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 폐회식에서 마지막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
10일간 뜨거운 열전을 벌인 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이 13일 막을 내렸다.
지난 4일 개막한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은 이날 밤 9시(한국시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폐회식을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 46개국 56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해 6개 종목, 78개 세부 종목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홈 이점을 업은 개최국 중국이 금메달 18개(은 20·동 23)를 따내 종합 순위 1위를 기록했고, 전쟁의 고통 속에도 대회에 출전한 우크라이나가 노르딕 스키에서 메달을 휩쓸며 2위(금 11·은 10·동 8)를 차지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패럴림픽위원회(RPC)와 이에 동참한 벨라루스 선수단은 '중립국 선수 자격'으로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개막을 하루 앞둔 3일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의 출전 금지 결정으로 결국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어수선한 정세 가운데서도 대회는 무사히 끝을 향해 달려왔다. 각국 선수단은 '스포츠 정신'과 '평화'라는 가치 아래 연대하며 투혼을 펼쳤다.
2008년 하계올림픽을 개최한 베이징은 이번 동계 대회를 마치며 최초로 동·하계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모두 치른 도시가 됐다.
14년 전 베이징 하계올림픽과 지난달 막을 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폐회식을 연출한 중국의 유명 영화감독 장이머우가 이번 패럴림픽에서도 개·폐회식 총연출을 맡았다.
개회식과 마찬가지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앤드루 파슨스 IPC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폐회식 주제는 '따뜻함 속 영원'(In Warmth Eternal)이다.
베이징 패럴림픽이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따뜻한 기억이 되길 바란다는 뜻을 담았으며, 경기 하이라이트 등을 통해 다 함께 이번 대회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뒤이어 각국 선수단의 기수가 국기를 들고 입장해 퍼레이드를 이어갔다.
한국은 46개국 중 35번째로 등장했으며, 개회식 기수였던 휠체어컬링 '팀 장윤정고백'(의정부 롤링스톤)의 리드 백혜진이 또 한 번 태극기를 들고 입장했다.
한국 선수단에선 장애인아이스하키 대표팀과 스노보드, 알파인스키 대표팀 선수들과 임원 등 38명이 폐회식에 참석했다.
우리나라는 이번 동계 패럴림픽에 선수 31명과 임원 48명 등 79명을 파견, 6개 전 종목에 참가했으나 메달 획득엔 실패했다.
2018년 평창 대회에서 금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수확한 한국이 동계 패럴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건 2014년 소치 대회 이후 8년 만이다.
베이징에서의 대장정이 끝나면서 선수들은 아쉬움을 묻고 4년 뒤 이탈리아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패럴림픽을 기약했다.
천지닝 베이징 시장의 손을 떠난 패럴림픽기는 파슨스 IPC 위원장을 거쳐 안나 스카부초 밀라노 부시장과 잔피에트로 게디나 코르티나 담페초 시장에게 건네졌다.
이후에는 차기 개최지를 홍보하는 '우리는 빛이다'(We Are The Light)라는 주제의 영상이 상영됐다.
폐회 선언을 위해 단상에 오른 파슨스 위원장은 "아시아에서의 세 차례 연속 대회(2018 평창·2020 도쿄·2022 베이징)를 치르며 패럴림픽은 더욱 커지고, 강해졌다"며 동북아 3연속 패럴림픽을 돌아봤다.
개회식 연설에서 '평화'를 외쳤던 그는 이날도 "'다름'은 우리를 갈라놓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를 단결시켰다"면서 "단결을 통해 우리는 희망을 가지게 됐다. 포용에 대한 희망, 화합에 대한 희망, 무엇보다 평화에 대한 희망이다. 인류는 대화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살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파슨스 위원장이 폐막을 선언하자 열흘간 베이징을 밝게 비춘 성화가 어둠 속으로 사라지며 여정의 마침표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