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 적발′ 테니스 스타 할렙에 4년 출전 정지 징계...현역 은퇴 기로

▲ 시모나 할렙(사진: AP=연합뉴스)

[스포츠W 이범준 기자] 금지약물 복용(도핑) 사실이 적발된 전 여자프로테니스(WTA) 세계 랭킹 1위 시모나 할렙(루마니아)이 4년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아 은퇴의 기로에 서게 됐다.

국제테니스청렴기구(ITIA)는 비영리 단체 '스포츠 레졸루션즈'에 의뢰해 구성한 독립 재판소가 할렙의 도핑 의혹을 사실로 인정하고 4년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고 13일 밝혔다.

할렙은 WTA투어에서 통산 24승을 거둔 톱 플레이어로 2018년 프랑스오픈, 2019년 윔블던 등 두 차례 그랜드슬램 단식을 제패했다. 2017년부터 2년 연속으로 단식 세계 랭킹에서 연말 1위에 올랐다.

할렙은 지난해 마지막 그랜드슬램 대회 US오픈 당시 도핑 검사에서 록사두스타트(적혈구 생성을 촉진하는 약으로 빈혈, 신장병 치료에 사용)를 복용한 것으로 밝혀져 잠정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고, 올해 5월 선수생체여권(도핑 위반을 발견하기 위해 선수의 생체 데이터를 장기적으로 감시하는 장치)을 분석한 결과 또 다른 도핑 위반이 적발됐다.

빈혈이나 콩팥에 문제가 있는 환자들에게 처방하는 약물로, 적혈구 생산을 늘리는 기능을 하는 약물인 록사두스타트는 도로 사이클, 장거리 육상 등 심폐지구력이 필요한 종목 선수들이 주로 이 약물 복용 사실이 적발되곤 한다.

할렙은 두 번째 도핑 위반이 적발되자 자신의 트위터에 "불법 약물을 복용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는데 ITIA는 내 유죄를 증명하기로 결정했다. 내 이름은 최악의 형태로 더럽혀졌다."반발하는 한편, "이를 증명하기 위해 ITIA의 결정에 맞서고 있다. 법정에서 결백을 증명하기를 바란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하지만 독립재판소는 지난 6월 28~29일 영국 런던에서 할렙과 ITIA 측이 증인으로 내세운 도핑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한 결과 할렙에 제기된 두 차례 의혹을 모두 사실로 인정했다.

독립 재판소는 "약물에 오염된 보충제를 복용했다는 할렙 측의 주장은 인정하지만, 그게 록사두스타트 농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것"이라며 "또 ABP에서 발견된 증거가 도핑 가능성을 입증한다는 전문가 3인의 만장일치 의견에 대해 의심할 이유도 없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할렙은 할레프는 "난 고의적, 의도적으로 금지 약물을 사용한 적이 없다."고 거듭 결백을 주장하면서 "4년 출전 정지라는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과 함께 이번 판결에 대해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30대 초반의 나이인 할렙이 CAS에서 이번 독립재판소의 판결을 뒤집지 못한다면 사실상 현역 선수로 코트 복귀는 어려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