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루운동 챔피언 안드라드를 예우하는 바일스(왼쪽)와 차일스(오른쪽) [AP=연합뉴스] |
2024 파리 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마루운동에서 동메달을 땄으나 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판결로 메달을 반납해야 할 처지에 놓인 미국의 조던 차일스(23)가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과 AP 통신이 16일(한국시간) 전했다.
보도를 보면, 차일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할 말이 없다. CAS의 판결은 부당하며 나뿐 아니라 내 여정을 지지해 준 모든 이들에게 엄청난 타격"이라는 글을 올렸다.
가슴 아픈 메달 반납에 인종차별적인 SNS 공격으로 차일스는 더욱 고통스럽다고 호소했다.
차일스는 지난 5일 프랑스 파리 베르시 아레나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마루운동 결선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시상대에 선 1위 레베카 안드라드(브라질), 2위 시몬 바일스(미국)에 3위 차일스 세 명이 모두 흑인이어서 역사상 최초로 체조 시상대를 휩쓴 흑인 파워로 화제에 올랐다.
특히 바일스와 차일스가 안드라드를 챔피언으로 극진히 예우하는 세리머니 동작으로도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러나 루마니아 정부와 루마니아 체조협회가 필사적으로 나서 결과를 뒤엎으면서 차일스는 5위로 내려앉았다. 동메달의 주인공은 루마니아의 아나 바르보수에게 돌아갔다.
루마니아 측은 점수 발표 후 미국의 이의 신청이 정해진 시간(1분) 이내에 이뤄지지 않았다며 CAS에 절차상 하자를 문제 삼았다.
심판진은 당시 차일스의 난도를 미국의 항의를 받고 나서야 0.1점 높였다. 소수 셋째 자리에서 순위가 갈리는 체조에서 0.1점은 어마어마하게 큰 점수다.
CAS는 올림픽 폐회일인 11일 루마니아의 이의를 수용해 바르보수에게 동메달을 재배정하라고 판결했다.
그러자 미국이 다시 항의했고, CAS는 15일 판결에 문제가 없다는 사유서를 따로 발표했다.
미국 측이 1분 이내에 이의를 신청했다는 동영상 자료를 CAS에 제출했지만, CAS는 올림픽 공식 타임키퍼인 오메가의 협조로 미국 측이 1분에서 4초 지난 시점에 이의를 제기했다는 '명백한 증거'를 들어 미국 측의 항소를 기각했다.
CAS의 판결에 따라 공식 기록의 동메달리스트도 차일스에서 바르보수로 바뀌었다.
스포츠계 최고 권위기관인 CAS의 결정에도 미국체조협회는 계속 차일스의 동메달을 유지하기 위해 항소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아 메달 재배정이 언제 이뤄질지는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