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근거 없다'며 대의원회 개최 요구 묵살…조합 정관에 '조합장 의무' 명시
특정 건설사와 유착 의심 정황 속속…조합원들 불안감↑
▲한남4구역 조감도 / 사진=서울시 |
[스포츠W 이일용 기자] 서울 강북의 최대어로 도시정비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한남4구역이 조합장과 대의원들간 '불통'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모습이다.
30일 한남4구역 조합 등에 따르면 현재 조합장은 상근이사의 A씨 직무정지 해제를 위한 대의원회 개최 요구에 대해 "도시정비법 상 근거가 없다"며 거절하고 있다. 앞서 한남4구역 상근이사 A씨는 지난달 19일 열린 이사회에서 직무가 정지됐다.
시공사 선정계획이 변경되면서 법률자문을 다시 받았는데 원안에 대한 자문서가 오자 행정혼선을 피하기 위해 (자문서를) 공용 PC 휴지통에 넣은 게 발단이 되었다.
상근이사는 “이른 아침에 출근하는 조합 직원이 항상 메일함을 확인해 조합업무방에 올리기 때문에,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 아침에 보고 후 공유하고자 했다”고 소명하며 사건은 일단락됐다.
▲한남4구역 조합 상근이사 소명서 발췌 / 조합원 제공 |
한남4구역 조합정관 ‘무용지물’인가? 대의원들 요구 외면... 조합장에 원성 높아져
하지만 현대건설이 이에 대해 '인사 조치'를 요구하자 조합장은 돌연 이사회를 개최하고, A씨에 대한 징계를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조합장이 상근이사 징계에 찬성표를 던지며 과반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 잡음이 나왔고, 절차와 규정에 따라 대의원회에 상정해 징계안을 처리하자는 조합원들의 요구가 묵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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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4구역 조합장은 본지 통화에서 "상근이사에 대한 직무정지는 이사회 의결을 거쳐 진행됐다"며 "이사회 의결은 법률 자문과 행정규칙에 따라 이루어졌기 때문에 적법하게 이루어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지난달 30일 대의원 108인 중 59명(54.6%)이 A씨에 대한 직무정지 철회 및 즉각 복직을 안건으로 하는 긴급 대의원회를 개최할 것을 조합에 발의했다.
그럼에도 조합장은 '근거가 없다'며 대의원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
하지만 한남4구역 조합정관 23조에 따르면 조합장은 대의원의 3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소집을 청구하는 경우 14일 이내에 대의원회를 소집해야 한다.
만약 조합장이 14일 이내에 대의원회를 소집하지 않을 경우, 감사가 소집해야 한다.
감사가 소집하지 않을 경우에는 소집을 청구한 이들의 대표가 소집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용산구청 또는 서울시청 등 행정기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조합장이 조합정관에 명시된 사안을 지키지 않으면서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지속적으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한 조합원은 "법을 논하기 전에 조합장이면 누구보다 더 정확하게 정관을 숙지하고 이를 이행해야 하는 사람인데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조합장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사업을 전횡하는 사람이 아니라, 원리원칙대로 사업을 운영하며 조합원들에게 최대 이익을 실현시켜 줘야 할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더욱이 사업시행인가를 앞둔 결정적인 시점에 조합의 심각한 업무 공백을 우려한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행동'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조합 내부에서 A씨는 재개발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중립적인 시각으로 사업의 성공과 조합원의 이익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때문에 A씨를 두고 조합장과 대의원들간의 힘겨루기를 하는 것 자체가 조합에 손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남4구역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조합장의 불통이 사업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인사 조치를 하라고 한 현대건설의 말은 곧바로 듣고, 조합을 정상화하기 위해 대위원회를 개최하자고 하는 대의원의 말은 무시하는 조합장의 이중적 행태가 언젠간 큰 문제로 발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