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연합뉴스 |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의 '기둥' 박지수(23)가 압도적인 기량을 뽐낸 2020-2021시즌 정규리그 '7관왕'에 오르며 팀이 간발의 차로 우승을 놓친 아쉬움을 달랬다.
박지수는 25일 서울 영등포구 63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시상식을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MVP 욕심이 컸는데 팀이 우승하지 못해 기대하지 않고 있었다면서 "MVP로 뽑아주셔서 무척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팀이 우승하지 못했다고 해서 MVP를 다른 선수에게 내주기엔 이번 시즌 리그에서 박지수의 존재감은 절대적이었다.
이날 득점상, 2점 야투상, 블록상, 리바운드상에 공헌도 1위 선수에게 주는 윤덕주상을 휩쓸었을 정도로 기록이 말해준다.
이런 활약을 인정받아 그는 베스트5 센터 부문과 MVP까지 거머쥐며 여자프로농구 역사상 처음으로 7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박지수는 "(2018-2019시즌) 6관왕을 했을 때도 많이 받아서 감사하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더 많이 주셔서 사실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학교 시절 득점을 특출나게 하거나 득점상을 받은 적이 없었는데, 득점상을 받게 돼 좋은 시즌을 보냈다는 생각이 든다"며 뿌듯함을 숨기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 없이 열린 이번 시즌 국내 최고의 센터인 그의 맹활약은 예견된 바다. 박지수에겐 오히려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였다.
박지수는 "외국인 선수가 없으니 좀 더 완벽해야 하고, '당연히 이 정도는 해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돼 중간에 좀 힘들었다. 제가 저를 너무 힘들게 한 시즌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오늘도 그냥 한 경기 한다'는 생각으로 이겨내다 보니 마음의 짐을 좀 덜 수 있었다. '네 인생에서 이번 시즌 하나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얘기해 준 친구가 있었는데 큰 힘이 됐다"며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시즌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는 10일 아산 우리은행과의 맞대결에서 져 사실상 정규리그 1위가 멀어졌을 때를 꼽았다.
그러면서 박지수는 "다시 힘들어지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 아쉬움을 반복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플레이오프는 더 좋은 경기력으로 2승으로 마무리한 뒤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하고 싶다"며 설욕을 다짐했다.'
데뷔 첫해 신인상, 이후 네 시즌 중 두 차례 MVP를 받으며 한국 여자농구 최고 스타의 위치를 재확인한 그는 "제가 언제 은퇴할지는 모르지만, 지금 스물넷이니까 선수 생활이 앞으로 10년은 넘게 남지 않았겠나"라며 "MVP를 10번은 더 받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날 시상대에 가장 많이 오른 박지수는 옅은 보랏빛 수트 차림으로 남다른 옷맵시를 뽐내기도 했다. 그가 '월드 스타' 방탄소년단의 팬으로도 유명한 터라 BTS의 상징색을 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지수는 "다른 선수들이 오늘 제 옷을 보고 '역시 아미(BTS 팬덤 이름)구나'라고 하던데, 사실 그걸 노리고 한 건 아니었다"면서 "원래 보라색을 좋아하기도 하고, 봄이 다가오니 산뜻하게 입고 싶었다"며 웃었다.
이날 MVP 500만 원을 비롯해 상금으로만 1천만 원 넘게 챙긴 그는 "이렇게 큰 금액이 쌓일 거라고 생각을 못 해서 어디 써야 할지 모르겠는데, 일단 선수, 감독, 코치님들께 많이 쓰고 싶다"며 팀원들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