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빈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 |
김 회장은 "미국의 명문중의 명문대회인 PGA 페블비치프로암 대회 같이 골프 프로와 노블레스 오블리즈를 실천하는 저명인사들만이 어울어져 치루어지는 대회를 한국에서도 꼭 만들어보겠다고 시작했다"며 엘크루 프로 셀러브리티 대회의 개최에 참여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대우조선해양건설은 미국 PGA의 'AT&T 페블비치 프로암대회'처럼 한국에서KLPGA 최고 명품 대회를 매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가겠다"다는 다짐으로 글을 맺었다. 두 번째 개최 대회인 올해 대회는 추석 연휴 기간인 오는 9일부터 사흘간 인천 영종도 오렌지듄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취소됐다.대회를 매년 지속시키리라던 김 회장의 약속과 다짐은 한 달도 채 지나기 전에 휴지조각이 되고 만 셈이다.
다른 이유도 아니고 주최사가 골프장 임대료를 납입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벌어진 사태다.
이번 대회 개최 취소로 대우조선해양건설이 부담해야 하는 위약금은 총상금(7억원)의 75%인 5억2천500만 원 규모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사태가 연간 매출액이 수 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우조선해양건설과 같은 기업 입장에서는 단순한 '헤프닝' 정도로 여길지도 모르는 사고지만 KLPGA투어의 구성원들에게는 골프팬들에게 고개를 들 수 없을 만큼의 크나큰 사고다.
김용빈 회장이 골프, 컬링 등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아파트 브랜드 '엘크루'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노이즈 마케팅이라도 해보고 싶어서 이런 일을 벌였다면 일단 목표는 달성했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는 엘크루 프로 셀러브리티 대회 주최사의 대표이기도 하지만 전 대한카누연맹 회장이자 현 대한컬링연맹의 회장으로 베이징동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부단장을 역임하기도 한 인물이다. 최근에는 프로농구 고양캐롯점퍼스의 구단주라는 직함이 추가됐다.
책임있는 기업의 수장이기도 하면서 한국 스포츠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인사로서 스포츠를 대하는 태도가 그런 식이어서는 곤란하다.
김 회장 스스로 이와 같은 자신의 위치를 알고 있다면 대회를 무산시킨 데 따른 금전적 책임은 물론 대회를 매년 지속시키겠다고 했던 약속을 불과 한 달 만에 부도낸 데 대한 해명과 사과는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추석 연휴를 반납하고 대회 출전을 위해 각오를 다지고 있던 선수들과 연휴 기간 골프장에서 갤러리로, TV를 통해 시청자로 최고의 골프 대회를 즐기려 했던 골프 팬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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