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도핑 파문′ 발리예바, 선수생명 박탈 위기...WADA, CAS에 중징계 요청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출전...도핑 샘플에서 금지약물 성분 트리메타지딘 발견
세계반도핑기구, 스포츠중재재판소에 4년 자격 정지 징계 요청

▲ 카밀라 발리예바(사진: 연합뉴스)

[스포츠W 이범준 기자]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금지약물복용(도핑)으로 파문을 일으킨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가 선수 생명을 박탈 당할 위기에 처했다.

14일(한국시간) 미국의 NBC스포츠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발리예바에게 선수 자격 4년 징계를 내리는 한편, 도핑 양성 반응 검체 채취일인 지난해 12월 24일 이후 발리예바의 모든 대회 성적을 취소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NBC스포츠는 "WADA는 발리예바의 도핑 조사를 주도한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가 조사 결과 제출 기한을 지키지 않자 발리예바 도핑 문제를 CAS에 제소했다"며 "WADA의 요구가 관철된다면 발리예바는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포함한 향후 4년간 모든 대회에 출전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WADA의 요청을 CAS가 받아들일 경우 발리예바의 나이와 징계기간을 감안할 때 그의 선수 생명은 사실상 끝나게 된다. 아울러 러시아올림픽위원회 역시 발리예바가 출전한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금메달을 박탈당할 수도 있다.

CAS는 향후 청문회 등 일정을 잡고 발리예바 도핑 사건에 관한 정식 절차를 밟을 예정인데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최소 수 개월에서 수 년이 걸릴 전망이다.

발리예바는 지난 2월 7일 베이징 동계 올림픽 피겨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했으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8일 예정된 피겨 단체전 시상식을 법적 문제로 연기했다"고 발표하면서 발리예바의 도핑 양성 판정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해 12월 2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러시아선수권대회에서 제출한 소변 샘플에서 금지 약물 성분인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된 것.

트리메타지딘은 협심증 치료제로, 혈류량을 늘려 지구력 증진에 도움을 주는 흥분제로도 사용될 수 있어 WADA는 2014년 이를 금지약물로 지정했다. 올림픽 기간중 도핑 양성 판정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발리예바는 CAS의 결정으로 여자 싱글 경기에 출전할 수 있었지만 주변의 싸늘한 시선을 이기지 못하고 연기중 실수를 연발, 끝내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