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보름(사진: 연합뉴스) |
총 16바퀴를 뛰는 매스스타트는 여러 명의 선수가 경쟁하는 종목이다. 스프린트 포인트를 합산해 순위를 가른다.
4바퀴, 8바퀴, 12바퀴를 1∼3위로 통과하는 선수들에게 각각 스프린트 포인트 3, 2, 1점을 차례로 부여하고 결승선에서는 1위 60점, 2위 40점, 3위 20점, 4위 10점, 5위 6점, 6위 3점을 준다.
앞선 예선에서 경기 중반까지 스하우턴의 뒤에서 체력을 아끼는 전략으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결승에 진출한 김보름은 결승에서도 12바퀴를 달리는 동안 단 한 번도 선두권에 올라서지 않았고, 뒤에서 기회를 엿보며 체력을 아꼈다.
김보름은 마지막 바퀴에서 스피드를 올리기 시작했고, 선두와 격차는 났지만 혼신을 다해 결승선으로 질주, 값진 성과를 거뒀다. 4년 전 평창동계올림픽 팀추월 경기에서 불거진 '왕따 주행 논란'으로 쏟아지는 비난을 한 몸에 받았고,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따고도 '죄송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야 했던 김보름은 이후 공황장애와 트라우마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지난 4년간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결과 왕따 주행의 진실을 밝혀내면서 명예를 되찾았고, 다시 맞은 올림픽 무대에서 자랑스러운 레이스를 펼쳤다.
김보름은 경기 직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4년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고, 오늘 이렇게 많은 분의 응원을 받으며 경기를 할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었다"고 소감을 밝힌 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제가 다시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을까, 또 아무도 응원을 안 해주면 어떻게 하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그래도 많은 분이 연락해주시고, 응원 메시지를 주셔서 큰 힘이 됐다"며 "메달은 못 땄지만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보름은 이날 결승 레이스에 대해 "레이스 중반 이후부터 앞쪽에 있겠다고 작전을 세웠는데 조금 서두른 것 같다"며 "그래서 마지막에 체력 부담이 있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그는 "이 올림픽을 준비하며 정말 많이 노력했고, 과정에 후회도 없다"며 "결과 역시 제가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평창 동계올림픽 팀추월 경기 당시 레이스 막판 뒤쳐진 노선영을 챙기지 못한 김보름과 박지우에 대해 비판적 멘트로 왕따 주행 논란을 촉발 시켰던 배성재 캐스터와 제갈성렬 해설위원은 이날도 SBS 중계석에서 김보름의 경기를 중계했지만 끝내 한 마디 사과도 없었다.
배성재 캐스터는 "4년 전 평창올림픽을 중계할 때 편파 중계는 없었다. 그럴 의도도 없었다. "고 강변했다.
이어 그는 "다만 김보름이 그 후 힘든 일을 겪은 건 유감이라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제갈성렬 위원 역시 "중계인으로서, 빙상인으로서 당시 경기를 중계했다. 편파 중계할 어떤 이유도 없었다."고 강변한 뒤 "김보름이 힘든 일을 다 털어버리고 다시 올림픽에 출전해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