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임가을 기자] 촬영장에서 만난 연인 ‘조디’의 앞에서 큰 부상을 당한 후 잠수 이별을 택하고 후회 뿐인 날을 보내던 스턴트맨 ‘콜트’, 영화감독이 된 전 연인이 자신을 부른다는 프로듀서의 언질에 촬영장에 복귀해 아련한 재회를 기대했지만 막상 현장에서 마주한 조디는 냉랭하기만 하다. 설상가상으로 갑자기 영화의 주연배우 ‘톰’이 사라지고, 콜트는 조디와 조디의 영화를 위해 여정을 떠난다.
액션 로맨틱 코미디 영화 ‘스턴트맨’은 데이빗 레이치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라이언 고슬링이 스턴트맨 ‘콜트’ 역으로, 에밀리 블런트가 영화감독 ‘조디’ 역으로 분해 연기한다.
▲ 사진=유니버설 픽쳐스 |
연출을 맡은 데이빗 레이치 감독은 앞서 ‘데드풀2’, ‘분노의 질주: 홉스&쇼’ 등 다수의 액션 영화를 제작해왔다. 스턴트맨 출신인 그는 10년 간 스턴트 코디네이터, 무술 연출가로 활약하기도 했다.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스턴트 퍼포머들에게 존경을 표하고 싶었다. 우리는 거대한 스턴트들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자신이 영화계에 입문할 수 있게 해 준 직종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의미를 밝혔다.
특히, 이 영화는 촬영 과정에서 자동차 스턴트의 기네스 세계 기록을 달성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라이언 고슬링의 스턴트 드라이버를 맡은 로건 홀라데이가 호주에 있는 시드니 해변에서 자동차가 회전하는 고전 스턴트 기술 ‘캐논 롤’ 여덟 바퀴 반을 달성한 것. 이는 2006년 개봉한 영화 ‘007 카지노 로얄’의 스턴트맨 아담 킬러가 보유한 7번의 ‘캐논 롤’ 횟수를 뛰어넘은 18년 만의 기록이다.
▲ 사진=유니버설 픽쳐스 |
‘스턴트맨’은 헐리우드 액션 영화의 특징을 유머러스하게 담아낸 작품인 만큼 여러 액션 영화들이 작품 곳곳에 녹아들어 있다.
여러 명대사와 장면이 오마주됐고, 톰 크루즈와 다니엘 크레이그 등 우리에게 익숙한 액션 스타의 이름도 종종 언급된다. 기존 영화와 접점이 많은 영화이고, 이러한 오마주가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미 다양한 영화를 섭렵한 사람이 감상한다면 재미가 배가 된다.
로맨스 부분을 그릴 때도 유쾌한 분위기를 잃지 않았다. 특히, 주연을 맡은 라이언 고슬링의 활약이 돋보였는데, 극 중 마초 같은 비주얼로 등장한 그는 느끼함과 멋있음의 중간에서 줄타기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상대 역을 맡은 에밀리 블런트도 극중 비중은 적었지만 실감나는 영화감독 연기와 더불어 라이언 고슬링과의 연기 합으로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의 특성을 살렸다.
극중 등장하는 무수한 액션 시퀀스는 단연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세계 기록을 달성한 캐논롤이 등장하는 고전적인 액션 영화 촬영 장면부터 속도감 있는 연출이 돋보이는 환각 액션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액션 시퀀스는 눈을 즐겁게한다. 그중 모래 벌판에서 펼쳐지는 액션 시퀀스는 스턴트 장비를 이용한 완성도 높은 액션을 긴 호흡으로 선보여 피날레를 장식한다.
▲ 사진=유니버설 픽쳐스 |
데이빗 레이치 감독이 이번 영화를 통해 조명하는 이들이 ‘스턴트맨’인 만큼 영화 곳곳에서는 스턴트 퍼포머에 대한 경의와 애정이 묻어난다. 촬영장에서 대체 가능한 대상으로 취급 받지만 묵묵히 온 몸을 바쳐가며 엄지를 들어보이는 스턴트맨의 모습은 히어로 영화의 주인공을 연상케 한다. 또, 그들과 함께 영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엔딩크레딧은 주제성을 챙긴 것과 동시에 뭉클한 여운까지 선사한다.
확실히 힘을 준 액션과 배우들의 호연이 잡은 재미에 비해 사라진 톱배우를 찾는 여정을 중심으로 한 사건 전개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흥미롭게 시작하는 초반부에 비해 늘어지는 중반부 탓에 결말부까지 도달하는 과정이 명쾌하지 않은 것. 이로 인해 어정쩡하게 비어버린 공간은 미국식 농담이 틀어막지만 질보다 양으로 승부하는 만큼 타율이 좋지 않다.
한편, 영화 ‘스턴트맨’은 오는 5월 1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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