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사진: WKBL) |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의 센터 박지수(23)는 20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신한은행과 원정 경기에서 승리한 뒤 이렇게 말했다.
21일 열릴 아산 우리은행과 부산 BNK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 결과와 상관없이 플레이오프(PO) 준비에 매진하겠다는 뜻이다.
박지수가 27득점 18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활약한 KB는 이날 신한은행을 81-72로 꺾고 우리은행과 공동 1위로 올라섰다.
두 팀이 정규리그 한 경기씩만을 남겨놓은 가운데, 우리은행이 BNK에 패하고 KB가 24일 용인 삼성생명전에서 승리해야만 KB가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할 수 있다.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KB가 우리은행에 2승 4패로 밀리기 때문이다.
결국 KB의 우승 불씨는 우리은행과 BNK 경기 결과에 따라 꺼질 수도, 다시 살아날 수도 있다.
박지수는 "BNK가 승리하면 좋겠지만, 우리 뜻대로 되는 건 없으니까 플레이오프를 먼저 준비하겠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는 "신한은행을 상대로는 시즌 중·후반에 어려운 경기를 했고, 삼성생명과도 5점 차 내로 승부가 갈린 경기가 많았다. PO에서 어느 팀을 만나든 골치 아픈 건 마찬가지"라며 웃어 보이고는 "결과에 따라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승리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지수는 "다른 팀과 달리 시즌 치르면서 부상 선수가 많이 없었는데, 막바지에 주전 선수들 부상이 많아져서 정상 전력이 아니다. 하지만 오히려 부담감은 줄어든 것 같다"며 "이기기는 해야 하니 '우리 것을 제대로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했는데 잘 풀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한은행이 PO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는 팀이기도 하고, 감독님도 '지러 가는 팀이 어디 있냐'고 하셨다. 부담 없이 하되 이긴다는 마음가짐으로 하려고 했고, 선수들과도 그렇게 하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박지수는 이번 시즌 자타공인 KB의 기둥이다. 정규리그 전 경기(29경기)에서 더블더블을 작성하며 팀의 공수를 이끌었다.
그에게 지나치게 많은 부담이 쏠린다는 지적도 있었다.
최근에는 지친 듯한 모습이 자주 중계 화면에 잡혀 더 큰 우려를 낳았다.
박지수는 "팀 성적과 관련이 없지만은 않았다.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 자책도 많이 했다. 팀의 경기력이 안 좋아지면서 내가 자신을 괴롭혔던 것 같다"며 "하지만 오늘은 티 내지 않으려고 했다. 처음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도 있었고, 다 같이 웃으면서 밝게 하자고 했는데 잘 됐다. 앞으로도 이렇게 하고 싶다"고 전했다.
"일종의 번아웃이 왔던 것 같다"고 털어놓은 그는 "주위에서 조언을 많이 받은 게 도움이 됐다. 이제는 힘들게 느껴져도 또 좋은 일이 생기리라 생각하면서 하려고 한다"며 마음을 다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