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영, '현역 은퇴 경기' KLPGA 챔피언십 첫 날 선전 "매 홀, 매 샷이 떨렸다"

임재훈 기자 / 기사승인 : 2024-04-28 06:5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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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채영(사진: KLPGA)
 [스포츠W 임재훈 기자] 2023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첫 메이저 대회  '크리스 F&C 제45회 KLPGA 챔피언십'(총상금 13억원)에서 자신의 현역 은퇴 무대를 갖고 있는 윤채영이 첫 날 경기에서 선전을 펼쳤다.   윤채영은 27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 산길·숲길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와 보기를 3개씩 기록하며 이븐파 72타로 경기를 마쳤다. 순위는 공동 41위. 출전 선수들이 혀를 내두를 만큼 어려운 핀 위치와 딱딱하고 빠른 그린에도 불구하고 윤채영은 컷 통과가 가능한 순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자신의 현역 은퇴 경기에서 일단 4라운드를 모두 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국내 최고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KLPGA 챔피언십 무대에서 쟁쟁한 후배들과 경쟁을 펼쳐 준수한 스코어로 경기를 마친 윤채영은 "정말 매 홀이 긴장이었고 매 샷이 떨렸다"고 경기 소감을 전했다.  윤채영은 이번 대회에 앞서 일본에서 이미 은퇴 경기를 한 번 치렀다. 지난달 자신의 클럽 후원사가 주최하는 야마하 레이디스 오픈에서 JLPGA 투어 은퇴 경기를 치른 것. 윤채영은 "(팬분들이) 많이 오셔서 정말 너무 감동을 많이 받았는데 또 부담이 됐던 것 같다. (부진한 성적에) 사실 저 좀 창피했다."고 털어놨다.  윤채영은 오랜 기간 자신의 의류 스폰서를 맡아준 크리스 F&C가 주최하는 이번 대회를 한국 무대를 포함한 자신의 현역 선수생활 전체를 결산하는 은퇴 무대로 삼았다.  윤채영은 "일본에서 마지막 시합을 하고 왔는데 팬분들에게 좋은 마지막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제가 너무 헤매서 이번에 더 위축이 됐다. 이번 주에 시합 나오는 것도 사실 '즐겁게 하자'는 생각은 하고 왔지만 나름 어떻게 플레이를 잘 해보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그렇게 플레이를 잘 해보고싶다는 마음에 윤채영은 이날 자신의 클럽이 아닌 얼마전 은퇴한 '레전드' 홍란의 클럽을 빌려 라운드를 치렀다.  윤채영은 "제가 전같이 선수 생활을 할 때만큼 겨울에 또 연습을 안 하다 보니까 제 채가 이제 버겁게 느껴졌다"며 홍란 언니와 지난 주에 같이 라운드를 했는데 좀 휘두르기 편하더라고요 제 채와 같은 스펙인데...그래서 그거 가지고 오늘 쳤다."고 설명했다.  윤채영은 대회 2라운드가 열리는 28일 홍란이 대회장을 찾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2006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윤채영은 11년 연속 정규투어 시드를 유지한 가운데 1승을 거뒀다.  윤채영이 KLPGA투어에서 수확한 유일한 우승이 자신의 160번째 출전 대회였던 2014년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는 '골프 여제' 박인비를 꺾고 수확한 우승이었다는 점에서 단순한 1승 이상의 무게감을 갖는 우승이라고 할 수 있다.  2017년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통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도전에 나선 윤채영은 지난해까지 6년 연속 1부 투어 시드를 유지하는 가운데 159개 대회에서 네 차례 준우승을 기록했다.  
▲윤채영(사진: 스포츠W)
 한국과 일본에서 활동하는 17년이라는 기간동안 단 한 번도 하부 투어로 강등되지 않은 꾸준함과 저력이 윤채영의 빛나는 미모보다 더 그를 빛나게 만드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윤채영 역시 '멈춤'을 결심해야 하는 순간을 맞았다.  윤채영은 "일단 제가 계속 일본만 있었기 때문에 한국에 오려면 또 시드전을 가야 했는데 또 그러기에는 그 정도의 에너지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골프를 좋아하는 마음은 큰데 그래서 '이제 그만하자 오래 했다'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고 은퇴를 결심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예전에는 정신력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좀 몸이 힘들고 버겁다라는 생각이 딱 들었다. 원래는 제가 좀 힘들어도 '여기서 좀 할 수 있다'는 이렇게 정신력으로 밀어붙이면 또 극복하는 그런 플레이 내용들이 있었는데 작년 시즌 때 넘어가야 될 때 무너지는 제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딱 들었다."고 말했다.  

윤채영은 자신의 현역 마지막 대회인 이번 대회 목표에 대해 "진짜 그냥 마지막이니까 '진짜 멋지게 즐기자. 진짜 재밌게 치자'는게 목표였는데 뭐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해서 또 상위권 진입까지 목표로 세우고 가겠다."고 말하며 멋적게 웃었다. 

 

털털한 말투로 던진 한 마디였지만 코스에 서 있는 순간 스스로 승부사임을 본능적으로 잊지 못하는 존재임이 드러나는 한 마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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