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상태 50∼60%…욕심 버리고 파리 올림픽까지 하루하루 최선"
▲ 무릎 통증, 의료 처치 받는 안세영(사진: 연합뉴스) |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투혼의 금메달을 목에 건 배드민턴 안세영(21·삼성생명)은 그 이후 남모를 아픔을 겪고 있다.
올해 국제대회 우승 10차례, 준우승 3차례라는 화려한 성적을 거뒀지만, 모두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부상을 입기 전에 거뒀던 성적이다.
당시 결승전에서 오른쪽 무릎을 다친 안세영은 약 5주간의 휴식·재활을 가진 뒤 출전한 3개 대회에서 결승전에 오르지 못하는 등 좀처럼 부상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1월 중국 마스터스에선 16강에서 탈락하며 올해 처음으로 국제대회 입상에 실패했고, 지난주 BWF 월드 투어 파이널에선 한 수 아래로 평가받던 타이쯔잉(대만)에게 허무하게 역전패했다.
안세영은 월드 투어 파이널 4강전 3세트 19-10에서 타이쯔잉에게 6연속 득점을 두 번 허용하며 무릎을 꿇었다.
강한 멘털을 자랑하는 안세영도 힘들고 당황스러움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시간이었다.
20일 국가대표팀 포상식에서 만난 안세영이 올해의 자신에게 70점이라는 박한 점수를 준 이유다.
안세영은 "(올해) 초반에는 80∼90점까지 갔지만 후반에는 50점 정도이니까 (최종적으로) 70점을 주고 싶다"면서 "저는 완벽을 추구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은 선수가 되고 싶은데 올해는 그러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부상이 생각보다 많이 힘들더라"면서 "제가 이뤄냈던 걸 생각하면 빨리 (컨디션이) 올라와야 하는데 예상보다 늦어져서 아쉽고 힘들다"고 털어놨다.
이어 "월드 투어 파이널에서 (올해를) 좋게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마음처럼 안 돼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래도 숱한 어려움을 헤쳐온 안세영은 해결책을 잘 알고 있는 듯했다.
안세영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1회전 탈락, 2020 도쿄 올림픽 8강 탈락 등 좌절의 순간마다 한 단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몸 상태를 50∼60% 정도 회복했다는 안세영은 "저는 욕심을 내면 안 되는 선수더라. 내년 파리 올림픽에 맞춰 잘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위기를 벗어나면서 성장해왔기 때문에 지금을 이겨낸 제가 궁금해지기도 한다"면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내년엔 '또 다른 안세영'을 만들어가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아시안게임뿐 아니라 전영오픈, 세계선수권 등을 제패한 안세영이 용기를 얻을 '영광의 순간'은 많다.
안세영은 올해 출전했던 경기 영상을 자주 본다면서 "잘했던 경기들을 보면 위로가 되고 내가 다시 그 정도까지 올라갈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그는 "저 자신을 이겨내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내년에는) 99점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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