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4월은 너의 거짓말’ 김희재 “트로트 팬분들, 뮤지컬 도전 자랑스럽게 생각해요”

임가을 기자 / 기사승인 : 2024-08-14 18:4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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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W 임가을 기자]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코세이는 자신이 연주하는 피아노 소리만 들리지 않는 트라우마를 겪는 인물이기도 하다. 가수 활동을 계속하면서 김희재에게도 코세이와 같은 위기가 찾아온 적도 있었다. 

 

▲ 사진=EMK뮤지컬컴퍼니

 

“프로그램을 열심히 하고 있을 때 잠도 잘 못자고, 식사도 제대로 못 챙겨서 역류성 식도염에 크게 걸린 적이 있었다. 역류성 식도염이 오면 노래를 하려고 할 때 자꾸 목에 뭔가 넘어오는 느낌이 들어서 침을 삼키거나 목구멍을 막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래서 연습할 때는 잘 되는데, 무대에 서면 노래가 잘 안 되는 상황이 많았다. 기대만큼 노래를 하지 못해 속상했던 경험도 많았고, 무대에서 증상이 나올까봐 극도로 불안해했던 시기도 있었다. 그래도 마인드 컨트롤을 많이 하면서 내가 연습한 시간을 믿자고 다짐했다. 병원도 열심히 다니고, 연습도 열심히 하면서 그 시간을 이겨냈다.”

힘든 시간이 찾아올 때마다 그에게 힘이 되어준 건 다름 아닌 자연이다. 맑은 날보다 비 오는 날이 더 좋다고 말한 김희재는 그만의 치유가 되어주는 비와 바다에 대해 언급했다.

“힘들 때 비를 보고 있으면 비가 대신 울어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흐르거나 고여있는 모든 형태의 비가 전부 아름답게 느껴진다. 마음이 위로받는 것 같은 느낌이라 비 오는 날 창밖을 바라보거나 외곽에 있는 카페에 가서 혼자 앉아 있는 게 제게는 가장 큰 힐링이었다. 전 자연을 좋아하고, 바다도 정말 좋아한다. 해군에 간 것도 그래서다. 울산 출신이라 어릴 때부터 바다에서 자랐는데 부모님께서도 쉬실 때마다 절 바다로 데려가셨다.”
 

이번 공연에서 김희재는 이홍기, 윤소호와 트리플캐스팅됐다. 그와 함께 코세이를 만들어가는 두 배우는 작품을 통해 친분을 쌓게 됐다.

“첫인상이 정말 중요하지 않나. 상견례 때 처음 만났는데 저는 긴장해서 한마디도 못했다. 그때 소호 형이 먼저 말을 걸어주면서 분위기를 많이 풀어줬다. 덕분에 부담 없이 편하게 대화할 수 있었고, 한 번에 확 친해진 것 같다. 지금도 여가 시간에 셋이 만나서 놀러 다닐 만큼 아주 친하게 지내고 있다.”
 

▲ 사진=EMK뮤지컬컴퍼니

 

특히 세 명의 코세이는 연습 기간 중 피아노 라이브 연주에 도전했다. 김희재는 극 중 코세이가 ‘반짝반짝 작은 별’을 연주하는 장면에 얽힌 에피소드를 풀어놓았다.

“처음에는 연출님이 모든 코세이가 이 장면에서 라이브로 피아노 연주를 하자고 의견을 주셔서 한 달 정도 실제로 연습을 했다. 그 결과를 본 연출님께서 이건 아닌 것 같다고 하시면서, 연기에만 집중하라 하셔서 라이브 연주는 빼기로 결정됐다. (웃음) 그래도 최대한 저희가 실제로 치는 것처럼 모션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음악을 틀어 놓고 타이밍을 맞추는 연습은 많이 했다.”

김희재와 같은 소속사에 소속된 정지소는 이번 ‘4월은 너의 거짓말’을 통해 뮤지컬 데뷔를 했다. 김희재는 노래와 연기에 있어서 서로 조언을 주고받고, 자신감을 심어줬다고 말했다.

“지소가 처음에는 스스로 걱정을 많이 했고, 제게 어떻게 해야 할지 물어보기도 했다. 근데 지소는 매체에서 워낙 잘하던 친구라 오히려 제가 연기적으로 많이 배우고 싶어서 물어봤다. 처음에는 연출님께 물어보는게 나을 것 같다면서 어려워했는데, 그래도 연기자한테 직접 물어보고 싶은 것도 있다고 하니까 자기 생각을 말해줬다. 지소는 연기보다는 노래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럴 때 저는 그냥 편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해줬다. 이미 [놀면 뭐하니] 같은 프로그램에서도 노래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고, 원래 보이스 컬러가 예쁘기 때문에 그 부분을 믿고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외에도 그는 많은 동료와 도움을 주고받으며 캐릭터를 완성시켜나갔다. 김희재는 “제가 모르는 감정이 있거나 의문점이 들 때는 이전부터 원작의 팬이셨던 추정화 연출님께 많이 여쭤봤다. 같은 역을 맡고 있는 소호 형도 뮤지컬을 많이 해보셨기 때문에 조언을 구했고, 이봄소리 누나는 함께 연습할 때 인물 간의 교류하는 감정에 대해 상세하게 물어보면서 감정을 찾아 나갔다”며 연습 과정을 전했다. 

 

▲ 사진=티엔엔터테인먼트
이번 작품을 통해 김희재와 함께 김희재의 팬덤도 함께 새로운 작품을 접하게 됐다. 그는 “’모차르트’때는 팬분들 중 90%가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처음 접하셨지만, 이번에는 두 번째라서 그런지 공연 환경과 시스템에 익숙해지신 것 같다”면서 “요즘에는 제가 이전 회차에 했던 애드립과 오늘 회차는 어떻게 다를지 기대하시는 것 같고, 페어에 대해서도 각자의 취향에 따라 선호하시는 페어가 있는 것 같다”면서 웃어보였다.


“팬카페에 올라오는 글들을 주로 모니터하는 편이고, 주변 스타일리스트나 헤어 메이크업 선생님들이 SNS에서 어떤 반응이 있었는지 피드백을 주기도 한다. 팬분들이 제가 뮤지컬에 도전하는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좋아해 주신다. ‘모차르트’를 했을 때도 많이 좋아해 주셨고, 그 이후에도 팬분들이 저한테 따로 편지를 쓸 수 있는 공간들을 통해 ‘우리 희재가 뮤지컬을 또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많이 올려주셨다. 그런 글들을 보면서 기회가 되면 다시 뮤지컬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러던 중 이렇게 좋은 작품을 만나게 됐다. 팬분들에게 또 다른 무대에서 뮤지컬을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에 이 작품에 도전하게 됐다."

뮤지컬은 김희재의 기존 팬층에게 새로운 경험을 심어주기도 했지만, 반대로 그에게 새로운 유형의 팬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김희재는 “가끔 뮤지컬 현장에 절 보러 와주시는 남자 팬분들도 있더라. 퇴근길에 젊은 남성분들이 플랜카드를 들고 서 있는 모습을 보면 뮤지컬을 한 덕분에 이런 팬분들이 생겼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모차르트’를 보셨던 분들이 이번 작품까지 보게 된 것 같은데, 그런 순간들을 경험할 때마다 제가 뮤지컬을 함으로써 팬층이 넓어졌다는 생각에 기뻤다”고 말했다.

뮤지컬과 김희재의 첫 인연은 생각보다 이른 시기에 이어졌었다. 그는 “대학 시절 교수님이 뮤지컬을 전공하셔서 덕분에 ‘더 라스트 키스’라는 작품의 ‘날 시험할 순간’이라는 넘버를 알게 되어 연습했고, 전공 실기 시험에서 그 곡을 불렀다”면서 회상했다.

“이후에도 '피맛골 연가'라는 작품의 넘버를 [사랑의 콜센타]라는 프로그램에서 불렀던 적이 있다. 그때부터 뮤지컬에 관심이 많아졌다. 그래도 ‘모차르트’는 너무 어려운 작품이기 떄문에 감히 부를 생각은 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해보고 싶은 작품이어서 늘 관심이 있었다.” 

 

▲ 사진=EMK뮤지컬컴퍼니


또 김희재는 “원래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좋아하고 존경해왔다”면서 처음 뮤지컬에 도전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보통 뮤지컬에서 쓰는 발성과 제가 하는 트로트 음악은 많이 다르다. 트로트 가수는 모든 노래를 꺾어서 부르고, 발라드를 불러도 트로트처럼 들릴 거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사실 전 실용음악을 전공했다. 그래서 뮤지컬에 맞게 부를 수 있다고 생각했고, 혹시 제가 잘한다면 실용음악을 전공하고 다른 음악 장르를 하다가 트로트를 하게 된 후배들에게도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조금은 있었다. 제가 잘 해놓으면 후배들에게 좋은 기회가 생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임했다.”

뮤지컬 배우로서는 신인인 만큼, 부족한 부분은 있을 수밖에 없다. 김희재 본인 역시 “부족한 점은 정말 많다”면서 첫 작품인 ‘모차르트’때부터 이어진 노력을 밝혔다.

“'모차르트'를 할 때도 정말 열심히 했었다. 한순간도 내가 노력하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진짜 열심히 했다. 그때도 저는 항상 모니터 영상을 찍어 매 회차마다 확인했다. 당시에는 매번 똑같이 하니까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와서 예전 영상을 보면 부족했던 점들이 이제야 보인다. 얼마 전에 ‘모차르트’ 권은아 연출님을 만났는데, 그때 정말 열심히 했지만 지금 보니 빈틈이 많았다고 말씀드렸다. 그러니까 연출님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는 건 희재 씨가 많이 성장했다는 증거고 앞으로 더 좋아질 거라고 말씀해주셨다. 이번 작품에서도 매 회차 모니터를 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확인하고, 다음 공연에서 바로 수정해보며 작업하고 있다.”

뮤지컬 배우 김희재로서 갖고 있는 목표는 ‘믿고 보는 배우’가 되는거다. 그는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는 배우가 되고 싶다. ‘김희재가 출연하는 작품은 꼭 보고 싶다’라고 말씀해 주실 수 있을 만큼”이라면서 “그런 배우님들이 많이 계시는데, 저도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열심히 해서 10년, 20년 뒤에는 그런 선배님들처럼 되고 싶다는 것이 제 소망”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희재는 ‘4월은 너의 거짓말’을 보게 될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4월은 너의 거짓말’을 보시게 되면 사랑이라고 부르기도 모호한, 간질간질한 감정을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0대 시절로 돌아가서 젊었을 때의 나를 한 번씩 회상해 볼 수 있는 작품이 될 것 같고, 인생의 아픔이 찾아왔을 때 그 아픔을 위로하고 다독여드릴 수 있는 따뜻한 감동이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위로가 필요한 분들이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한편 ‘4월은 너의 거짓말’은 이홍기, 윤소호, 김희재, 이봄소리, 케이, 정지소, 이재진, 김진욱, 조환지, 박시인, 황우림 등이 출연하고 오는 25일까지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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