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시드니올림픽 미국과 경기에서 골밑슛을 시도하는 전주원 감독.(사진: 연합뉴스) |
한국 여자농구의 '전설' 전주원(49) 아산 우리은행 코치가 20년 만에 다시 올림픽 무대에 서게 됐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27일 전주원 감독과 이미선(42) 용인 삼성생명 코치를 올해 도쿄올림픽 여자 대표팀 감독과 코치에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전주원 감독은 한국 여자 농구가 낳은 대표적인 스타 플레이어 출신 지도자다.
선일초등학교 5학년 때 농구를 시작해 이후 선일여중, 선일여고를 거친 전 감독은 1991년 현대 여자농구단에 입단, 농구대잔치 신인상을 받으며 성인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해마다 농구대잔치 베스트 5와 어시스트 1위를 거의 놓치지 않았고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1997년과 1999년 아시아선수권 우승을 이끌며 한국 여자농구의 간판 가드로 활약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한국 대표팀을 4강에 올려놓은 것은 물론 쿠바와 경기에서 10점, 10리바운드, 11어시스트로 올림픽 농구 사상 남녀를 통틀어 최초의 트리플더블 주인공이 됐다.
프로 출범 이후에도 1999년 여름, 2000년 겨울, 2003년 여름리그 등에서 어시스트 1위를 차지했고 출산 때문에 2004년 한 차례 은퇴했다가 2005년 여름리그에 복귀해서도 7시즌 연속 어시스트 1위를 놓치지 않았다.
2011년 신한은행에서 은퇴한 전 감독은 신한은행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2012년 우리은행으로 옮겨 지금까지 코치로 재직 중이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당시 대표팀 코치였던 전 감독은 선수로 나간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20년 만에 다시 올림픽 코트에 이번엔 감독으로 복귀하게 됐다.
여자농구 국가대표 감독에 여성 지도자가 지휘봉을 잡은 사례는 최근 2005년 동아시아경기대회 박찬숙, 2006년 존스컵과 2009년 동아시아경기대회 정미라 감독이 있었다.
그러나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서 여성 감독이 대표팀을 지휘하는 것은 이번 전주원 감독이 최초다.
특히 전 감독은 이번 올림픽에서 자신의 감독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전 감독은 그동안 프로팀들로부터 여러 차례 '감독 러브콜'을 받았으나 이를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큰 임무를 맡았으니 어떻게 해야 할까 걱정이 앞선다"며 "지금은 목표를 몇 강이라고 얘기하기보다 선수들이 가진 실력을 최대로 발휘해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올림픽 출전을 앞둔 각오를 전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과 2002년 세계선수권 4강까지 올랐던 한국 여자농구는 이후 세계 정상권에서 멀어졌다.
올림픽은 2008년 베이징 대회 8위 이후 2012년 런던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세계선수권에서도 2010년 체코 대회 8강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이 없다.
전주원 감독은 "총대를 멨으니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