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Sports W) - 눈앞에서 펼쳐지는 무대 위 줄타기…국립창극단 신작 ‘이날치傳’ 11월 공연

[스포츠W 임가을 기자] 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은 ‘이날치傳’을 오는 11월 14~21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초연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날치傳’은 조선 후기 8명창 중 한 명이자, 날쌔게 줄을 잘 탄다고 하여 ‘날치’라고 불린 이경숙의 삶을 소재로 한 창작 창극으로, 양반집 머슴으로 태어나 조선 최고의 명창이 되기까지 줄광대와 고수를 거쳐 소리만을 위해 살다 간 이날치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담았다.

▲ 사진=국립극장

국악과 가요·클래식을 넘나들며 방송·공연 대본을 써온 윤석미가 극본을 쓰고, 창작집단 ‘타루’의 대표 정종임이 연출했다. 작창은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적벽가’ 예능보유자 윤진철이, 작곡 및 음악감독은 국악관현악·창극·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다혜가 맡았다.

극본을 쓴 윤석미 작가는 역사서 속 기록을 토대로 작가적 상상력을 불어넣어 이날치를 둘러싼 이야기를 새롭게 직조했다. 신분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며 예인(藝人)으로 살아간 이날치의 삶을 다양한 일화로 보여준다. 

연출을 맡은 정종임은 이날치의 서사를 중심으로 우리 소리와 전통연희가 어우러진 창극을 선보일 계획이다. 전통연희꾼들이 남사당패의 풍물놀이를 선보이고, 명창들이 소리 배틀을 펼치는 등 판소리가 가장 성행했던 조선 후기의 모습을 무대에 재현하며, 줄타기·판소리·고법·탈춤 등 우리 전통예술을 감상할 수 있다. 무대 위 줄타기 장면은 작품의 백미로 꼽힌다. 

정종임 연출가는 “줄광대와 고수, 소리꾼으로 이리저리 떠돈 이날치의 삶은 전통연희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며, “관객이 함께 즐기는 신명나는 놀이판 같은 무대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작품에는 판소리의 주요 눈대목이 두루 녹아 있다. 작창가 윤진철은 옛 판소리의 특성이 드러나는 성음이나 발성 등 고제(古制) 요소를 가미하면서 당대 명창들의 특징이 돋보이게 소리를 짰다. 특히 박만순, 송우룡, 김세종, 박유전 네 명창들이 소리 실력을 겨루는 통인청대사습놀이 장면에서는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힙합의 랩 배틀처럼 소리를 역동적이고 속도감 있게 풀어낸다.

여기에 더해 작곡가 손다혜는 가야금, 거문고, 대금, 해금, 피리, 아쟁, 모듬북 등의 국악기와 신시사이저·어쿠스틱기타 등의 서양 악기를 조화롭게 사용했다. 

이외 무대디자이너 김대한, 조명디자이너 박유진, 영상디자이너 이수경, 의상·장신구 디자이너 이시내 등이 합세했다. 무대는 지름 10m 안팎의 원형으로 이루어져 ‘소리판’의 느낌을 부각하고, 원형 무대를 둘러싼 성곽, 기와로 장식한 솟을대문 등이 시대적 배경을 반영한다. 또 LED 패널의 영상을 통해 시공간의 전환을 표현한다.

작품의 주인공인 ‘이날치’ 역에는 국립창극단의 젊은 소리꾼 이광복, 김수인이 더블 캐스팅돼 서로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이날치의 조력자이자 의형제인 ‘개다리’ 역은 최용석이, ‘어릿광대’ 역은 서정금이 맡았다. 이날치를 사랑한 여인 ‘유연이’ 역은 신입 단원 이나경이 맡는다. 

이외 국립창극단 단원을 포함해 줄타기꾼, 전통연희꾼, 청년교육단원 등 40여 명의 출연진이 놀이판을 펼친다.

한편 11월 19~20일 공연 종료 후에는 제작진, 출연진과 작품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관객과의 대화’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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