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1년생 김민솔, 8언더파 '깜짝' 단독 2위
'디펜딩 챔피언' 고진영, 마지막 18번 홀서 퀸튜플 보기 수모 '최하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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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타야 티티쿨(사진: BMW코리아) |
[스포츠W 임재훈 기자]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데뷔한 루키로서 시즌 2승을 거두며 신인상 포인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아타야 티티쿨(태국)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2022(총상금 200만 달러/ 우승 상금 30만 달러, 이하 BMW 챔피언십)’ 첫 날 무려 9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두르며 단독 선두에 나서 루키 시즌 3승째를 바라보게 됐다. 티티쿨은 20일 강원도 원주의 오크밸리 컨트리클럽(파72·6천647야드)에서 개최된 대회 첫 날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한 개 버디 7개를 잡아내며 9언더파 63타를 쳐 8언더파 64타를 친 국내 고교생 아마추어 선수 김민솔(수성방통고 1학년)에 한 타 앞선 단독 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티티쿨이 이날 기록한 9언더파 63타는 이 대회 역대 18홀 최저타 기록이다. 지난 3월 'JTBC 클래식'에서 연장 접전 끝에 루키 시즌 첫 우승을 수확한 데 이어 지난 달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역시 연장 접전 끝에 시즌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던 티티쿨은 이로써 약 3주 만에 시즌 게 번째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티티클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루키 시즌 3승과 함께 신인왕을 사실상 굳히게 됨은 물론 고진영을 제치고 세계 랭킹 1위의 자리에도 오를 가능성이 있다. 티티쿨은 경기 직후 기자회견에서 "우선 저도 굉장히 잘 했다고 생각하고 평탄한 라운드였다. 13번 홀에서 이글을 했고 그런 면에서 잘 풀렸다고 생각한다. 라운드를 잘 마쳐서 매우 기분이 좋지만, 내일이 되면 오늘 것을 잊고 내일 라운드에 집중해야 할 것 같다."고 경기 소감과 다음 날 경기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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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에 임하는 티티쿨(사진: BMW코리아) |
티티쿨은 이날 13번 홀(파4) 이글 상황에 대해 "재밌는 상황이었는데요. 핀까지 100야드 정도 남아서 캐디가 제 옆에서 짧게 가라고 했는데, 제가 듣지 않고 제 판단 하에 공격적으로 쳤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그는 신인왕과 세계 랭킹 1위 등극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 매일 코스에 나가서 제가 할 일에 집중하려고 한다. 상이나 어떤 외부의 인정을 원하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골프를 즐기면서 칠 수 있을지 생각하고, 매 샷에 집중하려고 하는 편"이라고 초연한 태도를 나타냈다. 루키로서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티티쿨은 최근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신경 쓰는 부분에 대해 "골퍼로서 일관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일관성 있는 플레이를 매주 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일관성 있는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 최대한 노력을 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이날 국내 선수 가운데는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중인 아마추어선수로서 세계적인 골퍼들 사이에서 전혀 기죽지 않는 플레이로 단독 2위에 오른 김민솔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7월 블루원배 한국주니어 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두각을 나타낸 김민솔은 대한골프협회 추천 아마추어 선수 2명에 포함돼 이번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이날 LPGA 투어 통산 6승을 거둔 하타오카 나사(일본), 통산 2승의 리젯 살라스(미국)와 동반 라운드를 펼친 김민솔은 첫 홀인 10번 홀(파4)부터 버디를 잡아내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뒤 12번 홀(파3)에서 보기를 기록했으나 15번(파5)과 17번 홀(파3)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전반을 마무리했고, 후반 들어서는 3∼6번 홀과 8∼9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단독 선두에서 경기를 마쳤다. 이후 티티쿨에게 추월을 허용하면서 단독 2위로 내려섰지만 김민솔은 이날 LPGA와 국내외 미디어는 물론 골프팬들에게 자신의 이름 석자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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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솔이 10번홀에서 티샷후 미소로 인사하고 있다(사진: BMW코리아) |
김민솔은 경기 직후 믹스트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보기를 줄이자는 마음으로 나왔는데, 만족스러운 경기를 했다. 평소에도 아이언 샷을 좋아하는데, 오늘 감각이 좋아서 짧은 거리의 기회를 많이 만들 수 있었다"고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이어 그는 전지 훈련 때 방을 함께 대선배 고진영을 언급하며 "진영 언니에게 궁금한 점을 많이 물어봤는데, 특히 쇼트 게임에 대한 것이 많았다"며 "연습할 때도 생각을 많이 해야 하고, 머리가 가장 많이 쓰이는 부분이라고 하시더라.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김민솔은 남은 경기에 대해 "공격적으로 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너무 과감하면 위험할 수도 있다"며 "항상 '현재'에 집중해서 매 홀을 열심히 치는 것이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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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진영(사진: BMW코리아) |
한편, 이번 대회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손목 부상 회복이 완전치 않은 상태에서 타이틀 방어에 나선 고진영은 이날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실수와 불운이 겹치며 무려 5타를 잃는 퀸튜플 보기를 범하는 등 라운드 후반부에만 9타를 잃어 8오버파 80타를 기록, 최하위권인 공동 76위로 경기를 마쳤다. 8오버파와 80타 모두 고진영이 LPGA 투어 진출 이후 한 라운드에서 기록한 최악의 스코어다. 종전 기록은 2017년 3월 ANA 인스피레이션 2라운드와 2018년 11월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1라운드의 6오버파 78타. LPGA투어 진출 이후 최악의 스코어를 기록한 고진영이 남은 경기에서 반전을 이뤄내지 못하면 자칫 세계 랭킹 1위 자리에서 내려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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