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대한아이스하키협회 |
대표팀의 미국 미네소타 전지훈련을 이끈 뒤 지난 12일 선수들을 먼저 한국으로 들여보내고 미네소타에서 가족들과 짧은 휴가를 즐긴 머레이 감독은 16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머레이 감독은 이날 공항에서 만난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선수들이 노력과 실력으로 따낸 자리고, 우리 선수들 스스로 올림픽에서 뛸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북한 선수를 추가할 경우 우리 선수들에게 분명히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지금처럼 올림픽이 임박한 상황에서 새로운 선수들이 추가될 경우 조직력에 위험이 될 수 있다"며 "(북한 선수에게) 대표팀의 시스템을 가르치는 데만 해도 한 달이 걸린다. 나 역시 불안하다"고 말했다.
남한 대표팀 올림픽 엔트리 23명에 북한 선수들을 위한 특별 엔트리를 추가할 예정이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의 피해는 없을 것이라는 정부 측의 주장을 사실상 정면 반박한 셈이다.
아이스하키 지도자로서 아이스하키가 조직력, 팀워크가 무엇보다 중요한 단체종목이라는 점을 지적한 지극히 상식적인 발언이었다.
머레이 감독은 또 "오늘 이렇게 많은 카메라를 보니 단일팀 논의가 얼마나 진지하게 진행 중인지 알 것 같다."며 "올림픽이 이렇게 임박한 시점에서 단일팀 얘기가 나온다는 게 나로서는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현 시점에서 진행되고 있는 남북 단일팀 논의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머레이 감독은 이날 인터뷰에서 지난해 4월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직접 지켜본 북한 대표팀 선수들의 수준에 대해 수비수 2명, 공격수 1명 등 2∼3명 정도는 우리 대표팀에 도움이 될만한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현 시점에서 우리 대표팀에 합류할 만한 선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머레이 감독은 "단일팀이 성사된다 하더라도 그게 우리 대표팀이 올림픽에 부진한 결과를 내는 것에 대한 변명이 될 수는 없다"며 "선수들에게도 단일팀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문제이니 우리는 훈련에만 집중하자고 말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아직도 단일팀 논의가 잘 믿기지 않는다"며 "만약 단일팀이 성사되더라도 나에게 북한 선수를 기용하라는 압박은 없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최악의 경우 남북 단일팀이 성사되면 받아들이기는 하겠으나 북한 선수를 실제 경기에 기용할 지 여부는 전적으로 머레이 감독 자신이 판단할 사항이며, 이에 대한 침해는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 경고성 발언으로도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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