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내 원동력은 분노였다" 안세영, 배드민턴협회 '직격'...도대체 왜?

임재훈 기자 / 기사승인 : 2024-08-06 10:5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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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정상 등극 직후 '작심 발언' 파문 '일파만파'
▲ 안세영(사진: AFP=연합뉴스)
 [스포츠W 임재훈 기자] "목표를 잡고 꿈을 이루기까지 원동력은 제 분노였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안세영에게 도대체 무슨 짓을 했던 것일까.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목에 건 안세영이 우승 직후 배드민턴협회를 직격한 '작심발언'의 파문이 일파만파 확대될 조짐이다.  안세영은 지난 5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 9위 허빙자오(중국)를 2-0(21-13 21-16)으로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국가대표 유니펌을 입고 7년을 꿈꿔온 순간이 실현된 것.  승리의 기쁨을 쏟아낼 것으로 기대됐던 안세영은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드디어 끝났네요. 7년 동안 참아왔던 분노, 설움, 환호...이런 게 다 섞여있고..."라며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안세영은 배드민턴협회를 향한 분노와 환멸을 쏟아냈고, 그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국내 여론은 발칵 뒤집혔다.  안세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가 부상을 겪는 상황에서 대표팀에 대해 너무 크게 실망했다.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처음에 오진이 났던 순간부터 계속 참으면서 경기했는데 작년 말 다시 검진해보니 많이 안 좋더라"며 "꿋꿋이 참고 트레이너 선생님이 도와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제가 목표를 잡고 꿈을 이루기까지 원동력은 제 분노였다"면서 "제 목소리를 높이고 싶었다. 제 꿈은 어떻게 보면 목소리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세영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 도중 무릎 부상을 당했고, 부상을 안고 결승전을 끝까지 뛰어 금메달을 획득했다. 

 대회를 마친 이후 작년 10월 첫 검진에서 짧게는 2주 재활 진단이 나오며 큰 부상을 피한 줄 알았지만, 재검진 결과 한동안 통증을 안고 뛰어야 한다는 소견이 나왔다. 안세영은 "제가 부상을 겪는 상황에서 대표팀에 대해 너무 크게 실망했다.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며 부상을 치료하고 재활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배드민턴협회가 선수를 관리하는 데 태만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연합뉴스에 따르면 안세영 측 관계자는 아시안게임 결승 당시 상황에 대해 "대표팀 트레이너가 테이핑해준 뒤 무릎이 급격히 악화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면서 "무릎 밑을 너무 강하게 압박해 슬개건이 튀어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상 투혼으로 우승한 뒤 귀국하고 나서도 제대로 된 처치를 받지 못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병원에서는 세영이에게 별다른 정보를 주지 않고 주사를 놓았고, 이후 아무런 처치도 받지 못한 채 집에 방치됐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대표팀에 대한 신뢰를 잃은 안세영은 올해 1월께 대한배드민턴협회에 자신의 요구사항을 담은 의견서를 보내기도 했다고.

 안세영은 이날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이 세계 정상급의 좋은 선수들을 다수 보유하고도 금메달 한 개를 따내는 데 그친 데 대해서도 "우리 배드민턴이 많은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은데 금메달이 1개밖에 안 나왔다는 것은 돌아봐야 할 시점이지 않나 싶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안세영은 국가대표 지속 여부에 대해 "계속해서 해내가고 싶지만 협회에서 어떻게 해 주실지는 저도 잘 모르겠고, 저는 배드민턴만 할 수 있다면 어떤 상황이든 다 견딜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팀이 아니면 다음 올림픽은 어떻게 되나'라는 질문에는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해서 올림픽을 못 뛰는 것은 선수에게 야박하지 않나 싶다"고 답했다. 이후 안세영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기자회견에서 쏟아낸 발언에 대해 "선수 관리에 대한 부분을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본의 아니게 떠넘기는 협회나 감독님의 기사들에 또 한 번 상처를 받게 된다"고 토로했다.


안세영은 "제가 잘나서도 아니고 선수들이 보호되고 관리돼야 하는 부분, 그리고 권력보다 소통에 대해서 언젠가는 이야기 드리고 싶었는데 또 자극적인 기사들로 재생되는 부분이 안타깝다"며 "누군가와 전쟁하듯 이야기드리는 부분이 아니라 선수들의 보호에 대한 이야기임을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은퇴라는 표현으로 곡해하지 말아달라"면서 은퇴 해석에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제가 하고픈 이야기에 대해 한번은 고민해주고 해결해주는 어른이 계시기를 빌어본다"고 말했다. 배드민턴협회를 향한 안세영의 '직격'에 격려의 여론이 쏟아지고 있는 반면, 배드민턴협회의 국가대표 선발과 관리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 파문은 일파만파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안세영의 발언에 대해 배드민턴협회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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