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가 슈비온텍(사진: 로이터=연합뉴스) |
[스포츠W 임재훈 기자] 3년 연속 '롤랑가로의 여왕' 등극을 노리는 여자프로테니스(WTA) 단식 세계 랭킹 1위 이가 슈비온텍(이가 시비옹테크, 폴란드)이 그랜드슬램 무대에서 처음으로 맞붙은 전 세계 1위 오사카 나오미(일본, 134위)에 진땀나는 역전승을 거두고 프랑스오픈 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슈비온텍은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그랜드슬램 대회 프랑스오픈(총상금 5천350만 유로·약 791억원) 여자 단식 2회전에서 오사카에게 세트 스코어 2-1(7-6 1-6 7-5) 승리를 거뒀다.
1세트를 타이브레이크 끝에 따낸 슈비온텍은 2세트를 오사카에 압도 당하며 1-6으로 내줘 승부가 3세트로 이어졌고, 3세트에서도 게임스코어 2-5까지 끌려가며 패색이 짙어졌다. 그러나 슈비온텍은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3-5로 추격한 뒤 이어진 오사카의 서브 게임에서 한 차례 매치 포인트 위기를 이겨내고 브레이크에 성공, 4-5를 만들었다.
이후 돌아온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내며 게임 스코어 5-5를 만들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슈비온텍은 11번째 오사카의 서브 게임을 다시 한 번 브레이크, 전세를 뒤집는 게 성공했고, 곧바로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내며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랜드슬램에서 처음으로 맞붙은 오사카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슈비온텍은 상대전적에서 2승 1패로 앞서가게 됐다.
지난 2022년과 지난해 이 대회에서 2년 연속 7전 전승으로 2연패를 달성했던 슈비온텍은 이로써 프랑스오픈 본선 16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프랑스오픈 본선 단식 16연승은 2005년부터 2010년까지 24연승을 거둔 쥐스틴 에넹(벨기에) 이후 14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이날 두 선수의 맞대결은 여러 면에서 흥미로운 카드였다.
이번 맞대결은 그랜드슬램 4승 경력의 선수간 맞대결로, 현역 선수 가운데 그랜드슬램 대회 승률이 가장 높은 두 선수간 맞대결이기도 했다. 직전 경기까지 슈비온텍의 그랜드슬램 전적은 70승 16패로 승률이 81.4%였고, 오사카는 58승 9패로 75.3%였다.
다만 이번 경기는 오랜 기간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고, WTA투어에서 연속 우승을 거두고 있으며, 이번 프랑스오픈에서 3연패에 도전할 만큼 기량이 절정에 올라 있는 슈비온텍이 이번 대회를 통해 출산 이후 첫 그랜드슬램 승리를 기록한 오사카를 경기력 면에서 앞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실제 경기 내용은 오사카가 슈비온텍을 패배의 벼랑 끝까지 모는 양상으로 전개됐고, 오사카는 비록 패했지만 이날 경기로 자신의 건재를 과시했다고 볼 수 있다.
슈비온텍은 경기 직후 "아주 긴장감이 컸던 2회전 경기였다"며 "오사카가 다시 예전의 기량으로 돌아온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사카는 "작년 이 대회에서 슈비온텍이 우승할 때 나는 임신 중이었다"며 "다음에는 내가 강한 하드코트에서 다시 슈비온텍과 만나고 싶다"고 재대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별렀다.
오사카를 상대로 진땀나는 승리를 거두면서 어렵사리 프랑스오픈 16연승 행진을 이어간 슈비온텍은 마리 부즈코바(체코, 42위)-야나 페트(크로아티아, 135위) 경기 승자와 대회 17연승 행진과 함께 16강 진출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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