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기일전' 메드베데바, "이제부터는 앞으로 나아갈 뿐"

임재훈 기자 / 기사승인 : 2020-07-16 12:5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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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ISU 홈페이지 캡쳐)

 

"난 그저 시간이 좀 필요했다. 이제부터는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은메달리스트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러시아)가 국제빙상경기연맹(ISU)과 인터뷰를 통해 다가오는 새 시즌에 대한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2016~2017년 세계선수권을 2년 연속 제패했던 메드베데바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지만 대회를 불과 3개월 여 앞둔 시점에 불의의 발목 골절 부상을 입고 공백기를 가졌고, 그 사이 '신성' 알리나 자기토바에게 러시아 일인자 자리는 물론 더 나아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자리까지 내주고 말았다.

올림픽 이후 메드베데바는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예테리 투트베리제 코치와 결별하고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함께 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오서 코치가 있는 캐나다 토론토로 날아가 훈련 캠프를 차렸다.

러시아 선수로 비러시아인 코치와의 훈련을 위해 타향살이를 선택한 것은 메드베데바가 처음이었다. 당시 이에 대한 찬반 논란이 일었으나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던 메드베데바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행보였다.

하지만 성적만을 놓고 보면 오서 코치와의 첫 시즌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2018-2019시즌 메드베데바는 두 차례의 그랑프리 대회에서 동메달과 4위에 그치며, 시즌 성적 상위 6명만 출전할 수 있는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에 실패했다.

비러시아인 코치와 호흡을 맞춘 데 대해 논란이 있었던 데다 성적까지 받쳐주지 못하면서 메드베데바를 둘러싼 좋지 않은 루머도 나돌았다.

당시 오서 코치는 "우리의 역할은 김연아에게 했던 것처럼 메드베데바를 링크 위에서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메드베데바는 좋은 기술을 가진 채로 우리에게 왔으며, 체형적으로 변화하고 성숙해지고 있다. 신체적으로 큰 변화를 겪고, 우리는 그녀의 점프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고 메드베데바가 선수로서 과도기를 겪고 있음을 전하기도 했다.

그렇게 오서 코치와의 첫 시즌을 보낸 메드베데바는 이제 오서 코치와의 두 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다. 메드베데바는 현재 오서 코치, 안무가 트레이시 윌슨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메드베데바는 ISU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었다. 새로운 환경에 익숙해지기가 매우 어려웠다."며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이제 나와 주변 사람들에게 익숙하고 크리켓 클럽(오서 코키와 훈련하는 훈련장)이 편안하다."고 전했다.

메드베데바는 투트베리제 코치와의 결별하고 오서 코치와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던 지난 시즌에 대해 "일종의 두려움이 있었다. 자신감이 부족해서 나에게서 편안함을 느끼지 못했다."며 "사람들이 다른 언어로 말하고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는 환경에 익숙해 질 시간이 필요했다."고 새로운 훈련 환경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음을 털어놨다. 

 이어 그는 "브라이언, 트레이시와 나 자신은 시즌 동안 그리고 세계선수권을 향하는 동안 서로에 대해 알게 되어 매우 기뻤다. 이것은 무척 소중하다. 그들에게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메드베데바 인스타그램 


메드베데바는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스케이팅 외적인 부분에 많은 변화를 주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내 삶의 방식과 많은 것을 변화시키고 있다. 별로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는 작은 일을하기 시작했지만, 그것은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며 "내 몸과 환경을 위해 좋은 일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메드베데바는 다가오는 2019-2020시즌 ISU 피겨 그랑프리 2차 대회 '스케이트 캐나다'(10/25~27)와 5차 대회 '로스텔레콤 컵'에 출전한다. 

 

메드베데바의 새 시즌 쇼트 프로그램은 그룹 '뮤즈(MUSE)'의 '이그조제네시스 심포니(Exogenesis Symphony)'이고, 프리 스케티팅은 존 윌리엄스의 영화음악 '게이샤의 추억(Memoirs of a Geisha)이다. 

 

새 시즌 준비와 관련, 메드베데바는 "시즌 준비는 매우 활발하다. 휴가 없이 스케이트 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는 무언가가 잘못되지 않을까봐 두려웠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전술을 바꿨고, 휴가 없이 시즌을 시작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 개인적으로 나를 위해, 그리고 내 몸에 아주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난 그저 시간이 좀 필요했다. 이제부터는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지난 시즌에 비해 한층 성숙해진 메드베데바의 심기일전이 다가오는 새 시즌 세계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판도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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