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임가을 기자] 미국 영화계의 신흥강자 A24 Films가 한국의 CJ ENM과 협업해 아카데미 작품상, 각본상 후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사샤 로이드 A24 인터내셔널 대표와 고경범 CJ ENM 영화사업부장은 지난 29일 서울 종로구 소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W를 비롯한 국내 언론들과 라운드 인터뷰 자리를 가졌다.
제작사 A24 Films는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킬링 디어’, ‘미드 소마’ 등 웰메이드 다양성 영화를 제작 및 배급하며 불과 10년만에 미국 업계에서 확실히 입지를 굳혔다. 국내에서는 윤여정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게 된 영화 ‘미나리’를 선보인 것으로 익숙하다.
▲ (위) 고경범 영화사업부장, 사샤 로이드 대표 [사진=CJ ENM] |
사샤 로이드 대표는 성공의 이유를 모두 아티스트, 크리에이터에게 돌렸다. “A24는 인디 영화 배급사로서의 아이덴티티가 굉장히 강했기 때문에 지금도 아티스트를 전면에 내세우고 아티스트를 핵심으로 가져가는 정체성을 강하게 갖고 있다. 감독에게 창의적인 자유를 보장하는 건 당연하다. 그래야만 영화가 만들어졌을 때 독창성이 빛을 발한다. 관객들도 그런 독창적인 영화에 환호한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재능 있는 신인 감독과도 함께하는 월드 클래스 배급사가 됐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A24는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를 선보였다. 영화는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첫사랑 '나영'과 '해성'이 24년 만에 뉴옥에서 다시 만나 끊어질 듯 이어져 온 그들의 인연을 돌아보는 이틀간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그린다.
특히 영화의 연출을 맡은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 감독은 이번 ‘패스트 라이브즈’가 첫 장편 영화 데뷔작임에도 이달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과 각본상 후보에 올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 사샤 로이드 대표 [사진=CJ ENM] |
사샤 로이드 대표는 ‘패스트 라이브즈’와의 첫 만남에 대해 “셀린 송 감독의 능력은 극작가로서 이미 보고 팬이었다.”며, “너무 좋은 스크립트였다. 영화 프로젝트를 한다고 들었을 때 이건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감독과 함께할 수 있는 황금과 같은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또, ‘패스트 라이브즈’는 한국 기업 CJ ENM과의 합작품이기도 하다. A24와 ‘패스트 라이브즈’를 공동제작·배급한 CJ ENM은 이번 영화를 통해 ‘기생충’ 이후 처음으로 오스카 작품상에 노미네이트됐다. CJ ENM 작품으로는 두 번째다.
A24와 CJ ENM의 첫 만남은 홍콩 영화제에서 이루어졌다. 고경범 영화사업부장은 “’패스트 라이브즈’는 상호보완적으로 협업이 가능하겠다는 판단이 됐다”며, “영화의 3분의 2는 미국, 3분의 1은 한국에서 촬영했다. A24는 북미지역의 개봉을 맡고, CJ는 아시아 주요 지역을 맡고 있는데 서로 유통을 맡고 있는 비즈니스의 규모에 비례하여 투자했다고 보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 고경범 영화사업부장 [사진=CJ ENM] |
‘패스트 라이브즈’는 단순히 한국 기업이 재화를 투자한 영화가 아니다. 영화의 핵심 요소로 여겨지는 ‘인연’이라는 요소와 더불어 극중에는 한국적인 요소가 많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캐스팅, 로케이션 등 제작과정에서도 한국 제작진의 힘이 필요한 부분이 존재했다.
고경범 영화사업부장은 “한국 캐스팅, 한국 장소도 촬영해야 했기 때문에 제작 관점에서 3분의 2정도 진행을 맡았고, 이에 따라 촬영 분량, 비즈니스 담당 범위에 맞추어 (A24와) 포지션을 나눠 맡았다"며, "또, A24 팬덤 주변에서 영화를 프로모션했고 저는 이벤트를 기획한다든지, 서로 잘할 수 있는 부분을 나누었다”고 설명했다.
사샤 로이드 대표도 이번 CJ ENM과의 협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번 협업에 대해 ‘값지고 좋은 경험’이라는 말로 표현한 그는 “’패스트 라이브즈’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제작했기 때문에 CJ ENM없이는 못했을 거다. 두 회사가 한데 머리를 맞대고 협업한 결과가 성공적인 영화로 반영됐다 생각하고, 더 많은 프로젝트를 함께 하기를 고대하고있다. 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까지 오르는 영광을 누리게 됐지만, 이게 우리의 시작이 아닐까하는 생각이든다.”고 희망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북미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지만, ‘기생충’과 같은 한국 오리지널 영화는 아니다. 고경범 영화사업부장은 계획하고 있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있지만, 완전한 한국 영화를 만들어 성과를 내고 싶은 의지는 여전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경범 영화사업부장은 “저희의 IP를 활용해 한국의 오리지널리티를 살리고, A급 할리우드 배우와 같이 널리 알려진 배우들을 통해 한국의 스토리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며, “’기생충’도 일종의 블록버스터 영화이기보단 아트하우스 작품에 가까운데, 더 많은 관객이 한국 영화를 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하는 시점에서 고민 중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A24와 CJ ENM이 협업한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는 오는 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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