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유진(사진: KLPGA) |
[스포츠W 임재훈 기자] 성유진(한화큐셀)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데뷔 후 처음으로 '매치 퀸'의 자리에 등극했다.
성유진은 21일 강원도 춘천 라데나 골프클럽(파72·6천350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2023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9억원, 우승상금 2억2천500만원) 결승에서 박현경(한국투자신탁)을 4홀 차로 꺾었다.
성유진은 이날 경기 초반이던 2번 홀부터 내리 세 홀을 따내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고, 이후 7번 홀을 박현경에게 내줬지만 전반 마지막 홀이었던 9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3홀을 앞선 가운데 후반 라운드에 돌입했다.
후반 첫 홀인 10번 홀에서 버디 기회를 맞은 성유진은 그러나 파에 그치면서 박현경과 격차를 벌리는데 실패한 이후 곧바로 11번 홀을 박현경에게 내주면서 격차가 두 홀 차로 줄어들어 잠시 위기감이 감돌기도 했다.
하지만 성유진은 12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다시 격차를 3홀 차로 벌린 뒤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며 승기를 잡았음을 드러냈고, 이어진 13번 홀에서도 버디를 잡아내며 승리를 확신하는 다이내믹한 버디 세리머니를 펼쳐보였다. 박현경과의 격차는 4홀 차로 벌어졌다. 사실상 성유진의 승세가 굳어지는 순간이었다.
▲ 성유진(사진: KLPGA) |
결국 4홀을 앞선 가운데 15번 홀에 나선 성유진은 버디 퍼팅을 놓쳤지만 박현경이 컨시드를 주면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지난해 데뷔 후 두 번째 출전한 이 대회에서 처음으로 8강에 진출해 최종 5위에 올랐던 성유진은 이로써 세 번째 출전한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조별예선부터 결승까지 단 한 판도 내주지 않고 7연승 행진을 이어간 끝에 거둔 완벽한 우승으로, 성유진의 2023시즌 첫 우승이자 지난해 6월 '롯데 오픈' 우승 이후 약 11개월 만에 수확한 KLPGA투어 통산 두 번째 우승이다.
지난 달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롯데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이후 KLPGA투어에 복귀 하자마자 시즌 첫 메이저 대회 '크리스 F&C 제45회 KLPGA 챔피언십'(8위)과 지난 주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9위)에서 톱10에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오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성유진은 2주 뒤 열리는 롯데 오픈에서 생애 첫 타이틀 방어에 성공할 가능성에 청신호를 켰다.
▲ 성유진(왼쪽)과 박현경(사진: KLPGA) |
성유진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결승 상대 박현경이 항상 한 발 앞서가고 있었던 선수 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날 결승에서 부담감이 없었는지 묻는 질문에 " 제가 한 발 항상 뒤쳐졌던 건 맞다. 그래서 경쟁 상대로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현경 프로와 플레이를 비슷하게 할 수 있는지 더 생각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12번 홀에서 버디를 잡고 주먹을 불끈 쥐며 버디 세리머니를 한 데 대해 "너무 체력적으로 부담이 돼서 점점 다운이 됐었다. 그래서 제 스스로 기분을 좀 더 업(UP) 시키고 응원 오신 팬분들이 너무 많으셔서 팬분들을 위해서 보답한다는 마음으로 세리머니를 더 크게 했다"고 설명했다.
성유진은 LPGA 롯데 챔피언십 연장 승부가 이번 대회에서 도움이 됐는지 묻자 잠시 목이 메이는 말투로 "그때 좀 많이 힘들었었는데 오늘 이렇게 이겨낸 것 같아서 마음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남은 시즌 목표에 대해 "제 스폰서가 한화큐셀인데 한화큐셀이 또 KLPGA 메이저 대회를 열고 있기 때문에 한화 메이저 시합(한화클래식)에서 우승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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