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최다빈(수리고) (사진 : 스포츠W) |
명실상부 ‘피겨 여왕’으로 군림하며 세계 기록을 모두 뒤바꿨던 김연아의 은퇴 후 ‘김연아 키즈’로 불리는 유망주 선수들이 제 2의 김연아를 꿈꾸며 세계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1세대 박소연(단국대)과 김해진(은퇴)이 있었고 그 뒤를 이은 2세대, 2.5세대 선수들이 국내 피겨의 명맥을 잇고 있다.
그 중 가장 주목받는 것은 단연 ‘포스트 김연아’로 불리는 최다빈이다. 시니어 무대에 선 국내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최다빈은 지난해 4월 핀란드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에서 10위에 오르며 평창 출전권 두 장을 따냈다.
이 대회에서 ISU 공인 개인 최고 기록인 191.11점을 기록한 최다빈의 평창행은 무사히 확정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자신의 첫 올림픽을 앞둔 2017-2018 시즌은 최다빈에게 두 개의 악재가 겹치며 가장 길고 힘든 시즌이 되었다.
첫 번째는 부츠 문제였다. 새로운 부츠가 발에 맞지 않아 그에 따른 발목 통증이 생겼다. 설상가상으로 꾸준히 신던 부츠가 단종되며 같은 부츠를 구할 수 없었다. 발목 부상으로 인한 붓기로 지난 11월 진행된 ‘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6차 대회’ 출전을 포기하고 국가대표 선발전에만 집중했다.
결국 부츠 한 쪽은 3년 전 신었던 것, 다른 한 쪽은 2년 전 신었던 ‘짝짝이 부츠’로 3차 선발전에 나섰다. 선발전을 마치고 “이전 부츠보다 지금이 더 편하다”고 말한 그는 더 이상 부츠에 변화를 주지 않고 이대로 평창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갑작스럽게 닥친 어머니의 부재였다. 최다빈은 지난 6월 모친상을 당하며 어머니를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었다. 멘탈이 강한 선수라고 하지만 당시 최다빈은 고작 열아홉 살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는 슬픔을 딛고 7월에 진행된 2차 선발전에서 압도적으로 1위를 기록했다.
3차 선발전을 마치고 평창행이 확정된 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으로 ‘엄마’를 이야기하며 눈물을 글썽이던 최다빈이다. 최다빈의 이번 평창은 올림픽에 서는 모습을 보지 못 하고 떠난 어머니에게 보내는 헌정 무대가 될 수도 있다.
국내에서는 압도적인 기량을 유지 중인 최다빈이지만 현실적으로 평창에서 메달권을 넘보기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김연아의 은퇴 후 꾸준히 올림픽 무대에 서는 피겨 선수가 되었다는 것만으로 그 의미는 충분하다.
자신의 첫 올림픽 출전인 최다빈의 평창 목표는 ‘프로그램 클린’이다. 1세대 김연아 키즈 박소연과 더불어 고난도 점프 기술에서 높은 성공률을 자랑하는 최다빈이지만 이번 시즌 부상으로 인해 자신의 기량을 완벽히 선보이지 못 했다.
지난 7일 진행된 3차 선발전에서 클린 연기를 선보이며 정상 컨디션에 올랐음을 증명한 최다빈이기에 그의 올림픽 목표는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할 수 있다. ‘여왕의 나라’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인 만큼 은반 위에서 펼쳐지는 최다빈의 완벽한 연기를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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