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베키 린치, 론다 로우지, 샬롯 플레어(사진: WWE 홈페이지 캡쳐) |
헐크 호건, 얼티밋 워리어, '스톤 콜드' 스티브 오스틴, 더 락, 언더테이커 등 WWE 역사를 빛낸 수 많은 레슬러들이 메인 이벤트를 화려하게 수 놓아온 레슬매니아 35년 역사에서 여성 레슬러들이 메인 이벤터로 나선 사례는 전무하다.
따라서 이번 대회에서 메인이벤터로 나서는 로우지, 플레어, 린치는 모두 WWE 역사는 물론 세계 프로레슬링 역사에도 길이 기억될 경기를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WWE가 여성 레슬러들을 메인 이벤터로 올리게 된 것은 역시 격투 스포츠 분야에서 여성의 입지와 위상이 날로 커지고 높아지고 있는 흐름에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과거 WWE에서 여성의 역할은 레슬링보다는 링 아나운서나 리포터, 매니저, 남성 레슬러의 여자친구 같은 성적인 매력을 어필하는 눈요기를 위한 '들러리'에 머물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강력한 신체조건이나 화려한 기술로 무장한 여성 레슬러들이 등장하는가 하면 건강미 넘치는 몸매와 화려한 미모, 준수한 레슬링 실력을 모두 갖춘 여성 레슬러들이 속속 양성되고 WWE 본무대에 진출하면서 WWE에서 여성 레슬링의 인기도 점차 높아져 왔다. 그리고 이번 레슬매니아 35를 통해 그 절정을 보여주게 된 셈이다. 특히 세계 최대의 종합격투기 단체 UFC 여성 밴텀급 챔피언 출신으로 UFC의 흥행 판도를 송두리째 바꿔놓았던 로우지의 존재감이 WWE에서도 사상 첫 레슬매니아 여성 메인이벤트 성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로우지는 UFC와 결별한 이후 WWE에 진출, 작년 8월 20일 열린 '서머슬램'(SummerSlam)에서 알렉사 블리스를 꺾고 챔피언 벨트를 거머쥐면서 프로레슬러로 정식 데뷔한 지 약 4개월 만에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했다.
UFC 출신 여성 파이터 최초로 WWE 챔피언 벨트를 획득했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사건이고 역사였다. 그리고 사상 처음으로 레슬매니아의 메인이벤트에 출전한 여성 레슬러로도 기록되게 됐다.
WWE의 레전드인 릭 플레어의 친딸인 샬롯 플레어가 이번 메인이벤트에 나서는 것도 물론 매우 의미 있는 장면이며, WWE 여성 레슬링을 이끌 새로운 주자로서 베키 린치의 존재감도 물론 충분하지만 로우지가 없었다면 결코 성사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본다면 이번 사상 첫 레슬매니아 여성 메인 이벤트의 승자도 로우지일까?최근 들려오는 루머에 따르면 가능성은 어느 쪽으로든 열려 있다.
최근 WWE 안팎에서는 로우지가 출산을 위해 WWE를 떠나려고 한다는 루머가 전해지고 있다.
루머로만 놓고 본다면 로우지가 WWE 여성 경기 역사상 가장 멋진 경기로 기록될 경기를 펼친 끝에 승자가 되어 WWE 내 여성 타이틀을 통합한 뒤 타이틀을 반납하고 떠나는 시나리오나 '멋진 패자'로서 승자의 손을 들어주는 극적인 화면을 연출한 뒤 링을 떠나는 모습, 그 어느 쪽으로든 스토리의 방향은 열려 있다. 과연 레슬매니아 35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 메인이벤트의 결말은 어떤 모습일지 자못 궁금하다. [저작권자ⓒ 스포츠W(Sports W).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