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서 불거져
당시 한국 여자 팀추월 대표팀, 역대 3위 기록 내고도 '노선영 왕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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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2월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 출전한 한국 팀 추월 대표팀...왼쪽부터 김보름, 노선영, 박지우(사진: MBC 중계화면 캡쳐) |
[스포츠W 임재훈 기자] 4년 전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경기에서 불거진 이른바 '왕따 주행' 논란으로 오랜 기간 고통을 받았던 김보름(강원도청)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매스 스타트 경기에 출전하게 되면서 그가 겪은 왕따 주행 논란이 재조명 되고, 당시 논란의 단초를 제공한 방송사 중계진(배성재 캐스터, 제갈성렬 해설위원)에 대한 사과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2018년 2월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김보름, 노선영(콜핑팀), 박지우로 구성된 여자 대표팀은 3분 3초 76을 기록하며 7위에 머물러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메달이 기대됐던 종목에서 예선을 통과하지 못하자 팬들의 실망감은 컸고, 그 와중에 맨 뒤에 떨어져 있던 노선영을 챙기지 못한 김보름과 박지우에 대해 SBS 중계진의 비판적 멘트가 도화선으로 작용. 이들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들불처럼 번졌다. 특히 경기 직후 미소를 머금은 듯한 표정으로 인터뷰에 임한 김보름의 인터뷰 태도가 불타오르던 여론에 기름을 부은 겪이 되며 팬들의 분노가 크게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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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보름(사진: SBS뉴스 캡쳐) |
당시 김보름이 "저희가 다시 이렇게 같이 출전하게 되면서 팀추월 연습을 많이 해왔다. 중간에 잘 타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저희랑 격차가 벌어지면서 기록이 아쉽게 나온 것 같다"고 한 언급이 준결승 실패의 원인을 노선영으로 지목하는 것으로 해석됐던 것. 청와대 국민청원 제안 게시판에는 ‘김보름, 박지우 선수의 자격박탈과 적폐 빙상연맹의 엄중 처벌을 청원합니다’는 제목의 국민청원이 등록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김보름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지만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선수로서 일생의 꿈이었던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고 김보름은 "죄송하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는 말을 소감으로 밝혀야 했고, 만끽해야 했을 기쁨의 순간을 눈물로 보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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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보름(사진: SBS뉴스 캡쳐) |
하지만 논란을 제쳐두고 기록만을 놓고 본다면 당시 김보름, 박지우, 노선영이 합작한 기록은 1년 전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은메달 획득)에서 작성했던 기록을 3초 이상 앞당긴 이들의 역대 3위에 해당하는 좋은 기록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8년 5월 실시한 특별감사에서도 대한체육회 영상분석실이 제공한 랩타임을 근거로 '왕따 주행' 의혹을 일축했다. 대표팀의 평창 동계올림픽 기록이 그 주된 근거가 됐으며, "체력이 떨어진 종반부에 선수가 속도를 줄였다가 다시 높이는 것은 어려우며 종반부에 간격이 벌어질 경우 각자 최선을 다해 주행하는 것이 기록단축에 유리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근거로 제시됐다. 결국 당시 언론들이 대표팀의 기록, 전문가들의 분석과 의견 등을 충분히 취재해서 차분하게 보도했다면 왕따 주행 논란은 이미 4년 전에 헤프닝으로 일단락 될 수 있었던 셈이다. 특히 일부 방송사의 부적절한 행태도 당시 사태를 키우는 데 한몫했다. 노선영은 팀추월 경기 직후 눈물을 흘리며 인터뷰에 응하지 않아 의혹을 촉발시켰는데 이후 대표팀 차원에서 기자회견 자리가 마련됐지만 노선영은 처음에는 참석하기로 했다가 기자회견 직전 몸이 좋지 않다며 기자회견에 불참했다. 하지만 기자회견이 벌어지고 있던 그 시각 노선영은 한 방송사 관계자들과 강릉의 한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얼마 후 그 방송사의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당시 팀추월 경기를 ‘버리는 경기’로 규정하면서 "메달 딸 수 있는 유력 후보 선수들에게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좀 더 많은 혜택이 주어진다"고 주장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이 유망했던 김보름에게 빙상연맹 차원의 특혜가 주어졌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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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공식 트위터 |
평창 동계올림픽 왕따 주행 논란이 온 나라를 뒤흔들 당시 '노선영 독점'의 수혜를 입은 방송사는 팀추월 경기에서 노선영을 챙기지 못한 김보름과 박지우에게 비판적인 멘트를 쏟아낸 중계진이 속한 방송사였다.
김보름은 2019년 1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표팀 선배인 노선영으로부터 지속적인 폭언과 폭행에 시달렸다고 폭로했다. 그리고 2020년 11월 김보름이 노선영을 상대로 2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6부(황순현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김보름이 노선영을 상대로 제기한 2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3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2017년 11∼12월 후배인 원고에게 랩타임을 빨리 탄다고 폭언·욕설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김보름이 소송을 제기한 지 약 1년 3개월 만에 나온 판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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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보름(사진: 연합뉴스) |
김보름은 자신의 SNS에 "길고 길었던 재판이 드디어 끝났다."며 "거짓이 진실이 되고 진실이 거짓이 되는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재판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날 경기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음이 이제야 밝혀지게 되었다."고 이번 판결의 의미를 되새겼다.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공황장애에 시달렸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해 현재도 경기 전 약을 복용한다고 털어놓은 김보름은 "지금도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가 심리적으로 힘들긴 하지만 반드시 이겨내서 이번 경기도 무사히 마치고 싶다."고 했다.
이어 그는 "비록 지금 4년전 기량에 비해 부족하더라도 이번 올림픽에서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물론 평창에서 보여드리지 못했던 나의 밝은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다. 꼭!"이라고 다짐했다.
김보름은 글을 마치며 "4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내 마음속에 머물러 있던 평창..이제 진짜 보내줄께. 안녕..평창..잘가.."라고 적었다.
김보름은 평창의 기억을 보냈는 지 모르겠지만 아직 팬들은 아직 왕따 주행 이슈에 대한 생각을 놓지 않고 있다. 당시 왕따 주행 논란을 촉발시켰고, 그 이슈를 통해 부당이익을 취했던 책임 있는 사람들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있다. 김보름은 19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에 출전한다. 결승은 오후 6시에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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