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원, 레인보우힐스의 여왕 대관식...'메이저' 한국여자오픈 연장 대역전승

임재훈 기자 / 기사승인 : 2023-06-18 17: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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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에 3타 뒤진 3위로 최종 라운드 돌입...2차 연장 접전 끝에 마다솜, 김민별 제쳐
지난해 한화클래식서 생애 첫 우승...한국여자오픈 우승으로 메이저에서만 2승
▲ 홍지원(사진: KGA)

 

[스포츠W 임재훈 기자] 홍지원(요진건설)이 어렵기로 악명 높은 레인보우힐스에서 극적인 연장 역전 승부를 펼치며 '메이저 퀸'에 등극했다. 

 

홍지원은 18일 충북 음성군의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DB그룹 제37회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2억원, 우승상금 3억원)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쳤다. 

 

전날 3라운드까지 11언더파 205타로 선두 마다솜(삼천리)에 3타 뒤진 3위로 최종 라운드에 돌입한 홍지원은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 마다솜, 김민별(하이트진로)와 동률로 경기를 마쳤고, 대회 사상 처음으로 세 명의 선수가 연장전에 돌입했다. 

 

그리고 두 번째 연장전에서 홍지원이 버디를 잡아내면서 우승을 차지, 그린 자켓을 입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림과 동시에 올 시즌 단일 대회 우승 상금으로는 최고액인 3억 원을 거머쥐었다. 아울러 '내셔널 타이틀리스트'의 칭호도 얻게 됐다.   

 

홍지원은 이날 첫 홀을 버디로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이후 두 번째 홀과 세 번째 홀에서 더블보기와 보기를 범해 3타를 잃으며 우승 경쟁에서 이탈하는 듯했으나 후반 첫 홀이었던 10번 홀부터 12번 홀까지 세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 경쟁에 재합류했다. 

 

세 명의 선수가 연장 첫 번째 홀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하자 2차 연장은 18번 홀의 홀 위치를 바꾼 뒤 시작했고, 승리의 여신은 홍지원을 향해 미소지었다. 

 

티샷을 페어웨이가 아닌 러프에 떨어뜨린 홍지원은 두 번째 샷을 롱 아이언으로 시도했고, 홍지원의 클럽을 떠난 공은 그린에서 한 차례 크게 바운드 되더니 앞으로 굴러간 끝에 홀에서 1m 안팎의 위치에 멈춰섰다. 

 

반면, 라운드 내내 선두를 달리다 연장 승부를 허용한 마다솜은 티샷을 페널티 구역으로 보내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며 사실상 우승권에서 이탈했고, 정규 라운드 마지막 18번 홀에서 극적으로 버디를 잡아내며 연장전에 합류한 김민별은 2차 연장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는데는 성공했지만 홍지원에 비해서는 한참 먼 곳에 공을 올린 이후 버디 퍼트에 실패했다.

 

그리고 잠시 후 홍지원은 짧은 버디 퍼트를 챔피언 퍼트로 연결시키며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해 한화클래식을 제패, 데뷔 첫 우승을 메이저 우승으로 장식했던 홍지원은 이로써 약 10개월 만에 데뷔 두 번째 우승도 메이저 대회 우승으로 장식하는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 홍지원(사진: KGA)

 

홍지원은 우승 직후 중계진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너무 얼떨떨하다. 사실 전반전까지만 해도 우승을 할 거라고 예상을 못해서 더 얼떨떨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재 KLPGA투어 드라이브 비거리 115위의 홍지원은 장타자들인 마다솜, 김민별을 상대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원인에 대해 "장타 선수들은 장타가 무기인 만큼 저는 장타 선수만큼 거리는 안 나오지만 다른 것을 무기로 생각하고 더 자신 있게 플레이 한다. '뒤에서도 더 잘 붙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항상 임한다"고 밝혔다. 

 

홍지원은 이날 승부를 사실상 결정 지은 두 번째 연장전의 두 번째 아이언 샷에 대해 "살짝 티샷이 왼쪽으로 당겨져서 러프에 들어갔는데 그게 오히려 더 득이 됐던 것 같다."며 "(그린) 앞에 바운드 돼서 치고 올라가는 샷이 오히려 롱 마이언을 치는 제 입장에서는 조금 더 편했던 것 같아서 오히려 더 잘 붙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난이도가 높은 코스에서 열리는 메이저 대회에서만 2승을 거둔 데 대해 "우선 변수가 많으면 다른 선수들도 똑같이 어렵다고 생각을 해서 저도 그렇게 어렵다고 생각을 하지 않고 자신감 있게 플레이해서 조금 더 이런 변수 있는 코스에서 성적이 더 잘 나오는 것 같고 (쉬운 홀에서) 타수를 잃어도 어려운 홀에서도 버디를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항상 임해서 잘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KLPGA투어 데뷔 후 거둔 두 차례 우승을 모두 메이저 우승으로 장식한 홍지원은 "남은 메이저 대회 3개를 우승해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게 제일 큰 목표"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반면 2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렸고, 이날도 라운드 내내 선두 경쟁에서 이탈하지 않았던 마다솜은 끝내 두 번째 연장에서 단 한 번의 치명적인 티샷 실수로 생애 첫 승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고 데뷔 첫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 마지막 18번 홀에서의 극적인 버디 퍼트로 꺼져가던 우승의 희망을 살려낸 김민별 역시 홍지원의 정교한 샷에 무릎을 꿇으며 국가대표 선배 마다솜과 데뷔 첫 준우승의 성과를 나눠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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