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승 기자회견에 임하는 박민지(사진: KLPGA) |
[스포츠W 임재훈 기자] "지금 잘된다고 또 바로 잘 된다는 보장도 없고 그렇게 미리 앞서가고 싶지 않았다. 20승을 다 채우고 이룬다면 새로운 목표로 수정할 것 같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23’(총상금 8억 원, 우승상금 1억 4,400만 원) 2연패를 달성하며 개인 통산 5번째 타이틀 방어에 성공, 투어 통산 18승을 달성한 박민지(NH투자증권)가 평소 밝혀온 '20승 목표'를 아직은 수정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박민지는 25일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포천힐스 컨트리클럽(파72/6,630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3라운드 경기에서 버디 6개 보기 한 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쳐 최종 합계 13언더파 203타를 기록, 공동 2위 박주영(동부건설), 허다빈(한화큐셀)을 한 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두 번째 우승이자 KLPGA투어 통산 18번째 우승.
박민지는 우승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같은 대회에서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많이 반겨줘서 기분좋게 그 골프장에 가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것 같다. 이번 대회는 2주 전에 우승을 해서 자신감이 많이 차 있는 상태이기도 했다."고 우승에 이르게 된 원동력에 대해 밝혔다.
박민지는 이날 최종 라운드 막판 퍼트가 짧았던 것에 대해 "'이건 나답지 않은데 너무 재미없게 치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언급했다.
이에 '박민지다움'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골프를 칠 때 두려움이 보이지 않는 사람"이라며 "골프할 때 두려움, 이 공에 제 인생이 걸려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또 반대로 걸려 있다고 생각해야 된다"고 말했다.
미스샷을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순간 더 잘 치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들고 그 순간 두려움 없이 플레이를 할때 우승을 많이 했다는 것이 박민지의 설명이었다.
시즌 첫 승을 달성했던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스' 미디어데이에서 "우승에 좋다는 것은 다 하고 있다"며 "곧 우승하고 이곳(기자회견장)에 다시 오겠다고 장담했던 박민지는 실제로 사흘 뒤 자신의 말을 현실로 만들었다.
당시 밝힌 '우승에 좋다는 것들'을 현재도 유지하고 있는지 묻자 박민지는 "일기를 쓰다가 너무 일기를 쓸 시간이 없어서 '오늘은 힘들어서 못 쓰겠음' 이렇게 한 줄이라도 쓰긴 썼다. 근데 책은 읽으려고 노력은 했는데 사실 이번 시합장에서는 책을 읽지 못했다. 그래서 좀 아쉽다. 안 읽히는 책도 있더라"며 "읽으려고 애를 쓰고 있는데 일단 그 책을 얼른 다 읽고, 읽고 싶은 책들이 많이 생겨서 다음 주에는 책을 많이 읽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민지는 우승 직후 중계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통산 18승을 달성한 것과 관련, 평소 밝혀 왔던 'KLPGA투어 20승 목표'를 수정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 이유에 대해 "(20승까지) 2승이 남았고 지금 잘된다고 또 바로 잘 된다는 보장도 없고 그렇게 저는 미리 앞서가고 싶지 않았다"며 "그래서 그때까지 겸손하게 20승을 다 채우고 이룬다면 그때 새로운 목표로 수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민지는 이번 우승으로 올 시즌 KLPGA투어에서 첫 다승자가 됐고, 3년 연속 다승을 달성했다.
특히 2주 전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시즌 첫 승과 함께 KLPGA투어 통산 5번째 단일 대회 3연패를 이뤄냈던 박민지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개인 통산 5번째 타이틀 방어를 기록하면서 ‘역대 타이틀 방어 우승 횟수’ 부문에서 1위에 올라 있는 고(故) 구옥희(8회)와 격차를 3회 차로 좁히며 2위 자리를 지켰다.
아울러 박민지는 이번 우승으로 상금 1억4천400만원을 획득, 생애 통산 상금 55억4천734만5,408원을 기록하면서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는 장하나(통산 상금 57억6천503만5,544원)를 약 2억1천760만 원 차로 추격하며 2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앞으로 남은 대회 일정을 감안하면 올 시즌 안에 장하나를 추월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같이 각종 기록들을 차례로 만들어가고 있는 박민지는 "제가 이렇게 많은 걸 이뤄내고 있다는 걸 사실 전혀 몰랐는데 기록이 쏟아져 나오더라"며 "너무 영광스럽고 뿌듯하다. 어릴 때 '내가 KLPGA 투어를 갈 수 있을까' 라고 생각했던 그 소녀가 이렇게 잘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뿌듯해 했다.
박민지는 2주 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명문 골프클럽인 '페블비치'에서 열린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에 출전한다.
박민지는 "(페블비치는) 한 번도 가보지 못했는데 그래서 조금 일찍 들어가서 코스를 많이 플레이를 해볼 생각"이라며 "지금 이 컨디션으로 관리를 잘하고 이성적으로 플레이를 잘한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페블비치의) 바람을 이기지 않고 바람이랑 친구를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페블비치의 그린이 국내 코스에 비해 작은 것과 관련해서는 "작으면 오히려 그린에 올렸을 때 다 버디 찬스라고 생각을 해서 오히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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