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선수인 크리스티 안(미국, 세계랭킹 141위)가 생애 처음으로 그랜드슬램 무대에서 승리를 거뒀다.
크리스티 안은 2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뉴욕시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총상금 5천700만달러)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1회전에서 2004년 이 대회 우승자이자 전 세계랭킹 2위의 베테랑 스베틀라나 쿠즈네초바(러시아, 63위)를 1시간35분 만에 세트 스코어 2-0(7-5, 6-2)으로 완파하고 2회전에 진출했다.
크리스티 안이 그랜드슬램 대회 본선 무대에서 승리를 거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08년 이 대회 본선 1회전에서 패했던 크리스티 안은 이후 지난해 호주 오픈과 올해 윔블던에도 본선에 진출했지만 모두 1회전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하지만 2008년 이후 11년 만에 예선을 거쳐 출전한 이번 US오픈 본선에서 쿠즈네초바를 꺾음에 따라 그랜드슬램 본선 3연패 끝에 첫 승을 기록하게 됐다.
특히 쿠즈네초바가 그랜드슬램 2회 우승에다 세계랭킹 2위까지 올랐던 관록에다 이번 대회 직전에 열린 웨스트 앤 서던 오픈(신시내티 마스터스)에서 톱 랭커들을 연파하고 준우승을 차지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는 점에서 크리스티 안의 이번 승리는 이변에 가까운 승리라고 할 수 있다.
1992년 미국 뉴저지 태생으로 한국인 부모를 둔 재미교포인 크리스티 안은 어린 시절 오빠를 따라 테니스를 시작해 주니어 선수로서 성장하다 명문 스탠포드대학교에 진학, 기술경영학을 전공하고 학업을 마친 뒤 다시 테니스 선수로 복귀한 이색적인 이력을 지닌 선수.
그 동안 주로 국제테니스연맹(ITF) 서킷 대회에서 활약하며 여섯 차례 단식 우승 경험이 있는 크리스티 안은 지난 2017년 서울에서 열린 WTA 투어 코리아오픈에 참가해 1회전에서 타티아나 마리아(독일)를 꺾고 2회전에 진출한바 있다.
그는 올해 4월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열린 WTA 투어 클라로 오픈 콜사티나스 대회 1회전에서 2017년 프랑스 오픈 우승자이면서 같은해 코리아오픈 우승자인 옐레나 오스타펜코(라트비아)를 잡는가 하면 이달 초에는 무버달라 실리콘밸리 클래식에서 2회전에서 3번 시드의 엘리세 메르텐(벨기에, 26위)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관록의 베테랑 쿠즈네초바를 꺾고 생애 첫 그랜드슬램 무대 승리를 거둔 크리스티 안은안나 칼린스카야(러시아, 127위)를 상대로 3회전 진출에 도전한다. 칼린스카야는 1회전에서 2017년 이 대회 우승자인 11번 시드의 슬론 스티븐스(미국, 10위)를 꺾고 2회전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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