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치 퀸' 성유진, "실패가 나를 강하게 만들어...내일은 없다는 생각으로 집중"

임재훈 기자 / 기사승인 : 2023-05-21 21:4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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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서 박현경 4홀차 제압
지난해 '롯데 오픈' 우승 이후 350일 만에 통산 2승째

▲ 성유진(사진: KLPGA)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23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9억원, 우승상금 2억2천500만원)을 제패, 데뷔 후 처음으로 '매치 퀸'의 자리에 등극한 성유진(한화큐셀)이 기자회견을 통해 우승 소감과 함께 우승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놓는 시간을 가졌다. 

 

성유진은 21일 강원도 춘천 라데나 골프클럽(파72·6천350야드)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투어 통산 4번째 우승에 도전했던 박현경(한국투자신탁)을 4홀 차로 꺾었다. 

 

지난해 데뷔 후 두 번째 출전한 이 대회에서 처음으로 8강에 진출해 최종 5위에 올랐던 성유진은 이로써 세 번째 출전한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조별예선부터 결승까지 단 한 판도 내주지 않고 7연승 행진을 이어간 끝에 거둔 완벽한 우승으로, 성유진의 2023시즌 첫 우승이자 지난해 6월 '롯데 오픈' 우승 이후 11개월 16일(350일) 만에 수확한 KLPGA투어 통산 두 번째 우승이다. 

 

이번 우승으로 상금 2억2천500만원을 획득한 성유진은 단숨에 2023시즌 KLPGA투어 상금 순위 3위로 뛰어올랐다. 


성유진은 우승직후 기자회견에서 "한 홀 한 홀 내 플레이만 잘하자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좋은 결과로 보답받게 돼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 우승 기자회견에 임하는 성유진(사진: KLPGA)

 

지난해 데뷔 첫 우승 이후 11개월 만에 두 번째 우승을 거둔 비결에 대해 성유진은 "항상 스스로 잘 치는 선수가 아니라고 생각해왔다. 매년 발전하고, 지난해보다 더 나은 선수가 되는 게 목표였다. 이런 목표를 세우고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발전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날 경기 전략에 대해 "상대방에게 버디 찬스가 오면 파를 하든 보기를 하든 지는 것은 똑같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퍼트를 하려고 했다."며 "그리고 매치플레이는 초반에 버디를 기록하지 못하면 후반에 힘든 경기를 하기 때문에 초반에 최대한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려고 했다."고 공격적인 퍼트가 초반 기선 제압은 물론 승리의 원동력이 됐음을 밝혔다. 

 

왼쪽 엄지 손가락에 부상을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에서 7전 전승 우승이라는 완벽한 우승을 이룬 성유진은 "오늘도 샷을 할 때마다 통증이 있었다. 하지만 내일은 없다는 생각으로 샷 하나하나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돌아봤다.   

 

성유진은 지난 달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롯데 챔피언십'에서 대회 막판까지 선두를 달리다 연장전에서 역전을 허용하며 다 잡았던 우승을 놓치고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이후 KLPGA투어에 복귀 하자마자 시즌 첫 메이저 대회 '크리스 F&C 제45회 KLPGA 챔피언십'(8위)과 지난 주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9위)에서 톱10에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오다 이번 대회에서 한층 안정된 경기력을 과시한 끝에 우승을 차지, 투어 최정상급 선수로 성장했음을 입증했다.  

 

이어 그는 스스로 발전된 부분에 대해 묻는 질문에 "기술적인 것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해외투어를 다녀와서 도전했던 마음가짐과 실패의 경험이 멘탈적인 부분을 포함해 한 사람으로서 더 강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 결승 상대인 박현경과 포옹을 나누는 성유진(사진: KLPGA)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인 성유진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프로 데뷔 초기까지 이날 결승 상대였던 박현경을 포함해 임희정(두산건설위브), 조아연(한국토지신탁) 등 동갑나기 국가대표 출신 동료 선수들의 그늘에 가려 한동안 빛을 보지 못하고 시드순위전을 오가는 힘든 시기를 겪어야 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성유진은 지난해 이 대회 8강전에서 패배를 안겼던 임희정을 16강전에서 만나 설욕에 성공한 데 이어 결승에서는 박현경마저 제압했다. 

 

성유진은 "사실 한 번도 내 동기들보다 잘해본 적이 없었다. 아예 클래스가 다르다는 생각으로 나와 비교하지 않았다. 나는 나만의 스타일대로 최선을 다하면서 하루하루 살아왔더니 이렇게 좋은 날이 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루키 시즌에는 굉장히 힘들었다. 큰 꿈을 안고 정규투어에 왔지만 현실은 참혹했다. 시드전에 가야 한다는 사실이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래도 시드순위전을 거쳐 2020시즌 ‘맥콜 · 용평리조트 오픈’에서 준우승했을 때 골프에 대한 열정이 다시 살아났다."고 돌아봤다. 

 

성유진은 앞으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메인 스폰서 대회인 한화 클래식에서 우승하는 것이 이번 시즌 가장 큰 목표다. 2주 뒤에 있는 롯데 오픈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는 것도 목표로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성유진의 기자회견 일문일답(자료 출처: KLPGA)

 

▲ 성유진(사진: KLPGA)


Q. 우승 소감?

한 홀 한 홀 내 플레이만 잘하자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좋은 결과로 보답받게 돼 정말 기쁘다. 


Q. 지난해 4년 만에 첫 우승을 거두시고 1년도 안 돼서 다시 우승...비결은?

항상 스스로 잘 치는 선수가 아니라고 생각해왔다. 매년 발전하고, 지난해보다 더 나은 선수가 되는 게 목표였다. 이런 목표를 세우고 있기 때문에 조금 더 발전했던 것 같다. 


Q. 발전된 것이 있다면?

기술적인 것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해외투어를 다녀와서 도전했던 마음가짐과 실패의 경험이 멘탈적인 부분을 포함해 한 사람으로서 더 강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 


Q. 동갑내기 선수들의 활약을 보면서 힘들었던 순간이 있었을 텐데, 어떻게 이겨냈는지?

사실 한 번도 내 동기들보다 잘해본 적이 없었다. 아예 클래스가 다르다는 생각으로 나와 비교하지 않았다. 나는 나만의 스타일대로 최선을 다하면서 하루하루 살아왔더니 이렇게 좋은 날이 왔다.


Q. 캐디가 큰 도움이 됐다고 했는데?

혈압이 있어 체력적으로 힘들 때 숨이 잘 안 쉬어질 때가 있다. 원래는 안 그랬는데, 최근 장거리 비행을 많이 하면서 생긴 증상이다. 오늘도 11번 홀에서 그런 증상이 왔는데, 캐디와 얘기하면서 긴장을 풀고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Q. 왼쪽 엄지손가락 부상은 어떤지?

오늘도 샷을 할 때마다 통증이 있었다. 하지만 내일은 없다는 생각으로 샷 하나하나에 집중하려고 했다. 


Q. 어떤 전략으로 나왔는지?

상대방에게 버디 찬스가 오면 파를 하든 보기를 하든 지는 것은 똑같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퍼트를 하려고 했다. 그리고 매치플레이는 초반에 버디를 기록하지 못하면 후반에 힘든 경기를 하기 때문에 초반에 최대한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려고 했다.  


Q. ‘대기만성’형 골퍼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계기가 있다면?

루키 시즌에는 굉장히 힘들었다. 큰 꿈을 안고 정규투어에 왔지만 현실은 참혹했다. 시드전에 가야 한다는 사실이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래도 시드순위전을 거쳐 2020시즌 ‘맥콜 · 용평리조트 오픈 with SBS Golf’에서 준우승했을 때 골프에 대한 열정이 다시 살아났다.  


Q. 이번 시즌 앞두고 어떤 준비를 했는지?

원래 전지 훈련을 3년 동안 안 갔다. 올해 처음으로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갔는데, 확실히 전지훈련을 다녀오면 시즌 초반 샷감이 일찍 올라온다는 것을 느꼈다. 전지훈련 덕분에 좋은 성적을 내는 것 같다. 


Q. 유소년 골프에 기부를 많이 하는데...

이번에도 기부할 예정이다. 유소년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많이 필요한 상황인데, 내가 기부함으로써 유소년 선수들이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이런 선배들을 보면서 꿈을 키워나갔으면 좋겠다. 


Q. 남은 시즌 목표는?

메인 스폰서 대회인 한화 클래식에서 우승하는 것이 이번 시즌 가장 큰 목표다. 2주 뒤에 있는 롯데 오픈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는 것도 목표로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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