 2건과 부당이득청구소송 1건 등 총 3건의 소송을 제기한 것과 관련된다. 부당이득취득금액으로 청구한 금액만 총 41억원에 달한다.

해당 임차인 부부는 코로나 시기 임차인을 구하는 이지스운용 직원의 시세보다 확연히 저렴한 가격 제안에 임차를 결심했고, 계약서에는 단기계약으로 체결함에도 장기 운영을 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말을 믿고 103호에 이어 102호까지 계약했다. 하지만 해당 직원이 담당에서 교체되고 이후 이지스운용은 해당 임차인들에게 퇴거를 명령하고 소송을 진행한 것이다.

해당 사건에는 크게 3가지 정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우선 부당이익취득금액이 어떻게 책정됐는지다. 해당 금액은 이지스운용이 따로 진행한 N감정평가법인에서 나왔다. 이 금액은 임차인이 따로 의뢰한 감평액과 약 25배를 보였고 2019년 코로나 발발 이전 명동 시세가 가장 높았던 시기보다 임대료가 높게 책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임차인의 임대 개시 시점인 2022년 4분기 명동 중대형 상가 임대료는 ㎡당 18만2000원으로, 2019년 4분기(29만4640원) 대비 40% 가까이 내린 상태였다.

감정평가는 이지스운용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김모 감정평가사가 맡아 공정하지못하다는 의혹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이지스운용은 “부당이득반환청구 소송 관련 감평액은 양 당사자가 법원이 참고할 수 있도록 각자 제출한 참고자료"라며 "이에 대한 적정성은 법원이 제3의 감정평가를 재산정 및 참고해 판단할 사안"이라며 법원에 해명을 돌렸다.
 

구두 약속과 관련해서도 풀리지 않은 의혹이 있다. 이지스운용은 언론에 “당사의 승소 취지는 임차인이 주장하는 구두 약정을 입증할 증거가 존재하지 않아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피고가 법원에 제출한 녹취록에 따르면 이지스운용의 담당 임원이 “'니가 오래 오래 쓰라는 얘기를 왜 하는 거야?', “'거기 팝업인데 인테리어하라는 얘기를 왜 하는 거야?” 등 직원과 임차인의 구두계약 내용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내용이 담겼다.

또 해당 임차인이 임대료와 업체 종목 변경 등 이지스운용이 제시한 조건을 다 맞추겠다고 했음에도 기초공사를 끝내 수 억원의 손해를 보게 되는 임차인과의 계약을 끝내겠다고 한 점도 의문점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법원이 이지스운용 측의 손을 들어주고는 있지만,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정확한 해명이 필요할 것”이라며 “자칫 임차인에게 불이익을 주는 기업으로 낙인 찍힐 수 있어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