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마라톤 영웅' 이봉주 후배의 쾌유를 빌며...

임재훈 기자 / 기사승인 : 2021-05-04 14: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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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LA올림픽에 태극마크를 달고 마라톤 국가대표로 출전했던 전 마라톤 국가대표 김원식 씨(현 전남 함평중학교 교사)가 희귀병과 싸우고 있는 후배 마라토너 이봉주 씨를 응원하는 서신을 스포츠W 앞으로 보내왔다. 

 스포츠W는 후배를 향한 선배 마라토너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이 서신을 칼럼 형태로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사진: 김원식(오른쪽)
 마라톤은 42.195㎞의 거리를 두 시간 이상 쉼 없이 자신과 싸우며 달려야 하는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장거리 레이스다.  

참고 또 참아서 인내의 한계를 수십 차례 넘나들며 이를 완주하는 것은 신체적인 한계를 뛰어넘는다는 것 그 이상이다. 그래서 마라톤을 ‘인간 승리의 스포츠’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필자는 이봉주 후배를 생각하면 항상 겸손하고 순수한 마음과 ‘3초’가 떠오르고 그리워진다. 

 1996년 8월 4일 애틀랜타 스타디움을 출발 올림픽 주경기장으로 돌아오는 올림픽 남자마라톤 코스에서 죽을힘을 다해 치열한 마지막 스퍼트를 했지만 아쉽게도 후배와 3초 차이로 2등에 그쳤다. 1위를 차지한 남아공화국의 조시아 투과니 선수와 함께 끝까지 레이스를 펼쳤던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모골이 송연해진다. 올림픽 마라톤 경기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2시간 동안을 계속 달려야 하는 마라톤에서 3초라는 차이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메달 색깔은 금과 은으로 너무 큰 차이가 난다. 

 

당시 캐스터 서기원과 양재성 해설위원의 긴장감 넘치는 중계방송 멘트가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여기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남자마라톤 경기가 열리고 있는 현장입니다. 여러분께서는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가 배번 1832번의 태극마크가 부착된 유니폼과 머리띠를 두르고 출전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계십니다. 현재 좋은 컨디션으로 계속해서 선두그룹을 유지하며 안정된 자세와 페이스로 레이스를 펼치고 있습니다."

세월이 흘렀어도 그날의 기쁨과 감동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는 한 편의 드라마였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 이봉주는 지금 1년 넘게 투병 중이다. 그는 마라토너의 꿈의 무대인 보스턴마라톤대회 우승(2001), 아시안게임 2연패, 애틀랜타 올림픽 3초 차이로 은메달 획득(1996), 2000년 도쿄 국제마라톤에서 2시간 7분 20초로 한국 신기록을 세운 주인공이다.


그의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은 우리나라 남자마라톤 최고기록이다. 1회 출전하기도 힘든 꿈의 무대 올림픽을 4회 연속 출전한 자랑스런 후배가 병마에 시달리고 있다는 슬픈 소식에 가슴이 너무 아프다.

가난했던 성장기와 신체적 불리함을 극복, 한국 최고기록을 경신하며 세계의 철각들과 어깨를 겨루었던 선수로 모든 이에게 진한 감동과 위로를 줬던 이봉주이기에 병마를 이겨내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것을 확신하며 간절한 마음으로 응원한다.
 

마라톤 경기 용어인 ‘러너스하이’란 말뜻처럼 앞으로의 인생 레이스에서도 하늘을 나는 느낌 그리고 꽃밭을 걷는 기분으로 늘 웃으며 행복하고 건강했으면 한다.
 

자랑스러운 마라톤 영웅인 후배 이봉주가 병마와의 마라톤 경기에서 끝까지 싸워 금메달로 승리할 것을 확신하며 필자가 재직 중인 전남 함평중학교에서 제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특강을 다시 한번 해주기를 미리 부탁해둔다. 

김원식(전 마라톤 국가대표 / 스포츠 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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