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이나가 오구 플레이를 저질렀다고 뒤늦게 고백한 DB그룹 제36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 1라운드 당일 믹스트존에서 스포츠W와 인터뷰를 가졌을 당시 윤이나(사진: 스포츠W) |
[스포츠W 임재훈 기자]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데뷔, 30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 능력을 앞세워 루키 선수들 가운데 가장 먼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장타 여왕' 윤이나(하이트진로)가 경기중 저지른 '오구 플레이'(자신의 공이 아닌 다른 플레이어의 공으로 플레이 하는 것)를 뒤늦게 고백하고 자숙의 의미로 당분간 출전을 중단하겠다고 밝혀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윤이나는 이날 매니지먼트를 맡은 크라우닝을 통해 발표한 사과문에서 지난달 16일 DB그룹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 15번 홀에서 오구 플레이를 했다고 털어놨다.
러프에 떨어진 볼을 쳤는데 그린에 올라가 보니 자신의 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챘지만 그대로 경기를 이어갔다는 것.
윤이나는 "처음 겪는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순간 판단이 서지 않았다"면서 "선수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는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라며 "협회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그에 따른 조치를 달게 받겠다"고 다짐했다.
윤이나가 오구 플레이를 저지른 날은 윤이나가 첫 홀인 10번 홀(파5)에서 샷이 두 차례나 오비(OB, out of bounds)로 나가면서 한 홀에서만 6타를 잃는 '섹스튜플 보기'(sextuple bogey)를 범한 뒤 곧바로 다음 홀인 11번 홀(파3)에서 홀인원을 잡아내는 진풍경을 연출한 날이기도 했다.
윤이나는 "성적에만 연연했던 지난날을 처음부터 되짚어 보며 반성하는 시간을 갖겠다"면서 당분간 대회에 출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실상 언제 필드에 복귀할 지 알 수 없는 무기한 출전 중단이다.
2003년생으로 국가대표 출신인 윤이나는 올 시즌 매 대회 300야드를 넘는 장타력을 과시하며 투어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 부분 1위에 올라 있는 선수로 지난 3일 맥콜·모나파크 오픈 준우승에 이어 17일 에버콜라겐 퀸즈 크라운 우승으로 일약 KLPGA투어를 대표하는 인기 스타로 떠올랐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선수 커리어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기게 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크라우닝 관계자는 "윤이나 선수가 심리적으로 매우 힘들다. 이벤트나 광고 촬영, 미디어 인터뷰 등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언제 필드로 복귀할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대한골프협회는 "윤이나가 오구 플레이를 했다고 지난 15일 자진 신고했다"며 "윤이나의 한국여자오픈 성적을 컷 탈락에서 실격으로 수정하고 한국여자오픈 출장 정지를 비롯한 징계는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소집해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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