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영이 9일 오후 의정부 실내빙상장에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해 열린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22' 대회 3일 차 시니어 여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 경기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싱가포르에서 피겨스케이팅을 시작한 유영(수리고)은 만 9살 때인 2013년에 올림픽 출전의 꿈을 안고 귀국했다.
서툰 한국말과 생소한 환경에서도 어린 유영은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만을 바라보며 힘차게 은반 위를 누볐다.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며 언니들을 제친 유영은 '피겨 신동'이라는 수식어를 얻었고, 김연아에 이어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유영은 급격한 신체 변화와 고질적인 부상 여파로 힘든 시기를 겪었지만, 국내 피겨 여자 선수 중 유일하게 고난도 점프 기술인 '트리플 악셀'을 장착하며 한국 최고의 선수 자리에 올라섰다.
그리고 9일 경기도 의정부실내빙상장에서 열린 제76회 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겸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서 우승하며 종합 총점 1위로 베이징 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경기 후 유영은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힘든 점이 많았지만, 올림픽 출전의 꿈을 꾸며 훈련했다"며 "아직 베이징올림픽에 나선다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 올림픽이라는 꿈의 무대를 즐기고 싶다"고 밝혔다.
유영은 올림픽 출전까지의 지난날을 돌이켜봤다.
그는 "4년 전 평창동계올림픽은 (나이 제한으로) 못 나갔지만,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며 "지금은 부담감 속에 많이 긴장하며 선발전을 치렀는데, 실수 없이 연기를 펼친 것 같다. 한 단계 더 성장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국내에서 훈련하는 시간이 많아 힘들었지만, 나만의 훈련 노하우를 찾으며 안정된 훈련을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유영은 올림픽 준비 계획에 관해 "올림픽 개막 전에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선수권에 출전해 감각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일본인 전담 지도자인) 하마다 마에 코치님과 잘 상의하면서 올림픽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은 과거 2022 베이징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뒤 중국어로 소감을 밝히고 싶다는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그는 '중국어 소감을 준비했나'라는 질문에 "많이 까먹었지만, 아직 내 소개는 할 수 있다"며 웃은 뒤 "짧은 코멘트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유영이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선 3바퀴 반을 회전하는 '필살기' 트리플 악셀을 꼭 성공해야 한다.
유영은 이번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 악셀을 클린 처리했고, 프리스케이팅에서도 랜딩에 성공하는 등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과거엔 약간 불안정했지만, 지금은 느낌을 찾은 것 같다"며 "이 느낌을 올림픽까지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종합순위 2위로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김예림(수리고)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허리 통증이 심해서 출전하지 못할 뻔했다"며 "진통제를 맞고 뛰었는데 좋은 성적을 거둬 기쁘다"고 밝혔다.
연기 후 눈물을 흘린 김예림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운 건 처음"이라며 "힘든 상황을 딛고 연기를 잘 마쳐서 감격스러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