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임가을 기자] 제28회 춘사국제영화제가 ‘거미집’ 김지운 감독의 최우수감독상 수상을 끝으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 비스타홀에서 제28회 춘사국제영화제가 개최됐다.
한국영화감독협회 소속 감독들이 직접 심사하는 춘사국제영화제는 심사과정에서 정치적·상업적 사안을 감안하지 않고, 본질에만 충실하며 순도 높은 심사를 가했다.
영화제의 그랑프리, 최우수감독상은 ‘거미집’의 김지운 감독이 수상해 올해 춘사국제영화제의 가장 큰 영예를 안았다.
▲ 김지운 감독 [사진=춘사국제영화제] |
김지운 감독은 "영화제에서 가장 큰 상을 감독에게 주는 춘사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게돼 너무나 기쁘게 생각한다. 감독님들이 주신 상이라 더 감개무량하고 역시 감독님들의 눈이 정확하시다는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자리기도 하다."며, “’거미집’은 영화감독뿐만이 아니라 이세상 모든 창작자들, 감당할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하고 극복해 나가는 모든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러브레터이자 찬가다. 요즘 한국영화가 어렵지만 그 당시에는 더 어려웠을 때 많은 선배님들은 어떻게 돌파했는가를 기리면서 만든 영화이기도 하다. 그분들의 위대한 발자취와 여정을 열심히 쫓아가는 영화감독이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남녀주연상은 ‘밀수’의 김혜수와 ‘올빼미’의 류준열이 수상했다.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류준열은 영상을 통해 “꼭 참석해서 직접 상을 받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점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하고,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길 깊게 바라면서 다음에 직접 참석해 받을 수 있는 상이 있었으면 한다.”며 “’올빼미’가 개봉한 지 1년이 넘었다. 그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이번 춘사영화제가 주시는 상이 이 작품을 통해 받는 마지막 상이 될 것 같고, 그런 의미에서 더 남다른 기억이 될 것 같다. 이 자리를 빌어 안태진 감독님, 유해진 선배님, 동료들, 스태프분들께 이 상의 영광을 돌려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 김혜수 [사진=춘사국제영화제] |
이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김혜수는 “’밀수’ 촬영 현장은 정말 그해 여름 뜨거운 날씨보다 더 뜨거웠다. 백여명 가까운 인원들이 각자 다리에서 최선을 다했다. 서로 마주보며 끄덕여주며 용기를 줬던 배우들, 6미터 수심, 부상의 공포를 잊게 해준 휼륭한 스태프분들께 감사드린다. 모든 분들 덕분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며 “촬영하면서 제 짝꿍이었던 염정아씨와는 사랑에 빠지게 됐고 제 파트너였던 조인성씨, 현장에서 지켜보며 참 많이 느끼고 배웠다. 함께 작품할 수 있어서 좋은 배우들이였다. 특히 해녀군단 한분한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6미터 수심에서 모든 걸 가능케 해 주신 코치팀께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심사위원특별상 감독부문을 수상한 ‘달짝 지근해’ 이한 감독은 “’달짝지근해’는 평범한 사람들의 작은 이야기라고 늘 생각했다. 그런데 이렇게 '특별'자가 붙은 상을 주셔서 더 기쁘고 감사하다. 개인적으로 감독으로서는 부족한 점을 많이 느끼고 있기 때문에 부끄러운 마음이 굉장히 큰데, 아마 배우분들과 스태프분들의 도움을 받아서 이 상을 받게 된 것 같다. 감사드리고, 앞으로 부족한 점을 채워나가는 감독이 되겠다.”라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거미집’ 정수정은 “’거미집’이라는 시나리오를 읽고 정말 참여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그 기회를 제게 주시고,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앞으로 더 다양한 모습 보여드리겠다.”라며 기쁜 마음을 전했고 신인남우상을 수상한 ‘올빼미’ 김성철은 “올해 많은 영화제에서 ‘올빼미’를 사랑해 주셔서 저는 자리에 앉아서 항상 축하를 많이 해줬는데 이렇게 처음 상을 받아본다.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더 많은 작품에서 관객분들께 더 좋은 연기로 보답할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하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 사진=춘사국제영화제 |
그 외 영화제에 취지에 맞는 다양한 감독상의 수상 소식도 이목을 끌었다. 한국영화계를 이끌었던 원로 감독 중 특별히 기릴만한 작품이 만들어질 때 수여하는 특별상에는 ‘겨울이야기’의 故신상옥감독이 수상자로 선정됐고, 수상에는 신상옥 감독의 아들인 신정균 감독이 대리수상을 했다.
신정균 감독은 “’겨울이야기’는 신구, 김지숙 선배님이 열연했음에도 불구하고 흥행성이 없다는 이유로 개봉을 못하고 18년간 창고에 있었다. 그 작품을 올해 저와 선후배 감독님들이 필름으로 디지털화해서 개봉을 했다.”며 “신상옥 감독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미개봉작이라는 오명을 벗겨내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했고, 올해 빛을 봤다. 영화를 개봉함으로써 김지숙 배우님의 훌륭한 연기를 세상에 꺼낼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독립장편영화 중에 가장 완성도 있는 연출력을 보여주는 감독에게 수여하는 부문인 주목할만한 시선상은 ‘다음 소희’의 정주리 감독이 수상했다.
정주리 감독은 “먼저 올해 새롭게 만들어진 부문의 첫 수상의 영광을 제게 주셔서 심사위원과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며 “모두가 모든 면에서 한국 영화의 위기를 말하고 있는 지금, 작은 규모의 영화를 만드는 창작자들은 앞으로 닥칠 더욱 혹독한 겨울의 추위를 피부로 느끼며 숨죽이고 있다. 오늘 한국영화의 지극히 높은 이름으로 주신 이 큰 상은 올 한해 독립, 예술영화를 만든 감독님들 모두에게 주시는 상이라 믿고 더욱 열심히 용기 잃지 않고 영화 만들겠다.”고 말했다.
▲ 사진=춘사국제영화제 |
한편, 춘사국제영화제는 한국영화감독협회에서 주최 및 주관하는 영화 시상식으로 공정성 시비와 상업주의적 경향을 극복하고, 제작현장에서 헌신하는 모든 영화 스텝들과 함께 즐기며 영화인과 일반관객이 함께하는 대중적인 축제의 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춘사 나운규의 영화에 대한 열정과 삶에 대한 투혼을 기리고자 개최된 영화제인 만큼, 작품상을 최고상으로 두고 있는 보편적인 타 영화상과 달리 지난 2014년 제19회부터 영화감독의 권위를 높여 유일하게 최우수감독상을 대상으로 설정해 운영중이다.
이날 진행된 시상식에는 故 김수용 감독의 영화 ‘사랑의 묵시록’ 실제 주인공인 윤학자 여사의 외손자인 정석왕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회장이 시상자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 춘사국제영화제의 홍보대사는 일본 출신의 인플루언서 시미즈 유이다. 그는 일본에 한국 화장품들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뷰티 인플루언서로, 브랜드 티르티르·리리베스·라비앙·조선미녀·분크(잡화) 등을 현지에서 히트시킨 바 있다.
한국영화를 매우 좋아해서 홍보대사를 맡게 됐다고 계기를 밝힌 시미즈 유이는 본인의 재능기부를 통해 한국영화 홍보는 물론, 영화제의 재정적 지원을 돕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시상식에 앞서 오후 6시부터 열린 레드카펫 행사에서는 제니플레이스 대표이자 롯데홈쇼핑, 홈앤쇼핑 출신 쇼호스트 정나연과 CJ홈쇼핑, 롯데홈쇼핑 출신 쇼호스트 유형석이 사회를 맡아 진행했다. 특히 정나연은 이번 춘사국제영화제의 만찬을 담당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시상식의 사회자로는 ‘더글로리’ 이후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 송지우, 이규한, 개그맨 이병진이 호흡을 맞춰 유쾌한 진행으로 영화감독, 영화인들의 즐거운 축제의 장을 이끌었다. 이날 영화제는 네이버TV에서 생중계됐다.
다음은 제28회 춘사국제영화제 수상자(작)
▲최우수감독상=김지운(거미집)
▲여우주연상=김혜수(밀수)
▲남우주연상=류준열(올빼미)
▲심사위원특별상(감독부문)=이한(달짝지근해: 7510)
▲심사위원특별상(배우부문)=유해진(달짝지근해: 7510)
▲여우조연상=정수정(거미집)
▲남우조연상=김종수(밀수)
▲신인여우상=고민시(밀수)
▲신인남우상=김성철(올빼미)
▲신인감독상=안태진(올빼미)
▲각본상=현규리, 안태진(올빼미)
▲주목할만한 시선=정주리(다음 소희)
▲공로상=강범구(북극성), 김정용(정무신권)
▲특별상=신상옥(겨울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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