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의 눈] '메이저 퀸'으로 돌아온 전인지, 언론에 던진 뼈 있는 부탁

임재훈 기자 / 기사승인 : 2022-09-16 09:42:02
  • -
  • +
  • 인쇄
"과정 무시되고 결과만으로 내가 판단되는 상황, 억울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선수가 포기하지 않고 있을 때 인내심을 갖고 조금 더 응원해 주시고 지켜봐 달라"
▲ 전인지(사진: 스포츠W)
 [스포츠W 임재훈 기자] '플라잉 덤보' 전인지가 1년 만에 고국 팬들 앞에서 '메이저 퀸'의 자태를 선보인 뒤 기자회견에서 언론에 대해 뼈 있는 부탁을 던져 눈길을 끌었다.  전인지는 15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블랙스톤 이천 골프클럽(파72/6천689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 대회이자 자신의 메인 스폰서(KB금융그룹) 주최 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총상금 12억 원, 우승상금 2억 1,600만 원) 첫 날 1라운드 경기를 1오버파 73타(공동 12위)로 마무리 했다.  전인지는 지난해 9월 열린 이 대회에서 톱10(10위)에 이름을 올린 뒤 다음 달인 10월 부산에서 열린 LPGA투어 대회인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출전해 7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여줬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전인지의 위상은 사뭇 달라져 있다.  지난해 이 대회에 출전했을 당시 전인지는 오랜 기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한 상태였다. 긴 슬럼프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과정에 있었지만 LPGA투어에서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보는 시각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부터 LPGA투어에서 자주 톱10에 이름을 올리며 부활의 분위기를 타고 있음을 드러낸 전인지는 지난 6월 메이저 대회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을 제패, 2018년 10월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이후 3년 8개월(44개월) 만에 통산 4번째 LPGA 투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 전인지(사진: 스포츠W)
  1년 만에 '메이저 퀸'이 되어 고국의 필드를 찾은 전인지는 대회 첫 날부터 구름 갤러리를 몰고 다니며 달라진 위상을 실감했다.  성적 역시 이날 108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한 선수가 5명에 불과했을 만큼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상황에서 1오버파 73타라는 준수한 스코어로 10위권 초반대 순위에서 경기를 마쳤다는 점에서 무난한 출발이었다.  경기를 마친 전인지는 믹스트존에서 국내 방송사들과 인터뷰 촬영에 임한 뒤 곧바로 미디어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역시 '메이저 퀸'이라는 위상이 만들어낸 상황이었다.  전인지는 "오랜만에 나온 만큼 잘하고 싶었는데 버디 찬스를 잘 살리지 못해서 아쉽다. 그래도 간만에 팬 분들 응원 받으면서 플레이 하니까 신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나는 팬 분들 앞에서 플레이해야 경기를 잘 풀어나가는 것 같다. 코로나로 갤러리가 없을 때, 외국에서 경기할 때 팬 분들이 들어오지 못해서 재미도 없고 우울했다. 이번 주는 굉장히 시간이 빨리 지나가고 있는 것 같다."고 갤러리들의 응원에 고무된 모습이었다.  어깨 염증으로 비거리가 상당한 수준으로 줄어들어 있음을 털어놓기도 한 전인지는 그러나 스폰서 대회 우승 욕심에 대한 질문을 받자 승부사 다운 기질을 그대로 그러냈다.  

그는 "나오기 전부터 우승을 목표로 나왔다. 이 대회뿐만 아니라 모든 대회를 우승을 목표로 하지만 특히 메인 스폰서 대회니까 더 우승 욕심이 크다.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서 오히려 부담감을 내려놓고 플레이하려고 한다."고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 전인지(사진: 스포츠W)
 이어 전인지는 1년 전 이 대회 출전 당시와 현재 달라진 위상을 실감하는 지 묻는 질문에 다소 긴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는 "20대 초반 LPGA투어를 뛰면서 성적을 내고 또 응원해 주시는 많은 팬 분들이 있어서, 길에서 알아보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을 때 신기했다. 그때는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많구나' 신기하기도 했었는데 골프가 뜻대로 잘 안 될 때 그리고 팬 분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을 때는 어느 순간 누군가 나를 알아본다는 게 되게 불편하고 기쁘지 않을 때가 있었다."며 "KPMG 우승 이후에 한국에 돌아와서는 다시 또 굉장히 많은 곳에 알아봐 주시고 계셔서 그걸 다시 느껴보니까 '이게 참 감사한 일이었구나'라는 걸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KPMG 우승하고 너무 많이 울었다. 그때 굉장히 많은 분들이 '그때 울 때 사실 같이 울었어요'라는 그 말 한마디가 저를 되게 뭉클하게 했다. 그러면서 '너무나도 내가 감사함을 잠시 잊고 있었구나' 이런 걸 다시 느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프로 선수에게 있어 '관심'이라는 것이 감사하고 소중한 것임을 슬럼프 극복으로 깨달았다는 이야기였다.  

이어 전인지는 슬럼프를 겪던 시기 감내해야 했던 설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사실 과정이 정말 중요한데 결과로 과정이 판단되고 결과가 좋지 않으면 '어떻게 하고 있다'라는 그 과정을 말할 기회조차 없을 때도 있다"며 "물론 웃음이 없는 그런 긴 시간 동안에도 저는 제 과정이 정말 잘 가고 있고 옳은 길로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웃음이 없다는 이유로 제 과정조차도 (부정적으로) 판단되는 상황들이...선수이기 때문에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거지만 억울하기도 했었고 화가 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그래도 끝까지 좋아지고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았고 그렇게 중간에 골프를 그만두고 싶었음에도 계속 해나갈 수 있었던 이유 같다"고 덧붙였다.  슬럼프라는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선수가 경기 중 보인 단편적인 모습으로 선수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무시 당했던 씁쓸한 기억을 털어놓은 셈이다.    
▲ 전인지(사진: 스포츠W)
  

인터뷰 말미 전인지는 기자들을 향해 "한 가지 부탁 드리고,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이라며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풀어냈다.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그런 부분에서 굉장히 힘들어 할 거라고 생각을 한다. 선수도 포기하지 않고 희망하고 있을 때 인내심을 갖고 조금 더 응원해 주시고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결과가 좋지 않다고 해서 나태해 지거나 그런 마음가짐으로 내가 하고 있는 이 직업을 또 골프를 대하는 선수는 많이 없을 거라고 생각을 한다" 역으로 풀어보면 그 동안 언론이 선수들의 성적이나 겉으로 드러나는 단편적인 모습 만으로 선수의 현 상황을 재단하고 단정했던 행태를 꼬집은 셈이다.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 [KLPGA] 대보 하우스디 오픈 준우승자 이준이 프로의 솔직 담백한 인터뷰
    [KLPGA] '3관왕 유력' 윤이나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했던 시즌"
  • [KLPGA] '시즌 3승' 배소현 인터뷰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는 더헤븐 마스터즈"
    [KLPGA] '데뷔 첫 우승' 김민별 인터뷰 "저 스스로를 칭찬해 주고 싶은 시즌"
  • [KLPGA] 마다솜 인터뷰 "데뷔 첫 다승 달성한 시즌...마지막 까지 집중"
    [KLPGA] 홍현지 "스크린 투어 우승 경험, 필드 대회에서도 큰 도움 됐죠"
  • [KLPGA] 이다연, "아쉬움 많은 시즌...우승 경쟁한 하나금융 대회 가장 기억에 남아요"
    [KLPGA] '미녀 골퍼' 강지선 인터뷰 "시즌 끝나면 전우리 프로와 오토바이 면허 도전"
  • [KLPGA] 한진선 인터뷰, "지난 주 우승 경쟁, 아쉽지만 만족해요"
    유현조의 '엇박' 아파트 챌린지...SK쉴더스SK텔레콤챔피언십 포토콜 #shorts
  • 박현경의 삐끼삐끼? 그냥 팔운동? SK쉴더스SK텔레콤챔피언십 포토콜 #shorts
    송윤아 프로의 원포인트 레슨 드라이버 2편!
  • 박수미 아나운서에게 들어본 '신한SOL페이 핸드볼 H리그 재밌게 즐기는 법'
    KLPGA 김수지 프로의 에비앙 챔피언십 에피소드 대공개! #shorts #인터뷰
  • KLPGA 이재윤 프로의 '스윗 스팟 잘 맞히는 방법!' 드라이버 스윙꿀팁???? #shorts #golf
    KLPGA 이재윤 프로의 '스윙 방법마다 달라지는 탄도' 유틸리티 스윙꿀팁???? #shorts #golf
  • 광고 모델의 삶은 어떨까? 타이틀리스트 소속프로 & 모델 이상희 프로와의 인터뷰
    '강심장'만 가능한 연습방법? 그래도 꼭 해야하는 연습! |이벤트 참여하고 사인볼 받자!

핫이슈 기사

    스포츠W

    주요기사

    문화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