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제의 오구플레이가 있던 당일 스포츠W와 믹스트존에서 인터뷰를 가졌을 당시 윤이나(사진: 스포츠W) |
그 전까지 골프 대회 현장 상황이나 프로 골퍼들의 생활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지난 2년간 50명에 가까운 선수들을 스튜디오에 초대해 영상을 촬영하고, 현장에서 수 많은 선수들을 인터뷰하며 지금은 어렴풋이나마 그들의 일상과 삶에 대해 알 수 있는 상황이 됐다.
그러면서 그들이 '프로'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다고 하여 그 순간 온전한 한 명의 프로 스포츠 선수로서 자신의 플레이와 자신을 둘러싼 비즈니스에 관한 의사를 오롯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위치에 서게 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게 됐다.
이런 상황은 비단 골프에만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배구, 농구 등 다른 여자 프로 스포츠에서도 프로 구단에 입단한 선수들이 온전한 프로 선수로서 홀로서기를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것이 대한민국 프로 스포츠의 현실이다.
KLPGA투어 프로 골프 선수 한 명을 키워내는 데 대략 10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들어간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보통의 경우 선수를 키워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선수의 가족에 친척, 주변 지인들까지 선수의 육성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게 되고 결국 이것이 KLPGA투어 프로 골프 선수를 중심으로 한 패밀리 비즈니스로 연결되는 구조가 한국의 현실이다.
이렇다고 본다면 선수의 일거수일투족에 가족, 특히 부모들의 입김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외국의 경우, 특히 외국에서 활약하는 한국계 선수들의 경우도 비슷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미셸 위, 리디아 고의 부모들이 외신들로부터 종종 비판을받았던 이유도 이런 부분 때문이었다. 프로가 된 선수들의 활동에 부모들이 필요 이상으로 개입하고 그것이 결국 선수가 성장하는 데 있어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이었다.
▲ 윤이나(사진: 스포츠W) |
윤이나의 입장 발표가 있은 후 남의 공인 줄 알고도 플레이를 이어간, 프로 선수로서 있을 수 없는 행동을 하고도 한 달 가량을 숨겨오다 뒤늦게 잘못을 실토한 윤이나의 행동을 놓고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하지만 그 한 달이라는 시간동안 윤이나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온전히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순간이 있었을 지는 미지수다.
대회에 출전해서 플레이를 펼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어쨌든 이 일로 인해 책임을 져야 하는 당사자는 당연히 윤이나 본인이다.
윤이나라는 프로 골퍼를 둘러싼 비즈니스 문제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그의 부모들과 매니지먼트사가 동분서주하며 책임지고 수습에 나설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어른들이 다른 모든 것을 대신 책임지고 수습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는 윤이나의 꿈이 어쩌면 영영 물거품이 될 수 있게 된 이 상황까지 어른들이 책임져 줄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