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민지(사진: KLPGA) |
[스포츠W 임재훈 기자] 박민지(NH투자증권)가 천신만고 끝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역대 5번째 단일 대회 3연패의 위업을 이뤄냈다.
박민지는 11일 강원도 양양군에 위치한 설해원 더 레전드 코스(파72/6,678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총상금 12억 원, 우승상금 2억 1,600만 원) 최종일 3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4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쳐 최종 합계 11언더파 205타를 기록, 이날 4타를 줄인 이예원(KB금융그룹)과 동타를 이루면서 연장에 돌입했다.
박민지는 18번 홀(파5)에서 진행된 첫 번째 연장전에서 이글을 잡아내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지난해 우승 과정에서도 마지막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이글로 장식했던 박민지는 이번 대회에서도 연장전에서 우승을 확정 짓는 마지막 스트로크를 이글로 장식하는 승부사의 모습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대회 첫 날부터 최종일까지 선두 자리를 빼앗기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박민지의 올 시즌 첫 우승이자 지난해 시즌 최종전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 우승 이후 약 7개월 만에 이룬 투어 통산 17번째 우승(KLPGA투어 현역 최다승)이다.
박민지는 전날 2라운드 경기 도중 악천후(낙뢰)로 인해 경기를 다 마치지 못하고 이날 새벽 잔여 라운드를 치른 결과 중간 합계 10언더파 134타로 박주영(동부건설)과 공동 선두에 이름을 올렸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최종 라운드에 돌입했다.
▲ 박민지(사진: KLPGA) |
경기 초반 버디와 보기를 번갈아 기록하며 다소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며 박주영에 2타 차로 뒤지기도 했던 박민지는 후반 라운드 들어 11번 홀(파3)에서 버디를 잡아내면서 승기를 잡았고, 13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면서 승세를 굳히는 듯했다.
하지만 박민지는 낙뢰로 인해 경기가 지연됐다가 다시 속개된 이후 샷이 흔들리면서 두 개의 보기를 범했고, 마지막 18번 홀을 남기고 먼저 경기를 마친 이예원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박민지는 이후 18번 홀에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는 버디를 잡아냈고, 연장 첫 홀에서 이글을 잡아내는 특유의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2년 연속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박민지는 이로써 대회 3연패에 성공, 2018년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서 3연패를 달성한 김해림(삼천리) 이후 5년 만에 KLPGA투어에서 단일 대회 3연패를 이뤄내면서 고(故) 구옥희, 박세리, 강수연, 김해림에 이어 KLPGA투어 역대 5번째로 단일 대회 3연패를 달성한 선수로 기록됐다.
박민지는 경기 직후 방송 중계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후반 들어가서 너무 긴장이 많이 됐다. (경기가 중단됐다가) 다시 재개됐을 때 긴장이 너무 많이 돼서 좀 속이 울렁거릴 정도로 긴장이 많이 됐다."며 "캐리 오빠한테 '꼭 우승이 없는 사람처럼 너무 긴장이 돼서 숨을 쉬기가 어렵다'고 말했다"고 이날 후반 라운드 상황을 돌아봤다.
이어 박민지는 "그동안 골프로 너무 우승을 많이 해서 거기에 좀 심취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초심을 잃은 것 같아서 그동안 초심을 다시 되찾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고 노력한 만큼 나와서 정말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 시즌 KLPGA투어 12번째 대회이면서 8번째 출전 대회에서 첫 우승을 이룬 박민지는 우승이 없었던 지난 시간에 대해 "이 시합 오기 전까지는 '왜 또 안 되지?' 치고 또 빠지면 '또 안 되네' 계속 이런 마음으로 쳤다. 근데 이번 시합 들어오기 전에 '지금 현재에만 집중하자. 불안하고 두려운 미래나 아니면 후회스러운 과거 이런 거 생각하지 말고 지금 현재에만 집중하자'라고 생각해서 밥 먹을 때는 밥 맛있게 먹고 라운드 할 때는 라운드하고 퍼트 할 때는 퍼트 하고 다시 잘 땐 자고 그렇게만 집중했다. 코스에서도 똑같이 했는데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박민지는 다음 목표를 묻는 질문에 "일단 아무것도 생각 안 하고 일단 오늘은 쉬고 푹 자고 싶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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