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사진: WKBL) |
박지수는 박지수였다.
지난 시즌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통합 최우수선수(MVP) 박지수(청주 KB스타즈)가 개막전부터 더블-더블 활약을 펼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박지수는 20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원큐 2019-202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스타즈 홈 개막전에서 인천 신한은행을 상대로 33분20초를 뛰며 17점 12리바운드 4어시스트의 더블-더블 활약을 펼치며 팀의 68-53 승리를 견인했다.
박지수는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에서 두 번째 시즌을 소화한 뒤 팀에 합류, 체력적인 부분과 팀 전술적인 부분에서 완전치 못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1쿼터부터 팀의 득점을 주도했고, 4쿼터 중반 이후 연속 득점으로 점수차를 15점 차 이상으로 벌려 놓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는 역할을 해냈다.
수비에서도 박지수는 신한은행의 외국인 선수 비키 바흐와의 맞대결에서 전혀 밀리지 않으며 2개의 블록슛을 기록했고, 리바운드 역시 공격 리바운드 5개를 포함해 12개를 걷어 냄으로써 공수에 걸쳐 팀의 개막전 승리를 이끌었다.
박지수는 특히 이날 경기중 실책이 나와도 결코 당황하지 않고 여유 있게 플레이를 펼쳐 지난 시즌 우승으로 심리적으로도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 전 박지수의 출전 시간에 대해 말을 아꼈던 안덕수 KB스타즈 감독은 박지수를 33분 이상 뛰게 한 데 대해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다”며 “생각했던 것 이상의 플레이가 나왔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박지수 역시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개막전에서 전년도 챔피언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면서도 “연습할 때는 정말 못 뛰었는데 경기에서는 경기장 분위기 때문인지 흥분된 상태에서 뛸 수 있었다.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준 팬들께 감사하다”는 말로 기대 이상의 펼칠 수 있었던 이유를 팬들에게 돌렸다.
박지수는 지난 시즌 초반 WNBA 루키 시즌을 소화한 직후 곧바로 KB스타즈에 합류, 정규리그 초반 다소 부진한 플레이를 펼치며 비판을 받기도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WNBA 소속팀 라스베이거스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서 박지수의 KB스타즈 합류 시간도 예상보다 늦춰졌다.
박지수는 지난 시즌보다 늦게 팀에 합류하게 된 데 대해 “너무 많이 신경이 쓰였다. 미국에 있을 때부터 팀(KB스타즈)에 합류하고 싶었다”며 “팀(라스베이거스)이 이기고 플레이오프에 나가는 것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빨리 한국에 가서 힘들게 운동을 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박지수는 “작년에는 미국에서의 스케쥴 그대로를 따라가다 보니 운동량 자체가 현저히 적었다”며 “올해는 (한국에 오기 전부터) 미리 먹는 것도 조절하고 혼자 운동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박지수는 또 체력적인 문제에도 불구하고 이날 실전에서 경기 감각적인 면에서는 별다른 문제를 노출하지 않은 데 대해 “중하가교부터 대학교까지 남자 선수들과 골고루 연습경기를 한 것이 도움이 됐다”며 “(경기 전) 감이 줄었다고 생각했는데 (경기를 뛰면서) ‘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박지수는 마지막으로 “여자프로농구가 전체적으로 빠른 농구를 하려고 하는 것 같다”며 “우리도 ‘높이가 있어서 느리다’는 선입견을 깨고 빠른 농구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