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임가을 기자] “작품이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질 때 새롭게 재해석 되고 다른 시각으로 보여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유미의 세포들 이야기를 다른 작가(감독)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 기존의 독자들에게도 훨씬 재밌을 거라 생각한다.”
[유미의 세포들]은 지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네이버웹툰을 통해 연재된 웹툰으로, 주인공 ‘유미’의 머릿속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세포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현재 극장가에서 상영되고 있는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는 본 작품을 애니메이션화 한 첫 작품이다.▲ 이동건 작가 |
지난 3일 개봉한 애니메이션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의 원작인 네이버웹툰 [유미의 세포들]을 창작한 이동건 작가는 스포츠W와의 서면 인터뷰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동건 작가는 이번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개봉한 소감에 대해 “오래전 그렸던 작품이라 화려하게 움직이는 캐릭터들을 오랜만에 다시 보게 돼서 뭉클한 기분이었다. 작은 화면에서만 보던 캐릭터들을 극장의 커다란 화면을 통해 보는 것은 짜릿한 경험이다. 많은 사람이 보내준 애정 덕분에 여기까지 오게 됐다.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이 발전하며 한국의 여러 IP가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하고 있지만, 여전히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활성화된 시장이라 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이번 [유미의 세포들]의 애니메이션은 OTT 플랫폼을 통한 시리즈물이 아닌 극장판 형식으로 제작됐다.
이에 대해 이동건 작가는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여러 IP 계약 중 하나였다. 그래서 제가 직접 극장판 포맷을 선택하지는 않았지만, 만약 제가 선택한다 해도 시리즈 애니메이션보다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끌렸을 것 같다. 서사적인 즐거움을 강하게 보여줄 수 있으니까”라고 전했다.
▲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포스터 [사진=티빙] |
[유미의 세포들]은 이번 애니메이션에 앞서 동명의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로 먼저 영상화됐다. 원작자인 이동건 작가는 드라마와 애니메이션 포맷이 가지는 각자의 강점을 설명했다.
“드라마는 대부분의 에피소드를 정리해서 아기자기한 유미의 일상 속 사건들을 전부 즐기는 느낌이라면 애니메이션은 주인공 유미가 겪는 가장 큰 심경의 변화를 그린 작품이라 처음 유미의 세포들을 접하시는 분들도 몰입해서 보실 수 있으실 것 같다. 다만 드라마에 등장하는 세포들의 바보 같지만 귀여운 작은 사건들은 영화에서는 다 볼 수 없었던 건 아쉽기도 했다.”
[유미의 세포들]은 드라마, 애니메이션 이외에도 게임, 웹소설 등 여러 포맷으로 재탄생했다. 작품이 다양한 형식으로 재탄생할 수 있게끔 만드는 면모에 대한 질문에 이동건 작가는 “몸 속 세포들이 움직인다는 쉬운 세계관이 새로운 창작을 하고자 하는 마음을 흔든 것이 아닐까 싶다. 한 번쯤은 상상해 봄 직한 이야기라 공감도 쉽고, 원작을 바탕으로 좀 더 확장시켜보고 싶은 마음이 들 것 같다”고 말했다.
▲ 사진=로커스, 스튜디오N |
이번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에서 관여한 부분에 대한 질문에 이동건 작가는 이미 감독님과 제작사가 유미의 세포들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 특별히 관여한 것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기획 초반에 캐릭터들의 비주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던 것이 전부다. 저는 작품이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질 때 새롭게 재해석 되고 다른 시각으로 보여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유미의 세포들 이야기를 다른 작가(감독)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 기존의 독자들에게도 훨씬 재밌을 거라 생각한다.”
또, 처음으로 ‘유미’가 살아가는 현실 세계가 3D 애니메이션으로 구현된 것에 대한 감상으로는 “당시 주간 연재와 작화력 부족으로 볼 수 없었던 세계의 구석구석을 보는 건 정말 즐거운 일이었다. ‘아 이렇게 생긴 곳이었구나’, ‘이런 느낌의 야경에서 고민을 하고 있었던 거구나’ 같은 생각을 하면서 저도 푹 빠져서 감상했다.”고 기쁜 마음을 전했다.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는 따로 오리지널 요소가 추가된 것은 없지만 이야기 순서를 새롭게 재배치했고, 유미의 행복을 응원하는 세포들의 서사를 중심으로 각색된 내용을 차용했다.
▲ 사진=로커스, 스튜디오N |
“흔한 일상의 고민이 내 안에 있는 세포들에게는 재난과도 같은 일이고, 그 재난을 해결하려 하는 세포들의 시선에서는 모든 일이 결코 작은 일이 아니라는 걸 각색된 내용으로 표현하려 한 것 같다. 원작의 전반적인 테마도 이와 같다. 일상의 고민도 세포들에게는 몹시 큰 사건이고, 그런 큰 사건을 해결하며 내적으로 얼마나 큰 성장을 이루었는지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동건 작가는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에 대해 “아프지 않고, 직장인처럼 출근, 퇴근 시간, 주말의 휴식을 잘 지키며 오랫동안 만화를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애니메이션을 감상하게 될 예비 관객에게 인사를 전했다.
“주인공 유미에게 생긴 고민들이 그녀의 내면에서는 얼마나 커다란 재난인지 공감해 주시기를, 그리고 그 해결 과정이 유미 혼자가 아닌 그녀의 영원한 편인 세포들과 함께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위안을 얻으시길 바랍니다.”
한편, 애니메이션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는 현재 극장에서 절찬 상영중이다.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