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연합뉴스 |
흔히 큰 경기에서는 '미친 선수'가 나오는 팀이 이긴다는 말이 있다.
2020-2021시즌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3전 2승제)에서도 '미친 선수'의 등장이 경기 승패를 좌우하고 있다.
2월 27일 열린 아산 우리은행과 용인 삼성생명의 1차전에서는 경기 막판 1점 차로 따라붙는 장거리 3점포와 종료 40여 초를 남기고 결승 3점 플레이를 해낸 우리은행 박지현이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제가 미쳤었나 봐요"라고 말했다.
이틀 뒤 삼성생명 홈 경기로 열린 2차전에서는 삼성생명 윤예빈이 "내가 미쳤다"며 웃어 보였다.
윤예빈은 1일 경기도 용인체육관에서 벌어진 우리은행과 2차전에서 26점, 11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76-72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3점슛 3개 중 2개, 2점 야투는 10개 중 9개를 적중했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평균 10.6점에 6.2리바운드를 훨씬 상회하는 성적을 큰 경기인 플레이오프에서 해낸 것이다.
경기 후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도 "초반에 윤예빈한테 너무 많이 맞았다"고 아쉬워했다.
윤예빈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후회 없이 불태우려고 했다"며 "사실 오기 전에 슈터인 (남자농구 서울 삼성의) 이규섭 코치님 손을 잡아 기를 받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자신 있게 첫 슛을 던졌는데 들어가서 이후로는 머뭇거리지 않고 공격을 시도했다"며 "감독님이 어제 훈련 때 '진다는 생각은 하지 말자'고 말씀하셔서 그런 각오로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워낙 야투 성공률이 높아 '특별히 집중력을 발휘했느냐'는 물음에 "저도 이런 적이 처음"이라며 "제가 미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윤예빈에 대해 "제가 신인 드래프트에서 뽑은 선수인데 무릎 부상 때문에 2년 넘게 고생했다"며 "작년부터 조금씩 살아나는데 스스로 강하게 더 성장하면 좋겠다"고 칭찬했다.
2016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출신인 윤예빈은 2017-2018시즌에도 평균 2.2점으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2018-2019시즌 6.9점에 2019-2020시즌 9.3점, 이번 시즌에는 10점 이상으로 조금씩 기록이 좋아지고 있다.
윤예빈은 "이번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다들 우리은행이 2승으로 끝낸다고 해서 자극이 됐다"며 "3차전에서도 끝까지 물고 늘어지겠다"고 이틀 뒤 3차전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