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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사진: 연합뉴스 |
[스포츠W 임재훈 기자] 한국배구연맹(KOVO)과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7개 구단은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해 마련했던 매뉴얼에 따라 취소될 예정이던 포스트시즌 경기를 축소해서 치르는 쪽으로 급선회하는 결정을 내렸다. KOVO는 11일 "페퍼저축은행에서 2명의 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발생해 3월 16일인 여자부 재개 날짜를 20일로 연장했다"라며 "이번 중단으로 여자부 누적 리그 중단 기간이 26일이 됨에 따라 포스트시즌(PS)을 포기해야 하지만, 각 구단과 긴급 대책회의를 통해 포스트시즌은 축소해서 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KOVO는 "현재 여자부 인기 상승을 유지하고 팬서비스를 제공하며 마지막까지 최선의 모습을 팬들께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7개 구단 만장일치로 포스트시즌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매뉴얼 백지회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KOVO는 이어 "여자부 리그 일정은 재편성해 추후 공지할 예정이며 남녀부 시즌 완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10일 실시한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선수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KOVO에 보고했다. ' 선수 16명을 보유한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8일 선수 1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된 데 이어 이번에 2명이 추가로 확진되면서 총 3명이 코로나19로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기존 부상 선수 3명까지 포함하면 현재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페퍼저축은행 선수는 10명으로, 경기를 진행할 수 있는 최소 엔트리(12명)를 채우지 못한다. 지난달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12∼20일 리그를 멈춘 V리그 여자부는 최근 현대건설, GS칼텍스 선수단 대부분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지난 6일 정규리그 일정이 다시 중단됐고, 인삼공사에서도 추가 감염이 확인되자 정규리그 재개일을 이달 14일에서 16일로 연기했다.
그런데 이번에 페퍼저축은행에서 확진자가 추가로 나옴에 따라 20일까지 리그 재개일이 밀리게 되면서 프로배구 여자부의 리그 중단일수는 총 26일로 늘어나게 됐다.
KOVO은 코로나19 매뉴얼에 4∼6라운드에 정규리그를 중단할 경우 중단 기간이 2주 미만이면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 잔여 경기 수를 유지하고, 2∼4주면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 일정을 축소, 4주 이상 중단되면 리그를 조기에 종료한다고 방침을 정했다.
KOVO는 이후 리그 중단 기간이 14∼23일이면 정규리그 수는 유지하되 포스트시즌을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 단판, 챔피언결정전 3전 2승제로 축소해 치르고 또 24∼28일간 중단되면 6라운드 정규시즌을 종료하고 포스트시즌은 열지 않는 것으로, 그리고 리그 중단이 28일을 넘어가면 코로나19가 엄습한 2년 전처럼 리그를 조기에 종료하는 것으로 규정을 세분화 했다.
이에 따르자면 현재 상황 만으로도 프로배구 여자부 포스트시즌 경기는 열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KOVO는 방역을 철저히 하겠다며 스스로 마련한 규정을 단 한 차례의 회의로 손바닥 뒤집듯 바꿔 포스트시즌 경기를 강행하는 결정을 내렸다. 프로배구 여자부 7개 구단 가운데 절반이 넘는 4개 구단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음에도 기존에 잘 만들어 놨던 규정을 백지화 시킨 KOVO와 구단들은 '안전불감증'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고 '누구를 위한 봄 배구냐'는 물음에 답을 찾아야 하는 상황을 자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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