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쇼트트랙 최민정 "한국 하면 쇼트트랙…걱정마세요"

연합뉴스 / 기사승인 : 2022-01-05 21:3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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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환경 문제와 부상, 고의 충돌 피해 의혹까지…삼중고 딛고 재도약
▲ 5일 충북 진천선수촌 빙상장에서 쇼트트랙 대표 최민정을 비롯한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쇼트트랙 여자대표팀 간판 최민정(24)에게 2021년은 잊고 싶은 한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실내 빙상장이 모두 문을 닫은 탓에 제대로 된 훈련을 하지 못했고, 지난해 10월 대표팀 선배 심석희(서울시청)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고의충돌 의혹이 공개되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설상가상으로 10월 말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1-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1차 대회에선 여러 차례 다른 선수들과 충돌해 무릎관절, 슬개골, 십자인대를 다친 뒤 조기 귀국했다.

최민정은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코앞에 두고 한꺼번에 불어닥친 악재에 시달렸다.

그 사이 세계 쇼트트랙 무대는 네덜란드의 간판 수잔 슐팅(25)이 평정했다.

슐팅은 월드컵 3차 대회에서 4관왕에 오르는 등 4차례 월드컵 대회에서 금메달 9개를 쓸어 담으며 일약 세계 최강의 자리에 올랐다.

평창동계올림픽 2관왕이자 세계 최고의 선수로 꼽히던 최민정은 어느 순간 도전자가 됐다.

내부에서도 최민정의 금메달 획득 가능성을 낮게 바라보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최근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의 목표를 금메달 1~2개로 잡았다고 밝혔다.

최민정으로선 자존심이 상할법하다.
 

베이징올림픽을 한 달 앞둔 5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쇼트트랙 경기장에서 만난 최민정의 표정은 생각보다 어둡지 않았다.

시련을 이겨낸 최민정은 비교적 밝은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 충북 진천선수촌 빙상장에서 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그는 "2020-2021시즌 국제대회에 참가하지 못해 아쉬움이 있지만, 지금은 나름대로 열심히 훈련하고 있고 부상 관리도 잘했다"며 "월드컵 전까지 컨디션을 끌어올릴 자신이 있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주변의 한풀 꺾인 '금메달 기대감'은 오히려 약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체육회가 발표한 베이징올림픽 선수단 목표(금메달 1~2개)에 관해 "대한체육회에서 우리가 어렵게 준비했다는 것을 인지하고 그렇게 목표를 설정해준 것 같다"며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면 기쁨이 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슐팅과 경쟁에 관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쇼트트랙은 변수가 많은 종목"이라면서 "누구에게나 금메달 획득의 기회가 있다. 나도 기회를 잘 잡겠다"고 밝혔다.

최민정은 경기력, 컨디션 조절뿐만 아니라 경기 외적인 요소에 관해서도 꼼꼼히 준비하고 있다.

그는 '중국의 편파 판정과 집중견제가 예상된다'는 말에 "실격 사유 없이 좋은 경기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림픽이 열리는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의 빙질 문제에 관해서도 "문제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캐피털 실내경기장 빙질은 호불호가 갈리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빙질"이라며 "걱정 없다"고 말했다.

캐피털 실내경기장은 지난 10월 월드컵 1차 대회를 통해 한국을 포함한 외국 선수단에 공개됐다.

당시 많은 선수가 거친 빙질 문제 탓에 넘어지거나 충돌해 화두에 올랐다.

최민정도 두 차례 넘어져서 다친 경험이 있다.

그러나 최민정은 충돌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긍정적인 자세로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걱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팬들에게도 메시지를 남겼다.

최민정은 "최근 한국 쇼트트랙이 부진하다는 말이 많았다"며 "'쇼트트랙 하면 역시 한국'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민정은 재도약을 위해 다시 힘을 비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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