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인권 문제 고려한 결정…국제 경쟁력 문제없을 것"
▲ 사진: 대한빙상경기연맹 |
동계올림픽의 핵심 종목인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이 감독 없이 전임 코치 체제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치른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5일 "그동안 대표팀을 이끌 신임 감독을 선발하려 했지만, 기준에 맞는 후보가 나오지 않았다"라며 "감독직을 공석으로 두고 전임 코치 체제로 2021-2022 시즌 국제대회와 베이징 올림픽을 치르기로 했다"고 전했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안중현(38), 김병준(33·이상 남자 대표팀), 이영석(41), 이소희(33·이상 여자 대표팀) 코치가 맡는다.
가장 경력이 많은 이영석 코치는 선임 코치를 맡아 대표팀 전체를 관리한다.
이영석 코치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쇼트트랙 대표선수 코치, 2017년과 2018년, 2019년에 쇼트트랙 후보선수 코치를 역임했다.
이소희 코치는 2017년 쇼트트랙 후보선수 코치직을 맡은 바 있다.
스피드스케이팅은 김형호(43) 코치와 박정은 코치(45)가 지휘한다.
김형호 코치는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빙속 대표팀 코치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빙상계 일부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표팀을 지휘해야 할 총책임자가 없는 데다 올림픽을 치르기엔 코치들의 경험이 대체로 짧다는 지적이다.
특히 베이징올림픽 쇼트트랙 최대 경쟁국으로 꼽히는 개최국 중국은 최근 한국 출신 쇼트트랙 지도자를 대거 영입해 다양한 작전과 기술을 접목했다.
중국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을 지휘한 김선태 감독을 총감독으로 영입한 뒤 '쇼트트랙 황제'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을 코치로 선임했다.
중국은 한국 쇼트트랙이 축적한 다양한 작전과 기술로 한국 대표팀에 도전장을 낼 예정이다.
연맹 관계자는 국제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에 "우리 지도자들은 모두 지도력이 검증된 코치진"이라며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연맹은 감독을 선임하지 않은 것은 선수 인권을 중시하고, 한국 빙상에 새로운 전환점을 끌어내기 위한 결정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연맹 관계자는 "연맹은 높은 기준을 세우고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 선발 과정을 거쳤다"며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 이후 정부와 대한체육회가 권고한 내용을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빙상 대표팀은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의 성폭력 혐의 등 인권 침해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다.
짬짜미, 파벌 싸움, 선수단 관리 문제 등 많은 문제점이 수면 위로 오르기도 했다.
일각에선 성적 지상주의를 우선시해 선수들의 인권 문제를 등한시한다는 지적도 일었다.
이에 연맹은 각종 폭력 행위는 물론, 선수단 관리 부주의 등 각종 징계 전력이 있는 후보를 모두 탈락시켰다.
관계자는 "해당 기준에 합당한 후보는 나오지 않았다"며 "연맹은 젊은 전임 지도자로 코치진을 꾸리고 새로운 분위기 속에 올림픽을 치르기로 했다"고 전했다.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지난 7월부터 전임 코치진 체제로 훈련하고 있다.
8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테스트 이벤트도 감독 없이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