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세영(사진: 연합뉴스) |
안세영의 발언이 파문을 일으킨 이후 다양한 언론 매체를 통해 보도된 내용을 종합하면 이번 사태의 원인은 대략 지난해 항저우 아시아게임 결승전에서 무릎 부상을 당한 안세영이 부상을 치료하고 재활하는 과정, 그리고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하며 이번 파리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표팀 코칭 스태프와 협회가 안세영에게 최상의 환경을 만들어 주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대한배드민턴협회장 귀국 (사진: 연합뉴스) |
협회는 안세영과 대표팀이 입국한 당일 보도자료를 통해 안세영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협회가 밝힌 내용들의 핵심을 요약하면 처음 부상을 당했을 당시 나왔던 안세영의 부상 정도에 관한 오진에 대해서는 미안하게 생각하지만 이후 선수의 부상 관리나 재활, 올림픽 준비에 있어 안세영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했고, 그에 따른 충분한 지원을 했다는 것.
안세영의 재활을 돕는 것을 넘어 정신적인 면에서까지 안세영의 신뢰를 믿고 있었던 전담 트레이너와 계약을 종료함으로써 안세영이 가장 중요한 시기에 트레이너 없이 혼자 파리에 가야 했던 상황에 대해서도 협회는 해당 트레이너가 파리까지 가는 것을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파리 현지에서 열린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안세영이 불참한 배경을 놓고도 안세영은 협회에서 아무말도 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해 기자회견에 불참했다고 밝혔지만 협회는 이 역시 부인하고 있다. 기자회견에 나가지 말라고 한 적이 없다는 말이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표팀의 김학균 감독과 코칭 스태프는 안세영이 소속팀인 삼성생명에서 치료와 재활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고 한 요청을 묵살했고, 국제대회 출전과 관련한 안세영의 요청 역시 들어주지 않았다.
▲ 김학균 감독(사진: 연합뉴스) |
특히 파리 현지에서 안세영이 발목 부상을 당했음에도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입단속까지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김학균 감독과 코칭 스태프는 안세영이 자신의 부상 치료와 관리, 대표팀 운영과 관련해서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이 인터뷰에서 이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어느 정도 예견하고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난 수 년간 같은 목표를 바라보고 호흡을 맞춰온 선수와, 코칭 스태프, 협회가 사안에 따라 사사건건 입장이 다르고 파악하고 있는 사실관계에 차이가 있다는 점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다.
▲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부상 당한 안세영(사진: 연합뉴스) |
하지만 여기서 분명한 것은 안세영이나 코칭스태프, 협회 모두 금메달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었다는 것이고, 여기서 치명적인 점은 그런 생각이 지향하고 있는 바가 전혀 달랐다는 점이다.
사건의 당사자들 모두 그 동안 "금메달만 따면..."이라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지만 그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는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음이 안세영을 통해 밝혀졌다.
안세영은 금메달만 따면 자신이 바라던 '목소리', 정확하게 말하자면 '힘 있는 목소리'를 얻어서 그동안 가져온 코칭스태프와 협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국가대표라는 틀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로운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반면 코칭스태프나 협회는 안세영이 금메달만 따면 그 동안 불편하다고 느껴왔던 여러 상황들을 한순간에 잊고 4년 후 다시 열릴 올림픽에 매진할 것이라 믿은 것으로 보인다. 과거 수 많은 메달리스트들이 그랬던 것처럼...
대한체육회는 이번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메달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을 예고한바 있다.
▲ 안세영(사진: 연합뉴스) |
배드민턴협회 역시 이같은 체육회의 입장에 충실히 따른 결과 안세영의 직격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그 동안 안세영에 대해 이뤄진 다각도의 지원 내용을 자신 있게 밝히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선수와 어떻게 소통했고, 소통의 결과로 어떤 조치가 취해졌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못하고 있다.
금메달 획득이라는 좋은 결과가 선수와의 소통이 빠진 경직된 대표팀 운영이라는 나빴던 과정을 정당화 할 수 없다는 점을 협회나 코칭스태프는 간과하고 있지는 않은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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